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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삽질을 멈춰야 사진이 산다 8 2012.08.24


손에 든 게 카메라인지, 삽인지를 인지해라

삽질을 멈춰야 사진이 산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참 많은 삽질을 합니다.

때로는 그 삽질을 시행착오 삼아 좀 더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삽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그 속에서 암담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사진이라는 취미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라고 사진을 취미로 하며 삽질 한 번 안해봤겠어요.

저라고 그 삽질의 구덩이속에서 뱅뱅 같은 자리만 돈적 없겠냐고요.

그런데, 그 삽질을 멈춰야 사진이 삽니다.

사진도 살고 통장 잔고도 늘어나지요.


오늘은 그 사진의 삽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길게 쓰자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일단 간략하게 큰 덩어리들만 정리해서 포스팅합니다.

시간이 날때,

한가지 주제씩 길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추후에 주제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말이죠.



1. 장비병이 멈춰야 사진이 산다

그래서, 당신은 이 모든 카메라 브랜드를 모두 섭렵할 텐가?


누가 무슨 장비로 기변을 했다더라.

누구는 무슨 장비를 기추 했다더라.

누구의 이번 사진은 신상 카메라로 찍었다더라.

전설의 장비는 이래서 전설이라 카더라.


그렇게 장비에 휘둘리다보면 밑도 끝도 없습니다.

반복되는 기변, 반복되는 기추, 

각종 장비 이름과 스팩은 줄줄 외는데

사진은 제자립니다. 


장비병은 최악의 삽질중에 하나입니다.

이해해요.

사진은 메카닉과 결합된 취미이자 예술이니

내것이 아닌 장비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요.

그러나 이미 당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있던 장비 팔고 새로운 장비를 새로 들인다고 해서

내 사진이 일취월장 하는 게 아니란 걸.



2. 장비병은 어떻게 치유되나

일단 내가 병에 걸렸음을 시인해야 치료가 진행된다.


어떤 병이건 약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일단,

자신이 병에 걸려있음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으려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겠지요.

장비병도 마찬가지.

심각하건 미미하건 간에 일단 내가 장비병에 걸렸음을 인정하는 게 급선뭅니다.

그 다음엔?

그동안 기변의 삽질을 통해 쌓아왔던 알량한 지식은 조용히 묻어두고 

그동안 애써 무시했던 가장 밑바닥을 다시 더듬거리며 훑어봐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길어지니 다음 기회에 좀 더 늘어놓기로 하죠.



3. 삽질의 커뮤니티에서 발을 빼라

어차피 사진은 혼자 찍는 것, 도움이 되지 않는 커뮤니티는 일찌감치 떠나라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장비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의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게 바로

카메라 기종별 커뮤니티.

다른 기종으로 기변을 하면

결국 커뮤니티도 갈아타게 될 터.

이 얼마나 태생적으로 얄팍하고 가벼운 커뮤니티입니까.

당신의 사진 생활이 좀더 진중하고 깊어지길 원한다면

아쌀하게 그런 커뮤니티 활동은 접는게 좋습니다.

(물론 쓰고 있는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활용법 등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요.)

혼자 사진을 찍던가,

사진으로만 이야기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하세요.

그리고, 장비에 투자할 돈으로

사진집을 사고 전시회를 다니세요.

그러다 어느순간, 당신은 여태껏 자신의 사진생활이 

얼마나 부질없는 야만의 삽질로 점철되었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4. 모두가 삽질한다고 따라하지 마라

그래! 뭔가 분명히 잘못된 거라고! 그러면 얼른 그 대열에서 빠져나와야지!


모두의 삽질을 트렌드라는 미명으로 포장하지 말자구요.

따라하지 않는다고 뒤쳐지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다에 빠지는 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딱 그런 꼴 나기 쉬우니 남들 한다고 따라나서는 건 금물.


누구나 아는 장소에서 여럿과 함께 모여, 

한명의 모델을 두고 사진을 찍을 때

당신은 어떤 쾌감을 느끼나요?

'나도 이제 이런 사진 찍어~'

'나 이런 장비로 사진 찍는 사람이야~'

그 다음에 당신에게 남겨지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셨나요.

모두가 우르르 몰리는 곳에서

당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할 수 있다면

당신은 고수.

그러나 집에 와서 사진을 봤을 때

언제나 처럼 고만 고만하다면

이제 당신은 삽질을 접어야 하는 단계.



5. 긍정의 삽질을 시작하자


후보정은 자신의 목적을 도와주는 도구. 목적을 잊으면 안된다


긍정의 삽질은 무엇일까요?

나의 사진에 어떤 표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장소는 어디인가에 대한 고민.

내가 사진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나'에서 시작되는 고민과 삽질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습니다.

사진은 내가 찍는 겁니다.

누가 뭐래도 셔터는 내가 누르죠.

바로 그 지점에서 긍정의 삽질이 시작됩니다.


예컨데 이런 거죠.

누구의 후보정 결과물이 아름답다고, 혹은 멋지다고

무턱대고 자신의 사진을 포샵으로 불러낸적도 있을 겁니다.

후보정이 문제가 아니라 순서가 틀렸습니다.

남들 그렇게 다 한다고 나도 그렇게 후보정 해봐야 무슨 소용있겠어요.

내 사진에 어떤 표현을 하기 위한 목적의식을 분명히하고

그 후보정 방법을 찾아나서야 하죠.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그 방법을 찾기 위한 삽질이라면

그게 바로 긍정의 삽질이 아닐까요.



6. 생산적 삽질의 첫 삽을 떠라


공사중 팻말은 멈춤의 의미가 아니라 전진의 의미다


이제 진짜 사진을 찍어야 할 때.

남들 처럼 찍은 사진이 아니라,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찍는 사진이 아니라,

오롯이 내 생각을 담은 내 사진을 찍어야 할 때.


공사중 팻말이 의미하는 것은 

곧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

지금 당장 그럴듯한 결과물을 볼 수 는 없지만

일단 삽을 들고 삽질을 하고 있으므로.

나의 사진도 이제 곧 근사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으므로.


자,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당신의 사진을 위한 

진짜 삽질의 첫 삽을 뜨도록 합시다.

이번 삽질의 끝에 또 새로운 삽질이 있음을 잊지 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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