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X-70에 맞는 필름은 단종!?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중에 SX-70이라는 카메라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누가 됐건 SX-70을 한번 손에 쥐게 되면 독특하고도 실용적인 디자인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을 그자리에서 바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에 반할 수 밖에 없었지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여느 취미사진가처럼 SX-70 한 대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것도 Model2 White Version으로 말이죠.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저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죠. 그런데 어찌된 게 그 카메라에 물릴 수 있는 폴라로이드사의 필름들은 점점 가격이 뜁니다. 그리고 2008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폴라로이드사의 즉석필름 단종, 이라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뉴스였어요. 가격이 비싸도 좋으니(어차피 폴라로이드 필름을 매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가끔씩이라도 펄럭, 하는 소리를 내며 SX-70을 펼쳐서는 철커덕 하는 셔터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말이죠. 한참을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있지 않아 더욱 놀라운 뉴스를 듣게 됩니다. 바로 폴라로이드 필름을 생산하던 공자의 노동자들이 공장 설비를 인수, 새로운 필름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리고 폴라로이드용 즉석필름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이름을 'IMPOSSIBLE project'라 명명했습니다. 사실 공장의 설비 인수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문제는 필름을 생산하기 위한 원천기술이 문제였기 때문이죠. 폴라로이드사는 각종 특허와 관련된 것은 일절 넘기지 않았고 결국 모든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2. IMPOSSIBLE?!

IMPOSSIBLE project(http://www.the-impossible-project.com)가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필름이 생산될지는 아무도 몰랐죠. 그리하여 2008년부터 제 SX-70은 아름다운 자태를 접어두고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3월, 본격적으로 IMPOSSIBLE project의 첫 필름이 생산되기 시작했지요. 처음 발매된 필름은 오른쪽에 보이는 저 흑백필름이었습니다. 최초의 PX 필름과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죠. 아무래도 백지상태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작업이다보니 완벽하지 못했고 현상액이 터진다거나 이미지가 사라져버린다거나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치명적인 문제점은 고쳐졌고 이미지의 퀄러티또한 많이 안정화되었습니다.

그리고 IMPOSSIBLE project는 많은 유저들이 기다리고 있는 컬러필름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고 그 첫번째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바로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죠.


3.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

저는 이제부터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일단 이 필름의 특성과 사전에 미리 알아둬야 할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차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 PX 70 Color Shade Film 은 기존의 폴라로이드사에서 생산된 컬러필름과 동일한 컬러, 해상력, 안정성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 우리가 본 것과 같은 색을 찍어주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푸른색 혹은 녹색베이스의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 필름의 감도는 125 정도이며 SX-70에서는 약간의 노출보정이 필요합니다.
◆ 안정성의 문제 때문에 사진을 찍고 난 직후에는 자외선에 상당히 약합니다. 찍는 즉시 필름 앞면을 뒤집어 자외선으로 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이 정도가 이 필름을 사용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기존의 폴라로이드 필름에 비하여 까다로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까요? 일단 다음 챕터는 결과물만 올리겠습니다. 한번 쭉 보시죠.


4.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의 결과물






5. 선택은 유저의 몫

현재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필름은 PX 시리즈뿐입니다. 단서는 이것 하나,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꽤 많은 지점을 생각해야합니다.

우선 싫든 좋든 가지고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선 PX필름밖에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IMPOSSIBLE project의 PX 필름이 싫다면 결론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지 않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결론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PX 70 Color Shade Film이 만들어주는 사진에 대한 의견은 극과 극으로 나뉠 수 밖에 없습니다. 발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면 문제점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폴라로이드 유저로서, IMPOSSIBLE project의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저라면 분명 다른 관점으로 이 필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시장은 냉정합니다. 소비자의 시선은 날카롭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으로만 PX필름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앞으로 영영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는 세상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폴라로이드 필름이 사라지는 순간, 진정한 아날로그 사진은 자신의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우리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아날로그 사진을 즐길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폴라로이드 카메라이기 때문입니다. 찍는 순간부터 결과물을 받아드는 순간까지 단 한 번의 디지털 작업도 이루지지 않기 때문이죠.(일반적인 컬러필름은 인화를 하기전에 대부분 디지털 스캔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전, 이 푸르딩딩한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 의 결과물이 애틋합니다. 지금 당장 선명한 색을 만들어주지 못하더라도 언젠간 기존의 폴라로이드 필름보다 훨씬 좋은 사진을 뽑아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뭐랄까요, 지금 PX 시리즈 필름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소비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각종 문제점을 테스트하고 모든 과정을 함께 하며 최종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Impossible Project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든달까요.

