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 DSLR에 '토이카메라' 효과가?

최근에 조금 심도깊게 고민해볼만한 질문을 들었어요.
'토이카메라, 작년 쯤 부터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그 유행이 언제까지 계속 될 것 같으세요?'
라는 질문을 들었는데 것 참, 그냥 흘려들을 질문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하긴, 다들 궁금해 할 법도 합니다. 최신 DSLR에 토이카메라 효과 같은 메뉴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시대가 왔으니 말이죠.

세상에나. 언제나 선예도가 어떻고 화질이 어떠하고 화소는 또 얼마나 높은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광고하는 디지털 카메라들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토이카메라'효과를 집어 넣었다는 군요. 실제로 그 카메라를 써보지 않았지만 기사를 보면 주변부를 어둡게 만드는 비네팅 효과를 주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건 기존의 디지털 카메라들이 지향하던 것과는 정 반대방향에 있는 기능이 아니던가요? 비네팅은 싸구려와 저질을 지칭하는 또다른 단어 아니던가요?

어떤 기업이든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트렌드를 유심히 살펴본 뒤에 상품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카메라 회사라고 별다를 건 없겠지요. 즉 디지털 카메라에 '토이카메라' 효과를 떡하니 집어 넣었다는 건 많은 유저들이 그 기능을 원하고 있거나 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겠지요. 이쯤 되면 우리는 토이카메라가 '유행'이구나, 라고 쉽게 유추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토이카메라'는 그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질, 한번 '빵'하고 터지고 말 단순한 유행일까요?





:: 토이카메라는 LOMO LC-A의 아류?
티스토리 사진편집 화면싸이월드 사진편집 화면

토이카메라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홀가

위의 두 화면은 각각 티스토리와 싸이월드의 이미지 업로더 편집창입니다. '로모'라는 글자가 눈에 띄는군요. 예, Lomo LC-A로 대표되는 비네팅 효과를 인위적으로 덧씌우는 기능입니다. Lomo LC-A, 토이카메라 등의 특징인 비네팅 현상을 웹에서 손쉽게(그러나 어설프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국내에서는 Lomo LC-A에 덕에 비네팅이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말들이 오고 갑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렌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능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가 주는 느낌이 중요하다 등등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구태의연한 설전을 벌이고 있지요. 사실 전 그런 문제로 왜 싸워야 하나 싶어요. 다 사실이잖아요. 렌즈의 광학적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Lomo LC-A가 만들어주는 이미지가 독특하고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잖아요.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격이요? 가격이 문제가 된다면 안쓰면 그만이고 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다른 사람의 취향을 무시하거나 깎아 내려야만 하는지 모르겠군요. 이야기가 잠시 엉뚱한 곳으로 흘렀네요. 다시 토이카메라로 돌아가서 말이죠,

