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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GMA Art 50mm F1.4 DG HSM 2 2015.01.12
  2. Fujian 35mm f1.7 리뷰, 혹은 호루스벤누 35mm f1.7 리뷰 22 2010.12.21

SIGMA Art 50mm F1.4 DG HSM

from Review 2015. 1. 12. 14:54


대구경 표준 렌즈의 역사를 새로 쓴다


SIGMA Art 50mm F1.4 DG HSM



이쯤 되면 할 말이 없어진다. 독기를 품었다는 말조차 식상한 수식어가 될 뿐이다

시그마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렌즈가 아니라 일본 광학업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렌즈라 칭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그렇다. 이번에 시그마에서 새로 발표한 Art 50mm F1.4 DG HSM(이하 Art 50mm F1.4)를 두고 하는 말이다

흔히들 50mm 렌즈야말로 누구나 쉽게 설계하고 누구나 쉽게 생산할 수 있는 렌즈라고 말한다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구경의 밝은 F값을 갖는 동시에 최대개방에서도 선예도는 무너지지 않을 것

그 외에도 여러 단서가 있겠지만 일단 이 두가지 만이라도 충족시키는 렌즈를 찾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시그마가 그런 렌즈를 만들어냈다

Art 50mm F1.4는 대구경임에도 불구하고 해상력, 선예도, 콘트라스트, 주변부 화질 등 각종 세부 사항이 합격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렌즈구성         8군 13매

  최소조리개         F16

  필터 크기                          φ77㎜

  화각         46.8 °

  최단 촬영 거리         40cm

  최대 지름 × 전체 길이 Φ85.4 ㎜ × 99.9 ㎜

  조리개 날개 매수 9 매 (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01:05.6

  후드         포함(LH830-02)

  무게         815g

  AF 마운트 대응         SIGMA/CANON/NIKON/SONYα

  가격         119만원






시그마의 역사를 담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그마는 에너지로 가득 찬 광학회사였다. 

1961년 창사 이래 안분지족하며 가만히 있은 적이 없었다.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그것이 대중에게 어필을 하건 안하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을 해 왔지만 때로는 역량 부족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하리만큼 밀어붙이는 도전정신 만큼은 에너지가 넘쳤다. 

그렇다. 사실 과거의 시그마는 열심히 하는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똑부러지게 잘한다고 칭찬만 받을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한 때는 저렴한, 가성비 좋은 렌즈를 만들어 내는 고만고만한 서드파티 회사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랬던 시그마가 달라졌다.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회사로 태어났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뀌었다. 

사실 시그마의 변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관찰됐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로 자리 잡기 전인 2008년에 대형 센서를 장착한 콤팩트 카메라인 DP1을 발매해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것. 

비록 카메라의 기계적인 성능은 조금 떨어졌을지 몰라도 사진 본연에 충실한 퀄리티로 좋은 평을 들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시그마는 서드파티 회사라는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계적인 광학전문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글로벌 비전 렌즈’라인을 새롭게 발표했다. 

렌즈 외관부터 성능까지 모두 다 새롭게 바꾼 노력때문이었을까? 

글로벌 비전 렌즈 시리즈는 전문가부터 아마추어까지 대다수 사진가들에게 호평 받으며 새로운 렌즈가 나올 때 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그마의 글로벌 비전 렌즈 시리즈가 본궤도에 안착했다는 평이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발표한 렌즈가 바로 Art 50mm F1.4 DG HSM이다. 



그런데 이 렌즈는 첫인상부터가 범상치 않다. 

우선 렌즈를 들었을 때 예상치 못한 무게에 깜짝 놀라게 된다. 

정확한 무게는 815g. 타사 50mm F1.2렌즈 보다 330g 이나 무겁고 24-70mm F2.8 줌렌즈보다는 10g 정도 더나간다. 

이쯤 되면 대체 얼마나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기에 이 같은 무게를 사용자에게 짊어지웠을지 의문스러워지기 마련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를 카메라에 마운트 하면 또 한 번 놀란다. 

