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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렌즈의 귀환 

ZEISS Loxia 2/35



우리가 자이스를 칭송해 마지않는 대표적인 이유는 우수한 화질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그 우수한 화질에 눈이 멀어 이면에 담긴 자이스의 또 다른 의도를 눈치 채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 다른 의도라함은 아름다운 결과물을 추구하고자하는 예술적 시선이다. 

즉 사물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동시에 작가의 예술적 의도까지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물이 자이스 렌즈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자이스는 보다 노골적으로 표현력을 앞세운 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록시아(Loxia)라는 새로운 렌즈군이 바로 그 실험적인 행보의 전위부대다.






미래를 위한 과감한 배팅


2014년 9월 자이스는 록시아(Loxia)라는 새로운 렌즈군을 론칭했다. 

광학회사가 렌즈를 발매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 여길 수 있지만 록시아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여타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에서는 분위기를 봐가며 발매를 미루고 있었던 α7 시리즈 마운트 렌즈였기 때문.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서드파티 제조사는 DSLR에 최적화된 렌즈를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플랜지백이 매우 짧은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를 설계하고 대량으로 양산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α7 시리즈가 아시아 일부 국가와 유럽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군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선뜻 렌즈를 발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자이스는 조금 다르다. 

이미 α7 시리즈를 위한 AF렌즈에 들어가는 광학파트 제조에 협력한바 있고 

과거 필름시대에는 플랜지백이 짧은 RF 카메라인 Zeiss Ikon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렌즈군을 발매한바 있기 때문이다. 

타사보다 FE마운트 렌즈를 설계하고 생산하기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단기간에 FE 렌즈를 발표한 것에서 현재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불고 있는 

미러리스 열풍에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고자 하는 자이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 렌즈의 발매를 유추해본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 렌즈를 꼼꼼히 뜯어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 일어난다.











우선 렌즈 구성을 살펴보자. 

6군 9매로 설계됐는데 최신 렌즈라고 보기 어려운 렌즈 구성이다. 

대부분의 렌즈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자이스에서도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음을 밝히는 비구면 렌즈가 단 한 장도 들어가 있지 않다. 

대신 가장 앞에 위치한 렌즈를 이상 부분 분산 특수 유리로 제작했다. 

심지어 록시아 50mm의 경우는 해당 유리알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비구면 렌즈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눈여겨 봐야하는 것이 바로 비오곤(Biogon) 설계다. 

비오곤은 자이스의 대표적인 광각계열 렌즈 설계이자 대표적인 대칭구조 설계다. 

익히 알려진 대로 대칭구조 설계는 왜곡과 색수차 억제에 유리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결정적인 장점이 있는데 이는 비구면렌즈 미사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바로 자연스러운 보케다. 

보케는 최근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꽤 중요한 키워드인데 이는 카메라 바디보다 렌즈 영향이 더 크다. 

록시아는 요즘 가장 핫한 이슈인 보케 표현에 모든 것을 건 렌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클래식 렌즈의 새로운 해석


최근 생산된 대부분의 렌즈는 비구면 렌즈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그 이유는 각종 수차 억제가 용이하고 우수한 화질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 센서가 대중화돼 그만큼 우수한 해상력을 요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비구면 렌즈와 같은 특수 렌즈를 다량으로 사용하게 되면 

부드럽게 표현돼야 할보케까지 딱딱한 느낌으로 찍히는 것이 문제다. 

이는 록시아에 비구면 렌즈를 채택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다.










비오곤 설계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다. 

최초의 비오곤은 1936년에 발표됐지만 지금과 같은 대칭형 설계 비오곤은 

1954년에 들어서야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록시아가 채택한 설계는 대칭형 비오곤으로 약 6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검증된 설계다. 

대칭형 설계덕분에 록시아는 부드럽고 화사한 자연스러운 보케를 얻을 수 있다.

자이스에서 공식 배포한 MTF 차트를 살펴보면 최대개방에서 주변부 화질은 현행렌즈라기 보다는 클래식 렌즈에 가깝다. 