토이카메라는 과연 작년 즈음해서 갑자기 폭발한, 그저 스치고 지나갈 유행일 뿐일까요? 글쎄, 저는 그렇게 쉽게 단정짓기 힘들다고 봐요. 그저 지금의 상황들만 놓고 보면 정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듯 보일 수도 있고, 토이카메라들이 Lomo LC-A의 저렴한 대안인 것 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렇게 간단히 결정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수 있어요. 국내의 토이카메라 1세대로 칭할 수 있는 유저들은 국내에 Lomo LC-A가 막 상륙하던 시절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Lomo LC-A 뿐 아니라 홀가, 다이아나(복각이전 오리지널 모델), 러시안 토이카메라 등을 두루 섭렵하며 점점 매니아층을 늘여나갑니다. 90년대 중후반의 일입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Lomo LC-A는 로모그래피의 홍보 공세로 급격히 시장을 넓혀나갔고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지금,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많은 토이카메라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LOMO LC-A의 대중적 인기는 홍보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쯤에서 우리는 일부 호사가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그들의 주장처럼 토이카메라는 Lomo LC-A의 아류, 혹은 적자 쯤의 위치에 놓인 소위 말하는 어설픈 '짝퉁'에 불과할 뿐일까요?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무리는 아닙니다. Lomo LC-A가 대중적으로 먼저 알려졌고 그 이면에는 선동적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홍보 공세가 있었기 때문이죠. 사실 초기의 토이카메라 1세대들은 딱히 특정 토이카메라만 골라서 사용했다고 보기 힘들어요.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카메라들을 가리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Lomo LC-A가 아니더라도 독특한 느낌의 비네팅과 주변부 화질저하현상을 지닌 토이카메라들을 두루 사용했던 것이지요. 다만 로모그래피의 홍보 공세(?) 때문에 몇년간 균형있게 시장이 발전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봐요. 그리고 이제야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독특한 이미지들을 만들어주는 다른 카메라들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즉 단순히 Lomo LC-A의 아류다, 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베를린장병이 무너질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 처럼, 우리는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가끔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라는 명제에서 곤혹스러워 하지만 어떤 일이건 그 근원이 되는, 우선되었던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LOMO LC-A의 인기가 로모이즘이니하는 말들로 포장되고 그 자체로써 온전히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 문화인양 자리잡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LOMO LC-A 이전에, 토이카메라들이 지금의 위치를 가지기 이전에 그 문화적 양분이 되고 토대가 되는 근본적인 문화현상이 있었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Lomo LC-A의 대중적 인기가 아무리 홍보의 승리라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없었겠지요. 그렇다면 그 설득력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요?

모더니즘이니, 포스트모더니즘이니 하는 골치아픈 문예사조사를 들먹거리지 않겠습니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야기 해보자구요. 냉전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정말이지 어떻게 정의내려야 될지 모를 정도로 급격히 변화해갑니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를 명확히 할 수도 없는 국가간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어느날 갑자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하루 아침에 누군가는 로또로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급락한 주식에 목을 메고 마는, 정말 당장 1분 1초도 쉽게 내다볼 수 없는 세계속에 살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과연 어떤 사진을 찍고 싶어했을까요. 정확하게 프레이밍을 하고, 노출을 정확히 재고, 딱딱 칼같이 맞아 떨어지는 사진을 찍고 싶었을까요? 이토록 불확실한 것들로만 가득찬 세계에서?

1960년대에 만들어진 DIANA 오리지널 모델


젊은이들은 오래전에 만들어졌던 DIANA라는 어설픈 중형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와 비슷한 형태의 홀가와 같은 카메라뿐 아니라 구소련에서 생산된 콤팩트 카메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그러한 카메라들이 지니는 특성은 최신 카메라들에 비해 당최 결과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그 카메라들이 만들어주는 이미지는 명징한 것 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렇게 기존의 이미지와 차별성을 지니는 카메라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고 1990년대 초반 오스트리아의 몇몇 젊은이들은 그것이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 될것으로 판단, Lomography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Lomo LC-A라는 구소련에서 생산되었던 콤팩트 카메라를 판매하게 됩니다.(첨언하자면 Lomography와 LOMO는 별개의 회사입니다.)

2009년 현재 토이카메라의 인기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은 게 아니라는 걸 말하기 위해 조금 많은 이야기를 해버렸나요? 예, 그렇습니다. 토이카메라의 인기는 Lomo LC-A의 유명세에 편승해 급작스레 만들어진 것이 아니란 거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시대의 커다란 문화속에서 조금씩 뿌리를 뻗어왔고 이제야 조금씩 잎을 틔우고 있는 상황이랄까요. Lomo LC-A건, 토이카메라건 대중에게 이만큼 알려지고 수많은 유저를 양산하고 있다는 건 그 카메라들이 지금 이 시대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이죠.



:: 당신의 일상담기, 비록 내일을 모를지라도

제가 조금 쓸데없이 복잡하게 이야기를 한 것 같군요. 불활실성이니 어쩌니 해도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어느 시대에 살았건 당장 내일일을 모르는 건 마찬가지였겠지요. 물론 예측범위라는 것이 있다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자신의 의지대로, 예측대로만 굴러가던가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한 거죠. 1분 1초가 모여 하루가 되는 거 잖아요.