기존의 시그마 렌즈에서 만날 수 없었던 고급스러운 외관 때문. 

대다수 서드파티 렌즈가 꾸준히 지적 받아 왔던 모자란 듯 한 디자인이 말끔하게 해결된 느낌이 든다. 

사실 서드파티 렌즈 디자인은 여러모로 최대한 평범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동일 디자인으로 여러 종의 바디에 마운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비전 렌즈 라인은 어느 브랜드의 바디에 마운트를 해도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최대개방에서도 선명하다

만약 무게 때문에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라면 일단 직접 촬영해보기를 권한다. 결과물을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AF 구동음이 상당히 정숙하다. HSM(하이퍼소닉 모터)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제 셔터를 눌러 사진을 확인할 차례인데, 정확한 이미지 퀄리티를 확인하려면 몇 가지를 유념하는 게 좋다. 

조리개 최대개방에서 최단 촬영거리에 피사체를 뒀을 경우 생각보다 꽤 심도가 얕게 표현된다. 

따라서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라이뷰모드에서 초점 맞출 부분을 확대해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그리고 고화소 센서가 장착된 카메라라면 삼각대를 이용하거나 안정적인 셔터스피드를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과물을 확인하는 순간 우선 눈을 의심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최대개방 상태에서 네 귀퉁이에 비네팅이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보케는 단정하면서도 개성 있게 표현된다. 

원본 크기로 크게 확대해서 보면 더 놀랍다. 

중앙이 아닌 좌우 끝에 가까운 곳에 피사체를 놓고 사진을 찍어 확대해보면 중앙부 못지 않은 정밀한 표현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초점 맞은 부분만 따로 보면 중앙부인지 주변부인지 알기 힘들 정도도 점과 선이 살아 있다. 

앞흐림 또한 자연스럽고 정돈된 모습으로 나타나 사용자의 표현 범위를 한 층 더 넓혀주고 있다. 



따라서 만약 최대개방 상태에서 이 렌즈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고 싶다면 라이브뷰로 확대 후 MF로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찍은 결과물을 봐야 Art 50mm F1.4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시그마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AF/MF 조작 버튼이 눈에 띄게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 

상황에 따라, 혹은 카메라 기종에 따라 AF보다 MF 조작을 신뢰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망설이지 말고 MF로 촬영해보자. 

Art 50mm F1.4은 결코 사용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단언컨대 현재까지 나온 AF를 지원하는 50mm F1.4렌즈 중 최상의 퍼포먼스를 지닌 렌즈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너무 사진이 잘 나오면 재미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Art 50mm F1.4는 폭넓은 심도표현 범위를 갖추고 있고 정직한 동시에 개정적인 보케를 표현해줘 이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최대개방 촬영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적당히 조여 깊은 심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렌즈다. 








가격대 성능비를 논하는 것 자체가 실례

서드파티 렌즈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가성비였다. 

그러나 이제 시그마의 글로벌 비전 렌즈는 예외로 둬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사진표현을 위한 강력한 퍼포먼스를 중심에 두고 사용자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한, 

그야말로 고급렌즈가 지녀야 할 모든 것들을 갖췄기 때문이다. 



Art 50mm F1.4 렌즈의 경우 고성능을 추구하다 보니 물리적인 크기나 무게를 차선 과제로 둔 것이 아쉬운 면일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오로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만 집중한 것은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이 렌즈에 가성비를 논하는 것은 실례에 가깝다. 