그러나 F5.6부터는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매우 고른 화질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수치화하기 힘든 보케 표현에 이 렌즈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설계 특징 덕분에 초점이 맞지 않은 부분에서 나타나는 보케가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최근 발매된 렌즈에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표현이다. 

보케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부드러움에도 불구하고 뭉치거나 떡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자칫 뭉게지듯 표현될 수 있는데 빛망울 하나 하나가 살아 있다. 

선명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렇다고해서 이 렌즈가 과거 클래식 렌즈에서 종종 나타나는 빛번짐이나 플레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이스가 자랑하는 T* 코팅 덕이다.

이 렌즈는 초점이나 조리개 조절 방식이 모두 수동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단순 어댑터를 이용한 MF렌즈를 사용하는 것 보다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렌즈 마운트면에 디지털 신호를 전송하는 접점이 있어 초점링을 돌리면 파인더가 자동으로 확대모드로 전환된다. 

또한 촬영 조리개 값도 전송돼 EXIF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소니에서 제공하는 렌즈보정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최대 개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이나 색수차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작금의 렌즈는 화질지상주의에 함몰돼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사진은 화질이 전부가 아니다. 

붓의 굵기에 따라 제각각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듯 렌즈에 따라 다른 표현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렌즈는 개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그런데 칼같은 선예도를 자랑하는 자이스가 록시아를 통해 이런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렌즈는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뜨악할 정도로 놀라운 고화소 센서를 장착했다고 해서 사진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온 몸으로 주장한다. 

만약 천편일률적인 렌즈 표현에 질렸다면 록시아를 마운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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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 + Fed Macro 50mm F3.5 테스트

from Review 2015. 1. 30. 10:17





간만에 새 렌즈를 질렀습니다.


그동안 웬만한 러시아 렌즈는 사서든 빌려서든 써봤는데


이 렌즈만은 인연이 닿지 않아 못써봤습니다.


사실 2005년이던가 2006년에 이 렌즈를 이베이를 통해 주문한 일이 있는데


배송이 잘못돼 결국 손에 넣지 못했더랬습니다.


(알고 봤더니 제가 주문한 그 렌즈, 옆집으로 배송됐었고 옆집 사람은 그걸 반송시켰더군요. 하....)


거의 10여년만에 제것이 된 이 렌즈는 언뜻보면 흔하디 흔한 Fed 렌즈입니다.


전형적인 엘마 카피지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이 렌즈의 정확한 이름은 Fed Macro 50mm F3.5인데 여기에 힌트가 있어요.


사실 요즘 관점으로 보면 이 렌즈는 매크로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최단 촬영거리가 50cm인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M39 스크루 마운트인데 당시 생산된 대부분의 50mm M39 렌즈는


최단 촬영거리가 1m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상기시켜보면 놀라운 스펙입니다.


사실, 당시에 이 렌즈를 쓰기는 꽤 불편했을 겁니다.


1m까지는 카메라 바디의 거리계와 연동돼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그보다 짧은 거리에 있는 피사체는 대충 눈대중으로 맞춰야 했을테니까요.


거리가 가까워질 수록 심도도 얕아지니 최대개방에서 칼핀은 언감생심 꿈도 못꿨겠죠.


그러나 지금은 이 렌즈의 짧은 최단 촬영거리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에 물리면 거리계따윈 상관 없이 최단 촬영거리까지 손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지요.


그것도 아주 쉽게.


결과물은 제 맘에 딱 듭니다.


현행 렌즈의 칼같은 묘사력은 기대할 수 없지만 특유의 뭉근하고 따스한 느낌이 좋습니다.


그래도 중앙부 화질은 꽤 괜찮은 편이고 주변부로 갈 수록 화질이 떨어집니다.


최대개방으로 근거리에 있는 사물을 찍으면 배경에 회오리 보케가 생기기도합니다.


렌즈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결과물을 보시죠.


사진은 모두 SONY a7으로 촬영했습니다.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샘플사진의 컬러는 참고하지 마시고,

(라이트룸에서 VSCO Film으로 보정했습니다.)