토이카메라는 바로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해주는 데 훌륭한 도구가 아닐까 싶어요. 기계적 특성상 조금의 제약이 있다지만 셔터를 누르기 위해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도 없고 어디든 부담없이 들고 나갈 수 있고 금전적인 부담감도 덜한 편이고. 일상을 담아내기에 토이카메라만큼 편하게 집어들 수 있는 카메라는 드문 것 같네요.

예, 비록 내일 당장 세계의 종말이 오건 로또 대박을 맞건간에 저는 소소한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내렵니다. 그리고 가방한켠에는 항상 토이카메라 한대가 들어 있겠지요. 여러분도 가방에 토이카메라 한대 대충 구겨 넣고 다니면서 순간순간의 일상을 담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2009.4.17
EastRain




,



드디어! 두번째 강의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노출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과연 토이카메라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까 합니다.
자,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초보라면 한글자도 놓치지 말고 정독하세욧!


1. 초보를 위한 사진기초

노출 측정을 비이커에 물을 담는 것과 비교해보자구요

① 노출에 대한 이해

- 흔히들 말하는 적정노출이란 필름에 적정한 빛이 노광되는 값을 말합니다.
- 보통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이용하여 노출을 조절하게 됩니다.
- 비커에 물이 가득 담기는 순간을 적정노출에 비교하자면
-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조리개로 볼 수 있으며
- 얼마동안 수도꼭지를 열어 놓을 것인가를 셔터스피드로 볼 수 있겠지요.
- 이렇듯 조리개 개방 값과 셔터스피드 시간에 따라 노출이 결정됩니다.


② 셔터스피드
- 말 그대로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이며
- 통상적으로 보통의 수동 카메라들은 1초-1/2000초 사이의 셔터스피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셔터 스피드가 짧을 수록 노광되는 빛이 적게 되며
- 셔터스피드에 따라 피사체의 움직임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요.
- 셔터스피드가 느려지면 흐르는 듯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으며
- 셔터스피드가 빨라지면 순간의 이미지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 B셔터는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셔터가 열려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숫자가 작을 수록 조리개는 개방됩니다

③ 조리개

- 조리개 값은 보통 렌즈에 F의 알파벳으로 표기가 되어 있으며
- 통상 적으로 1.x부터 32 정도 사이의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 조리개 수치는 숫자가 작을수록 더 많이 개방하게 되며
- 숫자가 클수록 개방 수치는 줄어들게 됩니다.
- 조리개를 개방하면 심도가 얕아져 초점 맞는 범위가 좁아지며
-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져 초점 맞는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 이처럼 조리개 개방값에 따라 심도를 달리하여 원하는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죠.
- 심도는 같은 조리개 값이라 하여도 광각렌즈에서 더 깊어지며 망원렌즈에서 더 얕아집니다.




④ 필름의 종류

- 필름은 크게 흑백 필름과 컬러 필름을 나뉘며
- 컬러 필름은 네거티브 필름과 포지티브(슬라이드)필름으로 나뉩니다.
- 예외적으로 흑백 슬라이드 필름(scala)이 있으며
- 컬러 현상액으로 현상하는 흑백필름(ILFOD XP2, Kodak BW400CN)도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모든 필름은 각각 감도가 정해져 있으며
- 현재 판매중인 필름의 감도는 ASA 50부터 3200까지 다양합니다.
- 대체로 감도가 낮을수록 입자가 고우며 감고가 높을 수록 입자가 거칠게 표현됩니다.
- 하지만 필름 감도가 높을수록 광량이 적어도 사진을 찍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2. 토이카메라와 노출