물론 사용자에 따라 이 렌즈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카메라 제조사에서 발매한 비슷한 성능의 렌즈를 떠올려 본다면 결코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은 아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그마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 

그들이 단지 괴짜였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에서는 결코 시도하지 않았던 제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시대를 앞서간 카메라나 렌즈를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다만 과거에는 그 열정과 에너지가 무르익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제 시그마는 지난 50여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을 응집한 제품이 글로벌 비전 렌즈고 그 중심에 바로 Art 50mm F1.4 렌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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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다고 아름답진 않더라

C Mount 어댑터를 장창한 NEX와 Fujian 35mm f1.7 렌즈

정말 제대로 큰 장비를 써보지 않았거나, 크고도 아름다운 장비를 써보지 않아서 하는 말일수도 있겠으나 크다고 마냥 아름다운 건 아니더군요. 물론 규모의 아름다움이 있겠으나 세상 모든 사물에 적용되는 것도 아닐 테고 경우에 따라 크기와 아름다움의 비율은 값을 달리하곤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렌즈에 대한 주절거림은 SONY NEX에 국한된 이야기임을 미리 밝혀두고자 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 중에 하나는 바로 ‘콤팩트’한 크기임을 상기해본다면 NEX에 장착하는 렌즈는 작을수록 아름답기 마련입니다.
짧은 플랜지백 거리 덕에 수많은 마운트와의 이종교배가 가능한 장비라고는 하지만 직접 여러 렌즈와의 이종교배를 시도해본 결과 NEX의 바디크기와 이질감이 크지 않게 접목시킬 수 있는 렌즈는 RF카메라의 렌즈였습니다. 어댑터의 길이가 짧고 렌즈들의 크기도 대부분 작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RF카메라의 렌즈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더라구요. 문제는 최단촬영거리였습니다. 작고 화질도 선명한데 당최 최단 촬영거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RF카메라의 특성상 대부분의 렌즈는 0.7m~1m가 한계였습니다. 그러자고 SLR렌즈들을 쓰자니 어댑터 길이가 너무 길어져 휴대성이 떨어지고. 그러던 중에 C마운트 렌즈가 어댑터를 통해 NEX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2. 모든 C mount 렌즈가 NEX에 장착이 되는 건 아니더라

사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시작을 알린 건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이었죠. 그리고 이미 많은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유저들은 어댑터를 이용하여 C마운트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도표에서 직사각형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원은 C마운트 렌즈의 화각별 이미지서클 크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해당 도표를 대략적으로 읽어보자면 이렇습니다.  4/3”으로 표현된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대략 22mm 이상의 렌즈부터 소위말하는 동굴현상, 즉 새까만 비네팅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는 걸 말해주고 있지요.

문제는 NEX에 과연 몇 mm의 C마운트 렌즈부터 동굴현상이 나타나지 않는가입니다. 오른쪽 도표에서 aps-c사이즈로 그려진 직사각형이 NEX의 이미지 센서 크기입니다. 대략 30mm 초반부터 아슬아슬하게 사진의 네 귀퉁이에 새까만 비네팅이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구할 수 있는 30mm 초반의 C마운트 렌즈는 35mm 밖에 없습니다. 1:1 풀프레임으로 환산하면 대략 50mm 초반의 표준렌즈가 되는 화각이고 말이죠. 물론, 매우 아쉽게도 그 이하의 광각렌즈에서는 동굴현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예컨데 25mm C마운트 렌즈를 NEX에 장착할 경우엔 사진의 네 귀퉁이에 새까만 비네팅이 나타납니다. 크롭바디 전용 렌즈를 풀프레임 바디에 썼을 때 나타나는 현상과 동일하죠.




3. C mount 렌즈, 이렇게 비싸도 되는거니!

ANGENIEUX 25MM f 0.95 렌즈. 상태에 따라 1,000달러를 호가한다.

이제, 대략 어느정도의 화각부터 안전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알게 됐으니 렌즈를 고르는 일은 확실히 쉬워졌습니다만, 그래도 문제가 여럿 있습니다. 우선 대체 C마운트 렌즈가 뭐냐 이거죠.

C마운트 렌즈는 최초, 16mm 무비카메라용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이게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m25 렌즈, CCTV렌즈, TV렌즈, Bolex 렌즈까지 꽤나 골치 아파보입니다만 NEX에 물릴 심산이라면 생산 시기만 다를 뿐이지 결론적으로 거의 동일한 마운트의 렌즈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렌즈 마운트면을 깎느니 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고 말이죠. 어쨌거나 위의 단어로 이베이에서 검색해서 튀어나온 모든 렌즈는 어댑터 하나만 있으면 물리적으로 NEX와 간단히 결합이 가능합니다. 물론 35mm 보다 광각인 렌즈는 동굴현상이 생기겠죠.