흑백 사진을 눈여겨 보셨으면 합니다.




이 렌즈, 의외로 a7 바디와 외관 매칭도 좋은 편이고,


따로 헬리코이드 어댑터를 쓰지 않아도 단거리 촬영을 즐길 수 있으니


꽤나 유용한 장비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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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MA Art 50mm F1.4 DG HSM

from Review 2015. 1. 12. 14:54


대구경 표준 렌즈의 역사를 새로 쓴다


SIGMA Art 50mm F1.4 DG HSM



이쯤 되면 할 말이 없어진다. 독기를 품었다는 말조차 식상한 수식어가 될 뿐이다

시그마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렌즈가 아니라 일본 광학업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렌즈라 칭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그렇다. 이번에 시그마에서 새로 발표한 Art 50mm F1.4 DG HSM(이하 Art 50mm F1.4)를 두고 하는 말이다

흔히들 50mm 렌즈야말로 누구나 쉽게 설계하고 누구나 쉽게 생산할 수 있는 렌즈라고 말한다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구경의 밝은 F값을 갖는 동시에 최대개방에서도 선예도는 무너지지 않을 것

그 외에도 여러 단서가 있겠지만 일단 이 두가지 만이라도 충족시키는 렌즈를 찾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시그마가 그런 렌즈를 만들어냈다

Art 50mm F1.4는 대구경임에도 불구하고 해상력, 선예도, 콘트라스트, 주변부 화질 등 각종 세부 사항이 합격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렌즈구성         8군 13매

  최소조리개         F16

  필터 크기                          φ77㎜

  화각         46.8 °

  최단 촬영 거리         40cm

  최대 지름 × 전체 길이 Φ85.4 ㎜ × 99.9 ㎜

  조리개 날개 매수 9 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1:05.6

  후드         포함(LH830-02)

  무게         815g

  AF 마운트 대응         SIGMA/CANON/NIKON/SONYα

  가격         119만원






시그마의 역사를 담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그마는 에너지로 가득 찬 광학회사였다. 

1961년 창사 이래 안분지족하며 가만히 있은 적이 없었다.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그것이 대중에게 어필을 하건 안하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을 해 왔지만 때로는 역량 부족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하리만큼 밀어붙이는 도전정신 만큼은 에너지가 넘쳤다. 

그렇다. 사실 과거의 시그마는 열심히 하는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똑부러지게 잘한다고 칭찬만 받을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한 때는 저렴한, 가성비 좋은 렌즈를 만들어 내는 고만고만한 서드파티 회사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랬던 시그마가 달라졌다.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회사로 태어났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뀌었다. 

사실 시그마의 변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관찰됐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로 자리 잡기 전인 2008년에 대형 센서를 장착한 콤팩트 카메라인 DP1을 발매해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것. 

비록 카메라의 기계적인 성능은 조금 떨어졌을지 몰라도 사진 본연에 충실한 퀄리티로 좋은 평을 들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시그마는 서드파티 회사라는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계적인 광학전문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글로벌 비전 렌즈’라인을 새롭게 발표했다. 

렌즈 외관부터 성능까지 모두 다 새롭게 바꾼 노력때문이었을까? 

글로벌 비전 렌즈 시리즈는 전문가부터 아마추어까지 대다수 사진가들에게 호평 받으며 새로운 렌즈가 나올 때 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그마의 글로벌 비전 렌즈 시리즈가 본궤도에 안착했다는 평이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발표한 렌즈가 바로 Art 50mm F1.4 DG HSM이다. 



그런데 이 렌즈는 첫인상부터가 범상치 않다. 

우선 렌즈를 들었을 때 예상치 못한 무게에 깜짝 놀라게 된다. 

정확한 무게는 815g. 타사 50mm F1.2렌즈 보다 330g 이나 무겁고 24-70mm F2.8 줌렌즈보다는 10g 정도 더나간다. 

이쯤 되면 대체 얼마나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기에 이 같은 무게를 사용자에게 짊어지웠을지 의문스러워지기 마련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를 카메라에 마운트 하면 또 한 번 놀란다. 