토이카메라는 고정노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토이카메라는 고정 조리개, 고정 셔터스피드인 경우가 많습니다.
- 조리개 값은 8~11 사이이며 셔터스피드는 1/100초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 이와 같은 고정 노출값은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감도 ASA 100으로 촬영했을 경우의 적정노출값입니다.
- 일반적으로 토이카메라에서는 네거티블 필름의 관용도를 이용하여
  어느정도의 노출 변동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는 아래로 한스탑, 위로는 두스탑 정도까지 커버가 가능하거든요.
- 따라서 날씨가 흐려지거나 하지 않는 한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 감도 100~200을 사용하면 적정 노출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 홀가 등 B셔터를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의 경우에는 장노출을 이용하여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 토이카메라는 대체로 포커스 프리인 경우가 많으며 1미터 이상에서부터 무한대까지
  모두 초점이 맞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3. 토이카메라 촬영기술

토이카메라는 맑은날 야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① 쨍한 사진을 얻고 싶다면

- 꼭! 맑은 날 야외에서 촬영하세요!
- 필름 사진의 특성상 노출이 부족하게 찍힌 사진보다 과다로 찍힌 사진의 경우가 후보정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 따라서 감도 200정도의 필름으로 야외에서 촬영하세요~!

② 역광이나 그늘에서 인물이나 특정 피사체를 밝게 찍고 싶다면
- 플레쉬가 달린 카메라는 플레쉬를 터트리면 되겠군요.
- 플레쉬가 없는 경우에는, 글쎄요. 반사판 등의 도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겠군요.
- 예, 플레쉬가 없는 토이카메라는 이런 경우 딱히 다른 답이 없답니다.

③ 심도표현은 불가능한가?
- 거리조절이 지원되지 않는 토이카메라는 포커스 프리이기 때문에 1미터~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 따라서 1미터 이전에는 초점이 맞지 않음을 꼼수처럼 이용할 수 있겠군요.
- 미스터 마크로의 경우 접사렌즈를 이용, 심도 표현이 가능 하구요,
- 목측식 토이카메라의 경우 거리조절을 통해 심도표현이 가능합니다.

④ 목측식 카메라
- 평소에 자신의 팔을 쭉 뻗은 상태의 길이를 알아두고 촬영시 거리를 짐작하여 촬영해보세요.
- 스트랩의 길이를 미리 알아두고 이를 통해 거리를 잴 수도 있습니다.







,


1. 토이카메라?

토이카메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카메라를 말한다

토이카메라, 많이들 쓰는 말입니다. 하지만 5~6년 전만 해도 꽤나 생소한 단어였지요.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나 통용되던 단어랄까요. 하지만 이제 취미사진을 찍는 사람들 중에 토이카메라를 모르는 분을 뵙는 게 더 힘들어졌군요. 그러나, 정작 어떤 카메라를 토이카메라라 부르는지 모르는 분이 많아요. 그럼 아주 간단히 토이카메라를 정의해 볼까요?
토이카메라는 플라스틱 바디,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한 카메라이다.
아주 간단합니다. 그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카메라라면 토이카메라라고 칭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모든 정의가 그러하듯이 예외도 존재합니다. 초창기 토이카메라 유저들이 즐겨 쓰던 러시아에서 생산된 일부 기종의 경우 바디의 재질은 플라스틱이지만 코팅된 유리렌즈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Agat 18, Agat 18k, Elikon 535, Kiev 35a, smena series 정도가 예외가 되겠군요. 아주 엄밀히 말하자면 이 기종들은 토이카메라라 부르기 곤란한 점이 많아요.

