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는 미니홈피 서비스만 있는 게 아닙니다. 페이퍼라는 꽤 쓸만하고 호응도 좋았던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2007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싸이월드 메인 상단의 주요 메뉴에서 페이퍼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죠.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페이퍼 유저들은 좀더 강하게 의사를 표명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싸이월드는 당시의 유저말에 귀 기울이고 페이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만 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그곳의 페이퍼 사용자들은 이제 난민이 될 위기에 처했고,
그나마 싸이월드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던 유저들이 사라짐으로써 싸이월드는 막장을 달리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용자에게도, 서비스 제공업체에게도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 것이지요.

톡까놓고 말해서 지금 싸이월드는 각종 루머의 생산지이자 저질 찌라시 정보만 유통되는 저급한 곳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나마 페이퍼 서비스가 활발히 진행될 시절에는 각종 정보들이 다양하게 생산되었고
이는 싸이월드 생태계 전체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SK컴즈는 한참 잘나가던 페이퍼 서비스를 뒷전으로 미루고 조금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바로 이글루스 인수와 C2 서비스 개발이었지요.
결론은 여러분들이 아시는대로입니다.
이글루스는 정체되었고, 싸이월드 사용자들의 C2 사용률은 최악에 가깝습니다.
개인미디어 역사상 최대의 삽질로 기록될 대실패인 것이지요.
이는 결국 싸이월드의 침체로 이어지게 됩니다.
싸이월드 생태계의 다양성을 담보하던 페이퍼라는 한 축이 무너진 결과입니다.

저도 한때는 활발히 페이퍼를 발행하던 페이퍼 작가였습니다.
그러나 2007년초 싸이월드에서 페이퍼 사용자들을 모아 진행했던 간담회 이후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퇴보하는 그들의 서비스를 보며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분명 페이퍼 사용자들을 모아 페이퍼 3.0이라는 서비스 런칭을 이야기했었고
페이퍼 서비스의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약속은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지요.


사실 페이퍼는 변화해야 할 시기를 놓쳐 더이상 웹2.0 시대에 살아남지 못할 시스템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페이퍼를 다시 살리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일을 통해 SK컴즈건 페이퍼 사용자건 큰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페이퍼는 그간 나타났다 사라져간 수많은 서비스 중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공업체의 오판으로 생명을 다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페이퍼 유저들과 SK컴즈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네이버건 다음이건 파란이건 어디건 개인미디어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교훈이며,
네이버건 다음이건 파란이간 어디건 개인미디어를 사용하는 모든 개인게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교훈입니다.

서비스 업체는 좀더 사용자의 말에 귀기울여 서비스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할 것이며,
사용자는 서비스 업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방향타를 틀면 아주 확고히 의사를 표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비스 업체와 사용자가 동시에 윈윈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의 향방을 결정짓는 방향타는 결코 서비스업체가 독선적으로 쥐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균등히 그 권리를 같이 이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퍼 서비스 종료 사태는 결코 강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언제 당신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블로거들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분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권리를 크게 소리 높여 이야기 하십니까?
여러분들은 사용자의 목소리에 허리숙여 귀기울이십니까?





페이퍼 서비스 종료를 가슴깊이 애도하며,

2008년10월19일, Eas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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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yde00.naezip.net BlogIcon 케노비 2008.10.19 02: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솔직히 싸이월드 페이퍼를 보면서 곧 망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뭣보다도 싸이월드의 주 이용객들이 그렇게 긴 글을 읽거나 심도 있는 논쟁을 벌이거나,

    뭔가 블로그의 깊이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가벼운 커뮤니티라서....

    어쨌든 좀 씁쓸하네요,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10.19 02: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페이퍼는 발전의 기회를 놓쳤던것 같습니다.
      심도있는 논쟁을 벌일 수 있는 곳으로 발전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으지 몰라도,
      다양하고 특색있는, 그러면서도 어느정도 '정보'라 말할 수 있는
      컨텐츠를 생산하기에 부족한 곳은 아니었지요.

