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피터잭슨의 데드얼라이브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디스트릭트9은 좀비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잘려나가는 몸뚱이와 뜨끈하게 흐르는 피와 살의 향연은 둘째치고라도

약자, 의 귀환이라는 점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무덤에서 썩어문드러진 손을 싹틔우며 올라오는 좀비들이

당시 사회의 뒷켠, 어두운 곳에서 은둔하고 있던 약자들(예컨데 성적소수자라던가)이 사회 전면으로 귀환하고 있음을

장엄한 화면(?)과 심도깊은 주제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면,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들은 신자유주의 속에서 억압받는 모든 민중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남아공이라는 영화의 배경,

MNU라는 다국적 무기기업,

돈 때문에 사위를 배신하며 산산히 조각나는 가족,

외계인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실험하는 인간,

강제로 디스트릭트9을 떠나야 하는 외계인,

외계인과의 섹스로 감염되었다고 억울한 누명을 쓴 비커스,

그리고 결국 외계인들의 손에 사지가 절단나는 쿠버스.

지금 열거한 한줄 한줄 외에도

영화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대입하여 읽어낼 부분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달이 네개나 뜬다는 그들의 별,

그곳에 외계인 부자는 무사히 도착했을까요.










Comic-Con 2009 - Day 2 - District 9 Panel Discussion

그냥 하는 말인데,

이 아저씨 센스는 확실히 무시 못할 듯 합니다. ㅋ


Comic-Con 2009 - Day 2 - District 9 Panel Discussion

오른쪽에 저 친구가 디스트릭트9의 감독인데,

다음 영화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첫 장편이 이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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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oltakid.com BlogIcon minoltakid 2009.10.21 01: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3년뒤에 후속이 나오지 않을까요?
    3년뒤에 꼭! 돌아올거라 약속했으니까요^^;;
    (그냥 먼저 고쳐주고 갔다와도 됐을것을.. 왜 삼년이나 기다리라 한건지 모르겠어요)

  2. Favicon of http://roughdog.tistory.com BlogIcon 러프독 2009.10.21 09: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내년 이맘때쯤 나오리라 기대중...: )

  3.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yureka01 2009.10.21 09: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번 보러가야겟습니다..꼭요 영화관이 걸으면 5분거린데 왜이렇게 짬이 안나는지원 ㅋㅋ

  4. Favicon of http://www.nanjang.go.kr BlogIcon 문화메타블로그 난장 2009.10.23 09: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문화메타블로그 난장의 운영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문화메타블로그의 글들 중
    우수한 포스팅을 모아 오픈캐스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EastRain님의 글이 우수하여 문화메타블로그 난장 오픈캐스트
    http://opencast.naver.com/NJ555 에 실었습니다.
    우수한 포스팅을 난장에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링크는 블로그로 바로 걸리기 때문에, 트래픽은 바로 이곳으로
    연결됩니다.
    구독하시면, 추후 난장의 좋은 포스팅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난장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5. Favicon of http://psychoticblues.tistory.com BlogIcon 새콤한 대추씨 2009.10.25 17: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보고나서 가슴 한 켠이 짜르르한게....
    여타 SF 하곤 무언가 다른 전율.
    인종차별...
    인류의 숙제...





한국의 80년대를 이렇게 냉정하게 잡아내는 영화는 존재할 수 없을까.

80년대를 관통해 21세기인 지금까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그 미묘한 민족주의를 냉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는 없을까.


물론 영화에서 원조 스킨해드를 자처하던 그 양반들과는 조금 과가 다르긴 하지만,

한국의 어설픈 민족주의자들이 스스로가 진보좌파인양 깝죽거리는 거 보면

참 가엾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편을 가르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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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뿍뿍이 2009.09.04 10:5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념은 누가 만들어낸 것이고, 규칙은 또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요.
    서로 분열하고 찢기는것이 그렇게 아픈것인줄 알면서.
    사실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족쇄에 스스로 갇혀버린것은 아닐지.

    콤보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요.

  2. Favicon of http://eedo.tistory.com BlogIcon 이도공간 2009.09.05 02:4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 그래도 이 영화 꼭 한 번 봤으면 싶었습니다.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왜 민족주의자가 되었는가'라는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애시당초 이데올로기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자본과 사회라는 거대 시스템 속에서 소외 된 자들의 탈출구로써 민족주의자로 경도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배경이 대처리즘과 레이건노믹스로 대표되는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던 80년대인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9.09.05 10: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맞습니다.
      어떤 사상적인 민족주의라기보다는 제대로 삐딱선 타는,
      우리라는 경계선 밖에 있는 타자에게 가혹할 정도로 배타적인,
      오로지 심정적으로만 경도된 민족주의의 폐해를 보여주더라구요.