Kiev35a(왼쪽), Elikon 535(가운데), Agat 18(오른쪽)



Smena 시리즈는 클래식 카메라로 분류하는 게 맞다

Agat와 Elikon은 생산 당시 '초심자도 쉽게 쓸 수 있는 카메라'가 컨샙트였습니다. 그래서 복잡한 기능은 생략하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아주 간단히 탑재한 것이지요. 그래서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노출을 제어했습니다. 외관적으로 보기에는 사용자가 날씨 심볼에 맞춰 간단히 노출을 설정하면 되지만 기계적인 부분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조리개 구간별로 각각 다른 셔터 스피드로 구동이 되거든요. 실제로 카메라를 뜯어보면 최근 생산되고 있는 토이카메라보다 훨씩 복잡하고 금속 부품 또한 꽤 많이 사용 되었습니다. Agat와 Elikon의 렌즈는 코팅된 유리렌즈이며 특히 Agat에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렌즈인 Industar렌즈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예, 렌즈만 봐도 둘을 토이카메라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Kiev 35a는 더 가관입니다. Minox 35시리즈의 거의 모든 기능을 카피한 카메라인만큼 토이카메라로 분류하는 것은 조금 엉뚱해보이기까지 합니다. 35mm f2.8의 코팅 유리렌즈가 탑재된데다가 조리개 우선모드로 노출을 제어하고 셔터스피드는 4초에서 부터 1/500초까지 무단으로 작동되거든요.
Smena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Lomo사에서 생산 되었던 스메나 시리즈는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클래식 카메라입니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모두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완전 수동카메라구요.(스메나 시리즈에 대한 자세한 정보: http://www.thecamerasite.net)
사실 저 4종의 카메라들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토이카메라로 분류가 되곤 합니다. 이유요? 글쎄, 딱히 이유를 찾아야 한다면 초창기 한국 토이카메라 유저들 사이에서 유독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용도 간편하고 말이죠.


2. 토이카메라의 역사

다이아나 카메라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내용의 전단지

최초의 토이카메라를 정확하게 무엇이다, 라고 딱잘라 말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통 다이아나 시리즈를 초창기 토이카메라로 보는 경우가 많으며 증정용, 홍보용, 끼워 팔기 카메라였던 코닥 브라우니 초기버젼을 토이카메라의 시작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좌측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현재 10만원에 육박하는 DIANA 카메라가 FREE였습니다. 공짜였단 말이죠.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 당시 공짜로 나눠줬던 DIANA는 지금 콜랙터들 사이에서 10만원 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만... 여튼 저 찌라시 아니, 홍보 전단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가게 오픈 기념으로 DIANA를 공짜로 나눠줬고 120흑백필름 3롤은 단돈 1달러에 팔고 있었군요. 예, 미끼 상품이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의 뉴욕에서는 홍콩에서 건너온 저 DIANA 카메라는 공짜로 나눠주는 미끼 상품에 불과했더랬습니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토이카메라는 당당히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지요. 지금은 다이아나를 토이카메라의 어머니라 부를지 모르겠으나 당시엔 그저 홍보상품에 불과 했던 것이지요.


브라우니 카메라의 경우를 살펴 볼까요? 실제로 브라우니의 초기 버전은 1$에 불과 했으며 플라스틱렌즈, 플라스틱 바디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가 고정이었죠. 이는 현재의 토이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기계적 특징과 일치합니다.  참고로 필름의 소비를 늘이기 위해 코닥에서 만들었던 저가형 카메라인 브라우니 시리즈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수량이 제작 되었고 지금도 이베이에서 신품을 구할 수 있을 정도죠. (코닥 브라우니 시리즈가 잘 정리된 곳:http://www.ozcamera.com/k-box.html)

사실  ‘토이카메라’라는 단어는 90년대 중후반 이후에 만들어진 신조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 카메라들이 그 당시에 토이카메라로 불리지는 않았고 홍보용, 증정용으로 제작되었으니까요.
90년대 중반 이후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 활발하게 전개되며 다이아나, 홀가 등을 위시한 카메라들의 독특한 이미지가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플라스틱 렌즈가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이미지에 힘입어 ‘토이카메라’의 위치가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각국에 플라스틱렌즈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즐기는 ‘토이카메라’유저가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죠.



3. 토이카메라의 특징
① 플라스틱렌즈, 조리개 고정
- 일부 예외의 카메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토이카메라는 플라스틱렌즈로 만들어졌습니다.
- 조리개 조절이 불가능한 모델이 대부분입니다. 렌즈의 밝기는 F8~11 정도입니다.