      지금 SK컴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C2도 망했지, 인수했던 엠파스도 막장이지, 이글루스는 사용자들의 원성만 높아가지...
      참 막막할겁니다.

  2. Favicon of http://joyakdol.com BlogIcon 조약돌 2008.10.19 03: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싸이월드 페이퍼를 즐겨 이용했던 사용자로서,
    이 소식을 들으니 왠지 안타깝네요.

  3. Favicon of http://arepin.egloos.com BlogIcon 아르핀 2008.10.19 04:2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 올블에서 보고 들렸습니다.
    저도 안타깝게 종료된 서비스들에게서 종종 쫓겨난 기억이 있어,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이글루스 인수 시점에 SKC가 그러한 선택을 한 이유로 밝힌 것이, 이미 페이퍼가 '한창 잘나가는(?)' 싸이월드가 보유한 회원수에 비해 비중이나 사용 빈도가 적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당시 거의 유일하게 설치형 블로그가 아닌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서 가장 활발했던 이글루스를 인수한 것으로 보여지구요.
    그후 유저들의 거센 반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글루스 시스템에는 전면적인 변화는 가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오공감2.0 제외) 또 온네트에 있었던 이글루스팀이 SKC로 들어가 계속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유저 상당수에게 깔려있는 SKC에 대한 반발 심리와 예전같지 않은 업데이트, 운영방침은 이글루스의 공기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지요.

    에구... 이글루스 유저라 이쪽 이야기가 길었던 것 같은데 결론은.
    필자이신 EastRain님 말마따나 유저가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 돈이 되지 않는 서비스는 문을 닫는다는 것이죠.
    뭐 웹3.0이라든가(..) 그런 시대가 오면 지금은 뜨거운 감자인 '블로그'도 잊혀지고 과거의 역사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상당수 포털들이 제공했던 홈페이지 계정 서비스들, 네이버의 마이홈, 라이코스의 트라이포드, 하이홈 등. 이젠 이런 걸 제공하는 곳을 찾는 것 자체가 힘들지요. (유·무료 웹호스팅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경우는 제외)
    -여하간 이러한 여러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문제도 문제이지만-회사는 존재 자체가 사익 추구를 위한 것이다 보니- 서비스의 존속 문제는 결국 사용자에게 달려있지요.
    회사가 일방적으로 회원들과의 처음 약속을 어긴다거나(약관 등) 매우 부당하고 불법적인 처사를 하지 않는 이상, 사용자가 그 서비스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장에 수요가 없으면 새로운 공급이 창출되지 않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이치지요.
    그렇기 때문에 EastRain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한 서비스가 오래오래 살아남으려면-물론 이것도 어느날엔가는 사라지겠지만-, 그리고 이후에도 좋은 추억으로 남으려면, 운영자는 물론 사용자 모두 최선을 다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한배를 탄 몸들이니 말이죠. :)

    p. s. 실제로 '좋은 서비스'라고 평가를 받는 것들 중에는 '운영자, 개발자와 사용자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 전제조건으로 깔리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어 전문 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 티스토리, 텍스트큐브(닷컴)은 위의 사항을 나름 충실히 지키고 있고, 그래서 지금까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10.19 12:1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싸이월드 내에서 페이퍼 서비스를 이용했던 한 유저로 말씀드리자면
      싸이 사용자의 페이퍼의 이용빈도는 꽤나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윤창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아니었지요.
      페이퍼를 꾸미는데 단 한알의 도토리도 필요치 않았거든요.
      SK컴즈의 판단 착오는 바로 그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돈이 되지 않으므로 서비스를 접는다, 는 것인데요.
      이는 상당히 짧은 생각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가 본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페이퍼가 싸이월드 내에서 기능하던 것은 결코 눈앞의 이윤이 아니었습니다.
      싸이월드라는 편협하고 제한적인 공간이 좀더 다양하고 모양새를 갖춘 곳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페이퍼와 같은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포스팅에서 생태계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가 주변에서 어떤 생물이 멸종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당장에 피폐해지지는 않지요.
      그러나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면 종국에는 인간이라는 종의 존재자체도 위험해 지겠지요.