      가지지 못한 자들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너무좁아요.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3. Favicon of http://neruda73.tistory.com BlogIcon 네루다 2009.09.09 18: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도 영화 보는 내내 똑같은 생각을 했어. 슬프고, 안타깝고, 아프면서도...희망적이었는데...과연 우리는?
    왜 우리는, 이런 시선을 키울 수 없을까. 설령 있다 해도 '자기비판'을 절대 견디지 못하는 허약함이라니.
    2PM이 7명인지도 몰랐고, 재범이란 아이는 더더욱 몰랐으나...최근 벌어진 그 끔찍한 사태를 보니 이 지랄같은 나라가 새삼 더 지랄맞게 느껴진다.

  4. 스킨해드 2009.11.06 22:0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편은 블로거 당신이 나누고 있네요..
    어설픈 민족주의자들이 스스로 진보좌파인양 깝죽댄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당신같은 어설픈 애국주의로 깝치는 보수 깽깽이들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군복입고, 까스통에 불싸질러가면서 행패부리는 그자들 말입니다.
    난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닙니다.

    편을 나누지 말라고 하면서 스스로 편을 나누는 형편없는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9.11.06 23: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풉.
      죄송한데,
      제가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한국의 어설픈 민족주의자들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한국 근대사에 대해 공부좀 더 하시고
      생각도 좀 더 해보시고,
      제가 쓴 글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으면,
      제게 연락주세요.
      제 전번은 019-373-육육육삼 입니다.

      간만에 오독의 정수를 맛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스포일러 한가득입니다. 참고하세요.


이 영화는 결코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한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과,

닳을 대로 닳은 한 여인의 몇번째일지 모르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영화의 마지막, 기차간에서 상자위로 톡톡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저 연인의 말로는

이미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지요.

오스칼도 결국 어떤이의 피를 구해오다가 자신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며 죽어가겠지요.

오스칼이 혐오했던, 훔쳤으리라 생각했던 돈과 보석은

이엘리가 그간 만나왔던 수많은 연인들이 선물로 준 것들이겠지요.


불쌍한 오스칼.

이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걸,

모든 상황에서 이엘리가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니 이엘리가 지켜줄 수 있는 상황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요.


영화를 보고난 후,

제 머릿속에서 강하게 남아있는 장면들은 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흉측해진 얼굴로 이엘리를 맞이하던,

그 중년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예, 그의 얼굴은 나이를 먹어 늙어가고 있었지만,

심지어 염산을 얼굴에 부어 흉측하게 변했지만,

마음만은 변치 않았다구요.

하지만 이엘리는 피를 구해오지 못하는 그에게 어떻게 대했던가요.

나이를 먹지 않고 외모는 열두살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떻게 변해버렸나요.


오스칼과 이엘리,

비극으로 끝맺을 그들의 사랑의 도피는 화사한 햇살속에서 시작되고 있더군요.

그래요. 그렇게 시작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그래야 제대로 비극을 맞이하죠.


간만에 연애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영화한편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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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angapicture.tistory.com BlogIcon poise 2009.03.09 14: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대해 잘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아요.
    저도 얼마 전에 봤는데 여운이 상당하더라구요.
    아직도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마지막 장면의 모스부호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Kiss라는 것 같던데...
    맞는지 어떤지?ㅎㅎ

  2.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2009.03.09 20:1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드, 들여보내줄게."
    피 흘리는 이엘리 앞에서 오스칼이 내뱉던, 아직도 기억나는 명대사..

    정말 아름다운 영화였다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 )
    문득 또 보고 싶은 작품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3. Favicon of http://cottoncandyland.tistory.com BlogIcon 리쥬 2009.03.09 23: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자는 요물;;;;; ㅋㅋㅋㅋㅋ
    오스칼도 결국에는 그 아저씨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요.
    -_- 이엘리...
    흠흠...

친구

from FILM/RF 2008.04.15 02:06










이래저래 참 다른 구석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참 잘어울린다.


고운과, 영화.




Zeiss ikon + Canon 50mm f1.2

Lucky Colo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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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gondollla BlogIcon Gon 2008.04.15 09: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집은 못가면 책임 지세요 ;ㅁ;
    흑흑흑

  2. Favicon of http://aosora.egloos.com BlogIcon 술취한고양이군 2008.04.15 10: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ㅋㅋ 영화씨는 한번 뵈었지만, 참 다르면서도 같은 두 분 인듯.

  3. Favicon of http://gentleshin.tistory.com BlogIcon 개토끼 2008.04.15 13: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크키키키키- 뭐가 저렇게 못 마땅한지.. 어제 오빠가 말했지만 설마 못 가겠어~ 키키키

  4. Favicon of http://memoirs.tistory.com BlogIcon 우담아빠 2008.04.15 21: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두분 덕분에 웃고 갑니다^^

  5. Favicon of http://robin324.tistory.com BlogIcon MISOLPA 2008.04.18 12: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 역시 덕분에 웃네요~
    두분 표정이 넘 재미있어서.. ^^

  6. Favicon of http://hangapicture.tistory.com BlogIcon poise 2008.04.18 20: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악이 두 분을 더 사랑스럽게 만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