② 간략한 셔터스피드
- 대부분 1/100초 내외의 셔터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며 B셔터나 저속셔터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고정 조리개, 고정 셔터스피드이므로 임의대로 노출 값을 조절할 수는 없으나
- 토이카메라의 경우 맑은 날 야외에서 사진을 찍으므로 필름감도 ASA100~200정도의 필름으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 이러한 토이카메라의 노출시스템은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를 고려한 것으로 네거티브 필름을 사용할 시에 좀더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③ 포커스 프리, 혹은 목측
- 대부분의 토이카메라 렌즈는 30mm 초반에서 20mm 후반의 광각렌즈이며 F8~F11정도의 밝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 따라서 1m~무한대 까지 초점이 맞는 포커스 프리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HOLGA 시리즈 등 몇몇 토이카메라는 눈대중으로 거리를 짐작하여 초점을 맞추는 목측식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 HOLGA 120은 중형이며 HOLGA 135 시리즈는 47mm로써 렌즈가 어둡다 하여도 목측식을 채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④ 결과물의 특징과 매력
-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비네팅 현상)은 중앙부를 더욱 명확하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보여주며,
- 주변부 화질저하 현상(주변부 화질저하 현상에 관한 리뷰 참고: http://eastrain.co.kr/1117)은 기존 카메라의 심도 표현과 다른 방식의 흐릿함을 보여주게 됩니다.
- 이는 기존의 카메라에서는 철저하게 외면 받았던 특징으로써 저급한 카메라에서나 볼 수 있는 결과물로 치부되곤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저급한 성능의 표본이라할 수 있는 점들이 토이카메라의 매력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⑤ 장단점
- 광량만 충분하면 어떤 카메라 보다 스냅 촬영에 강합니다.
- 초보자도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러나 맑은 날 야외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며 사용자 임의대로의 노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누구나 쉽게, 그리고 부담없이 토이카메라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지고 기획 포스팅을 진행합니다.
:: 이번 포스트는 토이카메라 개론 정도의 간략한 설명이며 추후에 이어질 포스팅은 좀더 실용적인 부분을 다룰 예정입니다.
::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



135 포맷 HOLGA의 탄생
사실, 누가 뭐래도 토이카메라의 왕은 홀가가 맞습니다. 이렇게 단언하면 로모 LC-A가 왕 아니냐, 라고 테클 거시는 분이 둬분 계시는데 죄송하지만 로모 LC-A는 토이카메라가 아닙니다. 엄연히 코팅 유리렌즈를 탑재하고 전자식 노출계와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고 있는 로모 LC-A는 토이카메라의 범주에 들지 않는답니다.(안끼워주는 게 아니라 못끼워주는 겁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말이죠. 매력적인 비네팅과 보는 이로 하여금 멍때리게 만드는 몽환적인 이미지, 개성적인 색감까지 누가 봐도 홀가 120시리즈는 매력 만점의 토이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필름 포맷이죠. 홀가는 기본적으로 120 중형 필름을 사용하는 토이카메라입니다. 톡 까놓고 말해서 120 중형 필름은 일반적인 취미사진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죠. 그래서 120 필름을 제대로 취급하는 현상소도 드물구요.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편의성'의 문제때문에 홀가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고이 접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유저에게도, 생산자에게도 그다지 달가운 상황이 아니였죠. 2007년 초반, HOLGA사는 135 필름을 사용할 수 있는 시리즈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고 그해 말,  완성 제품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세상에, 135필름을 사용하는 홀가라뇨. 상상도 못할 일이었거든요.


HOLGA 135 시리즈의 종류와 특징
HOLGA 135는 135, 135 BC, 135PC. 이렇게 총 3개의 시리즈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셋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HOLGA 135    : 135 시리즈의 베이스가 되는 기종.
HOLGA 135BC: 135에 비네팅 효과를 더한 기종
HOLGA 135PC: 기본 렌즈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핀홀렌즈를 붙인 기종

표로 설명을 하는 게 좀더 이해하기 편할 것 같네요.