      웹이건 우리의 실제 생활이건 이윤창출로만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 하는 것이,
      삼성이 유일하게 잘 한건 맹인견을 키운 것이다,
      라고 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겠지요.

      티스토리도 사실 다음에게 단 한푼의 이윤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티스토리는 결과적으로 포털 다음에 많은 정보를 생산하는 기능을 하고
      종국에는 다음의 검색 결과의 다양성 제공 및
      다음이라는 포털 사이트의 이미지 재고 등등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음의 이윤창출에도 한 몫을 하게 되겠지요.

      냉정하게 이야기 하자면 SK컴즈의 지금 사고방식대로라면
      이글루스도 위험하긴 매한가지 입니다.
      당장에 이글루스가 SK컴즈에 어떤 이윤을 가져다 주나요.
      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다양성과 공존은 다 쓰잘데 없는 가치에 불가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 사태가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란 말이지요.

      p.s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SK컴즈가 페이퍼를 포기한 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며
      이글루스를 인수한 이유는 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제 짧은 생각때문이라면 말이죠,
      한국 블로거 사회에서 꽤나 중요한 한축인 이글루스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겁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윤창출에 크게 매달리지 않는 기업이었다면,
      SK컴즈는 페이퍼 서비스에 올인하고 이글루스 인수는 하지 않았을겁니다.
      페이퍼 서비스를 좀더 새롭게 개편하면 될 일이었거든요.

  4. Favicon of http://seomindang.com/ BlogIcon 서민당총재 2008.10.19 06: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글을 읽으니 그냥 이글루스의 인수때 많은 이글루 유저들의 불안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 ^;;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10.19 11: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SK컴즈의 사고방식 대로라면 지금도 위험하긴 매한가지입니다...
      그들에게는 지금 당장의 이윤이 중요할 뿐입니다.

      비록 현재 이글루스를 담당하시는 분들은 그런 사고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윗 사람들은 당장 이글루스가 연간 얼마의 돈을 뱉어내는지만 중요할 뿐입니다.

  5. Favicon of http://minsangk.com BlogIcon 민상k 2008.10.19 08: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한때는 페이퍼 작가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시는 페이퍼는 아니었습니다만, 나름 지인들에게 '싸이월드답지 않은' 장문의 글들을 보일 수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거든요. 생각해보니 참 은근슬쩍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존재가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저 같은 경우 제대하고보니 친구들이며 지인들이 모두 블로그로 갈아타고 있던 추세라 블로그에 한 몸 싣게 됐습니다만;

    저는 UX 에 관심이 많은 공학도입니다. 아직 많은 준비가 된 것은 아니지만 몇몇 분들과 팀을 짜서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를 기획하는 단계지요. 그래서 현재까지 나온 국내/외의 모든 SNS 서비스, 혹은 로그 서비스들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는 중입니다. 페이퍼가 사라진 마당에 이런 질문은 좀 쌩뚱맞을지 모르겠으나, 페이퍼의 어떤 부분이 EastRain 님에게 '발전 가능성'을 내비쳤는지 불현듯 궁금해집니다. 답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10.19 11: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한참 답변을 쓰다가 날아가버렸어요. OTL

      1.
      다시 간략하게 쓰자면 페이퍼는 조금 기형적인 토양위에 자랐습니다.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의 가입자를 거느린 공간이었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저를 쉽게 페이퍼로 끌어오는 것이 가능했고,

      2.
      페이퍼를 개설할 때 자신의 전문분야를 직접 정해서
      그와 관련된 글만 포스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와 같은 연유로 페이퍼 작가중에는 실제로
      자신의 포스팅을 토대로 하여 책을 출간한 분들이 꽤 많습니다.

