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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카, 그리고 Rf카메라에 대한 단상 (15) 2008.07.02





라이카는 더이상 새로운 카메라가 아닐 지 모르나,

라이카의 35mm 판형 카메라가 세상에 등장한 그 당시에는

그 자체가 센세이션이었다.


라이카 덕에 새로운 사진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었고,

그 이후에 나온 모든 35mm 판형의 카메라는 Leica에게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 많은 작가들이 라이카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로서는 가장 진보한, 동시에 가장 신속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라이카를 포함한 RF카메라는(AF가 지원이 되는 Contax G1, G2는 제외하자)

더이상 가장 진보한 시스템의 카메라가 아니며,

가장 빠르게 셔터를 눌러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카메라는 더더욱 아니다.


브레송에게, 그리고 지금 우리들에게

왜 RF카메라를 고집하는가,

왜 라이카를 고집하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분명 다른 답이 돌아올 게 뻔하다.


조금만 솔직해지자.

나에게 RF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를 물어온다면

90% 이상은 감성적인 이유 때문이다.

RF 카메라의 파인더가 보여주는 세상이 좋기 때문이다.

브레송, 혹은 그당시의 라이카 혹은 다른 RF 카메라를 쓰던 사람들 처럼

보다 신속하게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다.

오히려 느긋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기 때문에 RF카메라를 쓴다.


가끔 멍청한 이유를 말하며,

브레송을 들먹거리며,

라이카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주 많이 화가 치밀어올라,

그들이 들고 있는 그 멋진 기계로,

그들에게 꿀밤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뭐,

그렇단 말이다.




Zeiss ikon + Canon 50mm F1.2

Kodak Portra 400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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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2log.tistory.com BlogIcon 몽중 2008.07.02 19: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글이 너무 멋지네요..
    신속함이 아니라 느긋함이라..

    라이카..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라면 로망이겠죠..
    저에게도 언젠가는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2. Favicon of http://nowatlast.tistory.com BlogIcon finicky 2008.07.02 20: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동감합니다. 전 오늘 iiif 와 오늘 친구가 되었어요. 조심스레 꺼내서 만져보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현대에 가장 느린 카메라가 되어버린 iiif 에 끌렸어요. 그 수고스러운 과정을 반복하면서 얻게 되는 내적인 만족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3. Favicon of http://www.jesschoi.com BlogIcon 고도어 2008.07.02 23: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라이카CM하구.. 하이메틱7sII를 들고 나가면..
    냉탕과 온탕을 들락날락하는 기분이 들어요..
    뭐.. 그렇단 말이죠..

  4. Favicon of https://wing91.tistory.com BlogIcon 제갈선광 2008.07.03 06: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마치 햄릿의 독백을 듣는 기분으로.....

  5. Favicon of http://sleepattack.net/tatter BlogIcon 수면발작 2008.07.03 08: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빨리빨리"가 세상 모든 것을 위한 미덕이 될 수 없죠.

    DSLR, Hexar AF, R4a보다
    M2를 가지고 다니는 일이 더 많은 까닭은
    카메라를 조작하는 과정의 재미와 느림의 여유를 즐기기 위함인 것 같아요.


    근데...
    M으로 꿀밤 맞으면 중상일 듯... ^^;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07.03 10: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뭐랄까,
      M바디들을 보면서 누구나 매력을 넘어서 매혹을 느끼는건 사실인 것 같아요.

      미묘한 조작감과 믿음직한 느낌들이랄까,
      그런 게 확실히 느껴지죠.


      그나저나 M바디로 꿀밤 제대로 맞으면
      뇌진탕에 걸리지않을까 싶어요. ㅋ

  6. Favicon of http://gentleshin.tistory.com BlogIcon 개토끼 2008.07.03 11: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안이 카메라'ㅂ'




    요러고 도망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7. Favicon of http://aosora.egloos.com BlogIcon 술취한고양이군 2008.07.03 18: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많이 불편할 정도랄까요.....

    노출계의 부재, 좁은 파인더, 이중창과 구도창의 분리, 기계식 셔터 다이얼, 원형 와인더......
    어떻게 보면 무엇하나 편한게 없어요. 주위의 빛이나 조명을 생각해서 머리속으로 노출을 생각하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맞춘다음에... 이중창으로 포커싱을 하고, 구도창으로 구도를 잡은 다음에 가만히 숨을 멈추고 셔터를 누릅니다. 이 일련에 과정들이 오래걸려요. 상당히. 피사체를 놓쳐버릴때가 많습니다. 한숨을 쉬죠. 그리곤 또 무언가를 찾다가 다시 저 과정이 반복되고 결국엔 셔터를 누릅니다.

    그럼에도 착하지 않은 가격에 저 녀석을 왜 들고 있냐라고 한다면, 한마디로 착 달라붙는 느낌이랄까요. 저에게 맞춘듯한 옷을 입었을 때에 몸에 착 감기는 그 느낌과도 혹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셔터를 눌렀을 때에 손가락과 파지한 손으로부터 전달되어지는 기계식 바디의 정교한 움직임들이 온몸을 휘감는 듯 합니다. 아 무언가를 내가 찍었구나 란 느낌이 아주 강하게 전달되어지는 듯합니다.

    그럼 다른 기계식 바디에선 느끼지 못했냐. 라이카란 이름 때문이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면 달리 할 말은 없습니다. 제가 알고 느껴왔던 지식 속에서의 라이카가 만들어 준 상상의 느낌일지도 모르니까요. 이런 느낌은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달리 답을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진을 찍어오셨던 분이라면 이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면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가 생각이 듭니다.

    바르낙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처음부터 사진을 찍는구나란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어느 카메라던 대충 만져보면 익숙하게 다룰 수 있었던 저에게 생소한 물건을 들고 있단 느낌이랄까요. 필름 한통을 찍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만족한 사진을 얻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도 자꾸 카메라를 잡고 있네요.

    전 브레송이 누군지 몰라요 : )


    + ps - 같은 회사가 아니라 트랙백을 걸지 못해 이렇게 장문의 리플을 남겨 죄송합니다 ^^;;;
    나중에 같은 주제로 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번 해야겠어요.
    이해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