그런데 직접 이베이에서 검색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C마운트 렌즈의 가격이 만만찮습니다. 특히 Bolex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16mm 무비카메라용 렌즈들은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초월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리고 그 이후에 생산되었다고는 하나 메이저 카메라 회사에서 만든 TV렌즈(대부분 일본카메라 회사에서 생산)도 비싸긴 매한가지입니다.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주는 C마운트 렌즈는 정녕 없는가, 라고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에서 만든 CCTV용 렌즈들은 가격이 참 착하거든요. 그리고 그 CCTV용 렌즈중에 오늘의 주인공인 Fujian 35mm f1.7렌즈가 있습니다.




4. Fujian 35mm f1.7의 MTF 차트?



상단의 사진은 Fujian 35mm f1.7을 NEX-5에 장착하여 촬영했습니다. 평소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리사이징했어요. 사진이 좀 커야 다들 장비리뷰에서 말하는 화질을 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애석하게도(?) Fujian 35mm f1.7의 MTF 차트 같은 건 없어요. 그냥 결과물을 보고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장비의 객관적인 수치에 목매는 인간이 아니라 남들 다하는 별별 테스트 사진은 안찍었어요. 아니, 못찍었어요. 그런 테스트 촬영을 위한 준비물이 없거든요. 쩝.

여튼, 상단의 사진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시면 단박에 주변부 화질에 문제가 있음을 눈치챌 수 있을겁니다. 이미지서클은 APS-C 사이즈의 센서를 커버할지 모르겠지만 이 렌즈는 CCTV를 위해 설계된 렌즈이기 때문입니다. 휠을 굴려 2번챕터에서 다뤘던 도표를 한번 다시 봐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Fujian 35mm f1.7은 16mm라고 표시된 녹색 직사각형에 들어갈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렌즈입니다. 그러니 그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의 화질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설계된 것이죠.

그래서 중앙부분을 100% 트리밍해서 보면 사실 못쓸 정도의 렌즈가 아닌 걸 알 수 있죠. 낚시대의 끝부분까지 잘 묘사하고 있거든요. 상단의 이미지에서 그나마 선명하게 표현된 부분을 흰색선으로 영역을 그려봤습니다. 딱 저정도가 Fujian 35mm f1.7렌즈가 표현할 수 있는 선명한 이미지의 한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주변부를 자세히 보면 화질저하 현상이 꽤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시계방향으로 차례대로 원본사진의 좌측 상단, 상단, 좌측 하단을 100% 트리밍했는데 비슷한 거리에 놓여있는 피사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으로 갈 수록 화질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될 것은 그저 재미없이 뿌옇게 흐려지는 결과물을 얻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방파제 부분을 자세히 보면 형태를 유지하면서 보케로 표현되고 있거든요. 바로 이게 Fujian 35mm f1.7 렌즈의 특징입니다. 수치의 논리로 이야기하면 저급한 렌즈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이 렌즈 만의 개성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는 일종의 편법으로 Fujian 35mm f1.7 렌즈를 NEX에 물려서 쓰게 되는 것이고 주변부 화질 저하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어요. 이런 사실이 엄청나게 신경쓰이고 당최 사진찍을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으면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Fujian 35mm f1.7 렌즈는 영입하지 않는 게 답입니다. 조리개를 아무리 조여도 주변부 화질이 좋아지지 않거든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화질이 좋다느니 선예도가 칼같다느니 하는 방식의 리뷰는 렌즈 생산회사의 몫이 아닐까 싶어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이 렌즈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표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여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Fujian 35mm f1.7 렌즈의 결과물을 주욱 붙여나갈까 합니다. 제가 언급한 이렌즈만의 독특한 주변부 화질저하 현상을 주목해서 보시면 좋겠어요. 적당한 거리로 구도를 잡아 약간의 꼼수를 부리듯 중앙부 근처부터 주변부까지 자연스럽게 보케가 맺히게 찍은 사진들도 있으니 오해는 마시구요.