      3.
      컨텐츠 생산자 입장에서는
      개인적인 배설은 미니홈피가 기능하고 있었기에
      페이퍼에는 좀더 전문적인 포스팅만 하는 게 가능했고
      켄텐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알맹이 정보만 쉽게 열람이 가능했습니다.

      4.
      스킨의 자유도는 높지 않았지만 여러종의 스킨을 제공했고 각각의 포스팅마다 다른 스킨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즉 그때 그때 자신의 포스트 분위기에 맞는 스킨을 사용할 수 있었지요.

      5.
      기본적으로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사람 수 가 높았기 때문에
      싸이월드 자체의 받아보기 기능이 RSS를 대신할 수 있었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페이퍼를 쉽게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내부의 사람들에게 편한 방법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우나
      외부에서도 RSS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간략히 정리하자면
      꽤나 전문적이고 다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는 거죠.

  6. 너무한다 싸이월드 2008.10.19 10: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악아이템 도토리값은 올리면서..
    저도 싸이블로그 사용자지만 잠시 쉬었던
    티스토리로 옮겨야 겠네요.

  7. Favicon of http://minsangk.com BlogIcon 민상k 2008.10.19 16: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참 쓰시다 백스페이스키를 잘못 누르셨나보군요ㅋ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에도 그러한 부분이 고려되어 있습니다. 포스트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웹상에서 쓰다보니 까딱 잘못 백스페이스라도 한번 눌러버리면 훌쩍 날아가 버리지요.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뭐라고 썼는지 가물가물 할 때도 있고, 무엇보다 똑같은 내용을 두번 쓴다는게;; 그래서 새롭게 만들려는 블로그 플랫폼은, 모든 기록을 오프라인 상에서 관리하고 가져다 공개하는 방식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포스트 뿐만 아니라 댓글 역시도 블로거의 자산, 혹은 스스로가 직접 행한 '기록(Log)' 이기 때문에 포스트와 동일한 위치에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블로그 개인페이지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오프라인/온라인의 모든 정보가 Synchronize 되게 하는 것입니다. 꽤 오래전에 노트에 끄적거렸던 내용인데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군요; ㅋ

    1번 5번은 접근성의 측면이네요. 당시에는 대적할 상대가 없을만큼 확고한 위치의 SNS 였던 싸이월드니까 가능했던 부분이기도 하구요.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사람들 모두가 한 울타리에 있다는 것이 접근성 문제에 있어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듯 합니다. 한 테두리에 모여있다보니 어떻게든 피드백이 전달이 되거든요. 쉽게쉽게 전달이 가능하고, 매일매일 Recent Signal 이 날아오다보니, 페이퍼를 쓸 수 있을만한 사람들에겐 그 또한 자극이 되었던 것도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친구 녀석의 페이퍼를 받아보다, '이까짓거 나라고 못 쓸까' 하는 생각이 시작이었던것 같네요.