  비네팅 렌즈
 B셔터 일반셔터
조리개 조절
 HOLGA 135
 X
 플라스틱렌즈
47mm f8
 O
 O O
 HOLGA 135 BC
 O  플라스틱렌즈
47mm f8
 O  O
O
 HOLGA 135 PC
 O  핀홀렌즈
f175
 O  X X

일단 자신의 취향이 비네팅이 있는 사진을 선호한다면 BC나  PC를 선택하면 될것 같군요. 물론 PC의 비네팅은 핀홀 카메라 특유의 느낌이라 일반적인 토이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느낌과는 다릅니다. 기존의 다른 핀홀 카메라들이 만들어주는 이미지를 참고하면 될 것 같네요.

세 기종 모두 카메라의 기본적인 외형은 같으며 B셔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두운 곳이나 흐린날에도 장노출로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합니다.(PC는 기본적으로 B셔터로만 촬영이 가능)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바디의 기본 만듦새가 같기 때문에 모두 셔터릴리즈를 사용할 수 있으며 플레쉬 장착도 가능합니다.

135와 135BC는 동일한 렌즈를 사용합니다. 즉 135BC의 렌즈가 비네팅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바디 내부에서 제어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카메라 뒷판을 열어 렌즈부 쪽을 보면 가장자리 부분을 가리고 있는 플라스틱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부품이 비네팅을 만들어주게 됩니다.

왼쪽이 f8, 오른쪽이 f11

둘의 조리개 설정 기능도 동일합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PC를 제외한 홀가 135 시리즈는 2단계로 조리개 조절이 가능합니다. 좌측이 f8의 상태이며 우측이 f11의 상태입니다. 기존의 홀가 120에서는 조리개 조절 버튼이 있어도 실제로는 작동을 하지 않았지만 135 시리즈는 눈으로 보기에도 분명히 빛의 양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외로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토이카메라의 특성상 감도 200 이상의 필름을 종종 사용하게 되는데 아주 맑은 날에는 f8로 노출이 오버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한 단계만 노출을 줄여줘도 좀더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셔터릴리즈는  확연히 기존의 홀가 120 시리즈보다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홀가 120 시리즈는 카메라 자체에 셔터릴리즈를 장착할 수 없었습니다. 개조를 하거나, 홀가 전용 부품을 따로 구매하여 렌즈부에 장착을 해야만 셔터릴리즈를 사용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모든 135 시리즈들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셔터부에 바로 릴리즈를 꽂아서 쓸 수 있습니다. B셔터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매 부품 없이는 불안한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홀가 120 시리즈 보다 확실히 개선된 부분입니다. 장노출 사진을 찍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릴리즈를 사용한 사진과 사용하지 않은 사진은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아주 약간의 움직임이라 하더라고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노출 사진은 안정성이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릴리즈는 그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이처럼 홀가 135 시리즈들은 기존 120 시리즈의 단순 축소판이 아니라 각종 기능과 편의성에 있어서 한단계 더 나아간 카메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 카메라인 것이지요.




HOLGA 135 시리즈도 King of toycamera가 될 수 있을까
사실 120 필름을 쓰는 토이카메라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메라는 그 종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홀가 120 시리즈와 재생산되는 다이아나 정도가 다일겁니다. 하지만 135 판형으로 눈을 돌리면 춘추 전국시대라 불러도 될만큼 다양한 토이카메라가 존재합니다.

과연 그 속에서 홀가 135 시리즈들은 '왕'의 칭호를 물려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그런 칭호를 들을 만큼 신경쓴 135 토이카메라 같습니다. 일단 만듦새가 좋은 편입니다. 다른 토이카메라에 비해 고장률도 낮은 편이구요. 목측식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며 손쉬운 다중노출과 B셔터 기능까지 토이카메라들 중에서는 꽤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카메라를 고를 수 있도록 3종으로 소개되기도 했구요. 잘만들어진 토이카메라임이 확실합니다.


