1.
아주 오랜 시간,

제 필름들을 현상하고 스캔해주시던 분께서

작은 현상소를 하나 따로 차리셨습니다.

철학이 있고,

고집이 있는 현상소입니다.

딱 그렇게만 설명해도 감이 오시지 않나요?



2.
딴에는 친분이 있다고 생각했으면서

오픈하고 좀 되어서야 찾아갔더랬습니다.





그곳은 바로 포토마루(http://fotomaru.com)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겨울이 되어 컷수가 줄다보니

좀 모아서 가느라고 늦어졌습니다만,

어찌되었거나

저는 어제 좀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3.
이분,

정말 칼을 갈고 있었나봅니다.

내가 쓴 필름이 맞나 싶을 정도의 깜짝 놀랄 사진을 스캔해서 업로드 해주시더라구요.

이번에 오픈한 현상소에서만 보여주기 위해

칼을 갈고 계셨나봅니다. 슥슥.

조만간 여기서 스캔받은 사진들을 주욱 올릴 예정입니다.

맛보기로 몇컷 보여드릴께요.

참고로 아래의 사진들을 찍은 필름은 소위말하는 값 비싼 고급필름은 아닙니다.

Kodak HD 200, Kodak Profoto 100, Fuji X-TRA400. 이 세종류의 필름입니다.

HD200이야 단종되어서 구하지 못한다지만 나머지 필름은 시중에서 비교적 싼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는 필름이지요.

사진을 찍은 카메라와 렌즈도 아주 특출난 장비는 아닙니다.

토이카메라 Eximus,

Minolta Freedom Vista, Fuji Natura 같은 중저가 똑딱이 카메라,

Jupiter-3 같은 저가 러시아 렌즈,

그나마 값나가는 렌즈는 Pentax A50mm f1.2렌즈.

딱 그정도 입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포토샵이나 라이트룸을 거치지 않았고,

포토웍스에서 리사이즈하면서 샤픈만 줬습니다.





Eximus, Kodak Profoto100



Minolta Freedom Vista, Kodak Profoto100



Natura Black, Kodak HD200



Natura Black, Kodak HD200


PENTAX A50mm f1.2, Kodak HD200



Jupiter-3, Fuji X-TRA400


해상력이라던가 질감이던가 하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렌즈와 필름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색을 잡아내는 것이죠.

아무리 좋은 카메라와 렌즈에 비싼 필름을 물려도 필름 스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색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말짱 도로묵이 되니까요.

필름 각각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대로 된 색을 잡아내는 것은

오로지 스캐너를 다루는 오퍼레이터의 몫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필름 스캔은 필름 유저의 고민중에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FDI 스캐너의 천편일률적인 스캔이 싫어서 자가스캔의 길을 걷는 분도 있고

자가스캔에 들이는 시간과 여유가 없고 스캔의 노하우가 모자라 결국 다시 현상소의 FDI 스캔으로 돌아가시는 분도 계시고,

저처럼 운좋게 좋은 오퍼레이터를 알게되어 큰 고민이나 걱정없이 현상과 스캔을 모두 한방에 해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4.
나만 좋은 사진을 건지고 싶어하는 얌체같은 제 마음은 이 현상소를 알리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역시 소인배의 마인드.

그리고 그런 생각은 이처럼 멋진 현상소를 고사시키고(?)

결과적으로 저또한 이처럼 멋진 스캔결과물을 얻지 못하게 만들게 될 것이므로,

과감히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여기, EastRain의 블로그 이름을 걸고 멋진 현상소를 소개합니다.

사람이 있는 현상소,

그곳은 포토마루(http://fotomaru.com)입니다.

(참고로, 사람이 하는 현상소이니 가끔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주인장님은 사람으로서 최대한 지켜야 할 예의를 담아 그 사고에 응대하실 겁니다.
 제가 아는 이루님은 그런 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