    2번 3번은 다양성의 측면이네요. 카타르시스의 기능, 과시의 기능에 열을 올렸던 (그게 또 도토리 장사가 쏠쏠했죠, 당시엔;) 기존 싸이월드 구도에서, 그런 시시껄렁한 잡담보다는 전문적인 글을 쓰고 싶었던 유저들의 니즈가 페이퍼에 잘 맞아 떨어졌던것 같습니다. 근간에 등장한 여러 웹2.0 사이트들과 기존에 확산된 여러 블로그/미니홈피들을 비교하면서 둘의 포지션이 꽤나 확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니홈피는 카타르시스 위주고 블로그는 정보 위주지요. 웹2.0 사이트들은 한결같이 어떤 특정 기능에 특화된 사이트들이 대다수입니다.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테두리를 벗어나 틈새를 파고들려는 의도였겠지만, 힘은 좀 약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록 욕구가 그렇게 단순하게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라. 블로그에서도 잡담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약간의 불편함을 고수하며 사용하고, 미니홈피에서 전문적인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동시에 사용하시는 분들이 꽤 되더군요. 어찌됐건 둘 모두 그리 효율적이다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페이퍼의 포지션은 상당히 독특하면서 매력있네요. (아니, 있었네요ㅠ) 그런 포지션을 좀 더 확장시킨다면 그 즉시 출판이 가능할 수준의 잘 정리된 글 묶음으로 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4번은 기능적인 측면이군요. 가장 가벼운 부분일 수 있는데 또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저희의 초안에서는 '템플릿'(이 녀석도 가제입니다만;) 을 활용하여 글의 목적과 블로그의 의도에 부합하는 포스트 작성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에 스킨 기능까지 겹쳐지게 된다면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합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이 한가지 플랫폼에서 동작하게 된다면, 단순히 텍스트 정보만 전달하고 끝나는 RSS 피드에서 보다 진보하여 말 그대로 '페이퍼(호외)' 를 지인(혹은 페이퍼링 리스트의 멤버)들에게 던져주는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느낌'이란 것은 UX 에서 참 중요한 부분이더라구요.


    맨 처음 뜻이 맞는 몇몇 분들과 작게나마 팀을 꾸리고 일을 준비하기 시작했을땐, 뭐랄까 조금 막막했다 할까요. 네이버, 다음, 싸이가 이미 거대한 SNS 을 휘잡고 있고. (이젠 구글까지;) 나름 괜찮다 평가받았던 웹2.0 업체들이 별반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것을 보며. 이 시장에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한가; 에 대해 회의가 꽤 컸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블로그, 그리고 SNS 는 도저히 저희들 마음에 차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 적은 수는 아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댓글 하나에 성의 담긴 답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eastrain.co.kr BlogIcon EastRain 2008.10.19 23: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계획하고 계신 일이 참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프로잭트가 어느정도 틀을 갖추게 되면 꼭 알려주세요~
      :)

  8. Favicon of http://cyworld.com/keynote BlogIcon 윤재현 2008.10.24 01: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간담회 갔던 사람중 한명입니다.
    저는 간담회직후 거의 페이퍼를 접었죠...
    의욕 상실이라고 할까요..싸이측에서 명쾌한 답을 안주니...
    근데 이번에 페이퍼 없어진다고 하니깐 참 그렇네요.
    간혹 제 페이퍼에서 자료를 찾을 때가 있어서 자료만이라도 남겨놓고싶어서
    싸이블로그로 옮겨놓으려고 하는데 왜 저는 이전 버튼조차 안보이는지-_-;;
    이제 이전도 안되는것인가-_-...
    휴 심난하군요. 접은사람인데도;
    아무튼...배신감 상당하군요.
    이렇게 될 것이라고 짐작은 했습니다만...참 빠르네요 싸이월드가 사람 내치는것이.
    미니홈피도 아예 접어버릴까...미니홈피도 버림받을까봐무섭네요
    미니홈피는 매일 일기처럼 사용해오던곳인데...삶의 기록이라고요 ㅠ_-
    역시 세상에 믿을만한건 종이 뿐인가봐요.

  9. Favicon of http://siestais.tistory.com BlogIcon siesta  2008.10.28 03: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예전에 인포메일이 없어졌을 때 아주 아쉬웠어요.
    저도 인포메일을 열심히 발행했었는데,
    무엇때문인지 일반 포털도 아닌, 어정쩡한 사이트로 변해버리더라구요

    이번에 페이퍼 서비스가 끝나는 걸 보고 인포메일이 번뜩 떠올라
    아쉬움을 금치못했어요.. 저도 몇몇 페이퍼를 구독하고 있던 참이라..

    어쨌든 이래저래 최고의 저장매체는 아날로그인거 같네요..
    티스토리는 얼마만큼의 수명을 가지게 될까요?
    덜컥 겁이나네요... 가끔씩 시간날 때 노트에 블로그 글 들을 옮겨적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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