5. Fujian 35mm f1.7 결과물














































































































































6. 마치며

이쯤되면, CCTV용으로 나온 이 렌즈를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 말이죠. 제가 이 렌즈를 구할 때만 해도 국내엔 이 렌즈를 취급하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베이를 통해 구매하는 방법 외에 답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엔 이베이에서 Fujian 35mm로 검색을 하면 아예 상품이 뜨질 않아요. 그럴 경우엔 c mount 35mm로 검색한 다음에 가장 저렴한 가격의 렌즈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제가 지금 쓰고 있는 Fujian 35mm f1.7렌즈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국내에서도 어댑터를 포함해서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름은 Fujian이 아닙니다.

원래 이 렌즈를 생산한 곳은 중국의 Fujian Forecam Optics사입니다. CCTV 장비 전문 생산 업체지요. 이런 생산 공장에서 OEM으로 상품을 제작하는 일은 흔합니다. 현재 동일한 렌즈로 추정되는 상품을 호루스벤누 35mm f1.7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99.99% 동일한 렌즈입니다.

NEX시리즈, 혹은 마이크로 포서드에 C마운트 렌즈를 장착하는 유저가 많아지자 국내의 카메라 주변기기 업체인 이 회사가  OEM으로 주문한듯 해요. 괜히 골치 아프게 시간버려가면서 이베이를 알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국내 쇼핑몰 최저가 검색으로 어댑터와 함께 질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아, 참고로 이 렌즈는 개체별로 외관의 완성도, 내구성에서 부터 결과물까지 약간의 편차가 있는 편입니다. 소위말하는 뽑기운이 따라야 한다는 거죠.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으니 그정도는 감수하셔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제품이라면 구매한 곳에 반품이나 교환을 요청해도 되겠습니다. 국내에서 구매하면 그런 점이 좋더군요. 저 처럼 이베이로 주문했는데 불량품을 받아드신 분은 허탈한 웃음으로 허허 웃는 것 외엔 딱히 방법이 없더라구요. 허허허허.

그리고 C마운트 렌즈를 추가로 구매할 의향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팁. 단렌즈는 35mm 이상을 알아보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줌렌즈는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극소수의 일부 렌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줌렌즈는 이미지 서클이 좁아요. 줌렌즈의 화각이 35mm 이상을 지원한다해서 덥석 지르시면 동굴현상때문에 눈물을 흘리실지도 모릅니다.

아직 NEX에 물려서 쓸만한 제대로 된 E마운트 단렌즈가 없기 때문에 임시 방편으로 이종교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우수한 화질의 밝고 쨍쨍한 렌즈가 발매되었을 때 이종교배를 통한 C mount 렌즈 사용이 사라질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왜냐면 C mount 렌즈가 표현해주는 독특함이 있거든요. 이러한 독특한 렌즈는 평균 이상의 렌즈질을 담보해야 하는 대기업에서 결코 생산될 수 없죠. 수치적으로는 분명 이미지서클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저급한 렌즈니까요.

Fujian 35mm f1.7 렌즈가 가지는 한계는 분명합니다. 동시에 이 렌즈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요. 더불어 작고 가볍고 밝다는 기계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만듦새는 떨어지죠.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 생각해요. 어떤 사진을 찍고자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스스로의 몫인 것 처럼 말이죠.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Fujian 35mm f1.7렌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렴한 장비에 대한 짧은 리뷰였는데, 도움이 되셨으려나 모르겠네요. 제 리뷰가 여러분의 즐거운 사진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만 총총.



2010.12.21 EastRain 東雨






:: 주변부 화질저하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은 http://eastrain.co.kr/1117에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이 리뷰에서 언급하면 중복될 것 같아 생략했습니다. 해당 링크를 꼭 한 번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본 리뷰는 어떤한 목적의 펌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링크로 연결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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