기존의 시그마 렌즈에서 만날 수 없었던 고급스러운 외관 때문. 

대다수 서드파티 렌즈가 꾸준히 지적 받아 왔던 모자란 듯 한 디자인이 말끔하게 해결된 느낌이 든다. 

사실 서드파티 렌즈 디자인은 여러모로 최대한 평범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동일 디자인으로 여러 종의 바디에 마운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비전 렌즈 라인은 어느 브랜드의 바디에 마운트를 해도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최대개방에서도 선명하다

만약 무게 때문에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라면 일단 직접 촬영해보기를 권한다. 결과물을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AF 구동음이 상당히 정숙하다. HSM(하이퍼소닉 모터)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제 셔터를 눌러 사진을 확인할 차례인데, 정확한 이미지 퀄리티를 확인하려면 몇 가지를 유념하는 게 좋다. 

조리개 최대개방에서 최단 촬영거리에 피사체를 뒀을 경우 생각보다 꽤 심도가 얕게 표현된다. 

따라서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라이뷰모드에서 초점 맞출 부분을 확대해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그리고 고화소 센서가 장착된 카메라라면 삼각대를 이용하거나 안정적인 셔터스피드를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과물을 확인하는 순간 우선 눈을 의심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최대개방 상태에서 네 귀퉁이에 비네팅이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보케는 단정하면서도 개성 있게 표현된다. 

원본 크기로 크게 확대해서 보면 더 놀랍다. 

중앙이 아닌 좌우 끝에 가까운 곳에 피사체를 놓고 사진을 찍어 확대해보면 중앙부 못지 않은 정밀한 표현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초점 맞은 부분만 따로 보면 중앙부인지 주변부인지 알기 힘들 정도도 점과 선이 살아 있다. 

앞흐림 또한 자연스럽고 정돈된 모습으로 나타나 사용자의 표현 범위를 한 층 더 넓혀주고 있다. 



따라서 만약 최대개방 상태에서 이 렌즈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고 싶다면 라이브뷰로 확대 후 MF로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찍은 결과물을 봐야 Art 50mm F1.4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시그마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AF/MF 조작 버튼이 눈에 띄게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 

상황에 따라, 혹은 카메라 기종에 따라 AF보다 MF 조작을 신뢰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망설이지 말고 MF로 촬영해보자. 

Art 50mm F1.4은 결코 사용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단언컨대 현재까지 나온 AF를 지원하는 50mm F1.4렌즈 중 최상의 퍼포먼스를 지닌 렌즈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너무 사진이 잘 나오면 재미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Art 50mm F1.4는 폭넓은 심도표현 범위를 갖추고 있고 정직한 동시에 개정적인 보케를 표현해줘 이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최대개방 촬영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적당히 조여 깊은 심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렌즈다. 








가격대 성능비를 논하는 것 자체가 실례

서드파티 렌즈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가성비였다. 

그러나 이제 시그마의 글로벌 비전 렌즈는 예외로 둬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사진표현을 위한 강력한 퍼포먼스를 중심에 두고 사용자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한, 

그야말로 고급렌즈가 지녀야 할 모든 것들을 갖췄기 때문이다. 



Art 50mm F1.4 렌즈의 경우 고성능을 추구하다 보니 물리적인 크기나 무게를 차선 과제로 둔 것이 아쉬운 면일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오로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만 집중한 것은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이 렌즈에 가성비를 논하는 것은 실례에 가깝다. 

물론 사용자에 따라 이 렌즈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카메라 제조사에서 발매한 비슷한 성능의 렌즈를 떠올려 본다면 결코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은 아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그마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 

그들이 단지 괴짜였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에서는 결코 시도하지 않았던 제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시대를 앞서간 카메라나 렌즈를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다만 과거에는 그 열정과 에너지가 무르익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제 시그마는 지난 50여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을 응집한 제품이 글로벌 비전 렌즈고 그 중심에 바로 Art 50mm F1.4 렌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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