여튼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냉정한 소비자가 될 것인가, Impossible Project 팀의 일원이 될 것인가 하는 고민 말이죠.
 


:: 현재 PX 70 Color Shade Film / First Flush 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http://toycamera.co.kr/ 이며
   자세한 사용법과 주의사항은 아래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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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

언제 부터인가 CS 21mm 렌즈가 조금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욕심이 조금씩 조금씩 제 머리를 갉아먹고 들어왔더랬습니다. 하긴 인간의 욕심이란 게 어디 그렇게 쉽게 내쳐지던가요. 그런데 막상 RF 카메라에 물릴 수 있는 10미리대의 초광각 렌즈를 하나 장만하려고 보니 딱히 고르고 자시고 할 게 없더군요. 신의 눈이라 불리시는 그분과 코시나에서 생산한 Heliar 15mm 둘중에 하나더라구요. 아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제가 돈이 어딨나요. 먹고 죽으려 해도 그럴 돈은 없습.. 아니, 차라리 먹고 죽고 말지요;;;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큰 고민없이 Heliar 15mm를 장만하게 됩니다. 그게 대략 1년하고도 4개월 전쯤이네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Heliar 15mm가 저렴한 렌즈, 라고 딱잘라 말하긴 어렵죠. 신품가 60만원의 렌즈가 싼 렌즈는 아닙니다만, 장터 거래가는 30만원 중반에서 40만원 중반까지 걸쳐 있어 눈 딱 감고 지르기에는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 많은 분들이 살까말까를 수없이 고민하는 렌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RF카메라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10미리대의 광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녀석 말고 딱히 마땅한 대안이 없어요. 그래서 사용기 제목을 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라 붙여 봤습니다. 어딘가 어색하고 어딘가 불안한 제목이긴 합니다만, 그냥 밀어 붙이겠습니다. 이정도 작명 센스는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Super wide Heliar 15mm F4.5는 어떤 렌즈?

약간 거저 먹는 것 같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렌즈의 스팩이나 설명은 코시나 홈페이지의 이미지로 대신할까 합니다. (문제가 된다면 이미지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요점만 살펴본다면 이렇습니다.

● 15mm F4.5, 회각 110˚ 의 초광각 렌즈
● 거리계 연동이 되지 않으며, 목측으로 거리 조절
● L마운트(m39 스크류 마운트)
● 필터 장착 불가능

특징은 대충 이정도가 되겠네요. L마운트라 베사 R, 라이카 바르낙, 러시아카메라 등에도 마운트가 가능하고 LTM어댑터 링을 사용하면 M마운트 카메라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Ultra wide Heliar 12mm 렌즈와 함께 니콘F마운트로도 발매 된바있습니다. 물론 렌즈설계의 특성상 미러업을 하고 외장파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어야만 했지요.

잡다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이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어떨까요?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RF카메라를 사용하고, 큰 부담 없이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싶다면 Super wide Heliar 15mm가 해답이다, 라고요.