작례사진
HOLGA 135

























HOLGA 135BC




























:: HOLGA 135BC의 작례 사진은 초기 프로토 타입으로 촬영하여 비네팅이 과도한 편입니다.
   현재 판매중인 HOLGA 135BC는 이보다 비네팅이 덜하며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 HOLGA 135PC는 사용해보지 않아 작례 사진이 없어요. ㅠ_ㅠ
   그러나 보통의 핀홀 카메라가 보여주듯 몽환적인 느낌의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핀홀카메라와 차이점이라 한다면 사용이 훨씬 편리하고 플레쉬 핫슈가 달려있어 플레쉬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쉽다
1. 47mm 렌즈의 화각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건 좀 아쉽습니다. 47mm는 분명 표준렌즈에 가깝고 이는 다른 토이카메라에서는 보기 힘든 스팩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예요. 표준 화각에 가깝다보니 목측으로 촬영하는 것이 조금 불편할 때가 있어요. 물론 f8의 밝기이기 때문에 아주 까다로운 건 아니지만 35mm 정도 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홀가 120 시리즈의 렌즈는 60mm 인데, 이를 135 필름 카메라의 경우로 환산하면 37mm 정도가 됩니다. 앞서 말했듯 HOLGA 135 시리즈는 47mm렌즈를 탑재하고 있어 결과물이 조금 좁아보이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35mm 정도였다면 목측촬영에도 큰 부담감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광각으로 갈 수록 심도가 깊어져 대충 찍어도 초점이 맞거든요.

2. 셔터잠금
여성 유저들 중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가방속에 대충 넣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 홀가 135시리즈는 그런 환경에서 조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방 속에서 셔터가 마구 눌러지는 상황 말이죠. 홀가 135 시리즈는 필름 장전을 하지 않아도 셔텨를 원하는 만큼 계속 누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쉽게 다중노출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분명 편한 매커니즘이긴 한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셔터가 눌러지면 조금 엉뚱한 사진이 나와버릴 수 있죠. 예컨데 가방 속에서 셔터가 눌러지거나 했을 경우 원치 않는 다중노출 촬영이 될 수 있잖아요. 셔터 잠금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단점은 평소 촬영시 아주 크게 문제가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47mm의 렌즈 덕에 기존의 토이 카메라보다 심토 표현이 더 자유로울 수 있고 홀가 135 시리즈의 셔터는 생각만큼 그렇게 쉽게 눌러지지도 않거든요. 그래도 조금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않겠어요? 목측촬영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카메라를 취급할 때 셔터부 위에 아무 것도 올려지지 않은 상태로 보관한다면 원치 않는 다중노출 사진을 찍을 염려도 없구요.


사진찍는 즐거움, HOLGA 135 Series
홀가 135 시리즈는 홀가 120 시리즈가 보여주는 특유의 결과물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20 중형 필름을 쓰는 홀가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충분히 그 대용으로 쓸만한 카메라입니다. 취미로 사진을 찍으면서 편의성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어디서 현상을 해야 하나 고민해야 하고 필름 구매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압박으로 다가온다면 굳이 홀가 120 시리즈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즐겁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 아니던가요? 홀가 135 시리즈는 그 즐거움을 배가 시켜줄 수 있는 카메라라고 생각해요. 꽤나 즐거운 카메라죠. 장난치듯 셔터를 계속 눌러가며 다중노출을 즐길 수 있고, 조금이라도 빛이 모자란 상황에서는 B셔터 촬영이 필수기도 하구요. 카메라를 손에 쥔 사람이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도 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분명한 건 홀가 135 시리즈는 '홀가' 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녀석이라는 거죠. HOLGA HOLIC은 꼭 중형 필름을 쓰란 법이 있나요? 이젠 135 필름을 쓰더라도 충분히 홀가 홀릭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