Super wide Heliar 15mm F4.5에 대한 단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15mm 초광각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에 왜곡이 없을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수평을 맞추면 비교적 왜곡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카메라를 숙이거나 올리며 여차없이 왜곡이 나타납니다. 사람의 얼굴이 길죽하게 늘어나는 건 다반사고 빌딩이 기우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게 광각렌즈의 매력 아니던가요. 저는 이 렌즈가 보여주는 왜곡이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은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뺄것을 빼는 작업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광각렌즈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한 화면에 너무도 많은 요소들이 네 귀퉁이 안에 비집고 들어와 비틀거리며 자리를 잡아 버리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이 초광각 렌즈의 광활함에 부담이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만, 한롤 두롤 사용을 하면서 느낀 결론은 뺀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말자, 는 것입니다.

오히려 뺀다는 개념으로 구도를 잡기보단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게 처리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죠. 어떻게 보면 그게 또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어요.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요소들을 넓은 파인더 안에서 요령껏 덩어리 짓고 그 속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 말이죠.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4.5에서 부터 조리개 값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에 F값 8이하로 촬영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다름 아닌 목측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초광각 렌즈인만큼 F8만 되어도 0.5m에서 부터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사실 초점 맞추기 귀찮아서 그런 거죠. 조리개 우선모드를 지원하는 카메라에서는 초광각 렌즈를 탑재한 똑딱이 카메라로 변신하게 되니, 이처럼 스냅에 강한 렌즈가 또있을까싶습니다.

F값 11이상에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베일듯 날카롭다는 느낌마저 들고 콘트라스트도 강한 편입니다. 이렇게 작은 렌즈가 그토록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조리개를 개방하면 할 수록 소위 말하는 '쨍한'사진을 얻기는 힘들어집니다. 그렇다고 개방에서 못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말이 너무 많았네요. 이쯤에서 작례사진들을 올려야 지루함이 가시겠죠?
모든 사진은 Bessa R, Zeiss ikon으로 촬영했습니다.


작례사진

























































































































































































● 부족한 사용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사용기는 어떠한 목적의 펌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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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non Camera Museum(http://www.canon.com/camera-museum)



1.만남

M39스크류 마운트 카메라로 제대로된 사진을 시작했던 게 실수였던 걸까요.

처음에는 싸고 쓸만하고 예쁘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러시아 카메라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렌즈를 구비하면서 저는 그 시작부터가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찌그리 많은 종류의 렌즈가 한종류의 마운트로 생산이 되었는지.

M39 스크류 마운트는 정말이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스팩트럼이 넓은 뽐뿌의 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Fed 5c로 시작한 저의 m39스크류 마운트 렌즈 편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문제는 언제나 돈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렌즈는 수도 없이 늘어가건만 저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었죠.

M39 스크류 마운트에는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렌즈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그마저도 좀 무리였달까요.


처음 밝은 렌즈를 가지게 된건 Jupiter 3 50mm f1.5였습니다.

한동안 그 Jupiter 3를 뻔질나게 썼더랬습니다.

하지만, 그게 밝은 렌즈의 저주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 Canon 50mm f1.2를 만나다

뽐뿌에 힘겨워 했던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돈은 없는데 f1.2렌즈를 쓰고 싶다면 답은 요놈 뿐이라고요.

f1.2의 밝기를 가진 렌즈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라 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이친구를 쓰는 건 나쁘지 않겠다고

스스로 끊임없이 최면을 걸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제 손에는 거의 민트급에 가까운 Canon 50mm f1.2렌즈가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영롱한 호박빛 코팅의 이친구를 만난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뛰는군요.

물론 지금은 제손에서 실사용기 수준으로 외모가 변했습니다만....


첫만남을 회고해 보자면, '이놈 참 단단하고 무겁구나'였습니다.

322g에 이르는 엄청난 무게와 필터 구경 55mm에서 오는 중압감은

Bessa 시리즈와 같은 제아무리 가벼운 바디에 마운트시켜도 중세 기사와 같은 위용을 자랑케 했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사실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RF카메라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스냅성을 갉아먹는 렌즈랄까요.



3. 어차피 자기만족!

f1.2렌즈를 쓴다는 것, 그거 어차피 다 자기만족 아니던가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고작 반스톱의 밝기를 얻기 위해 엄청나게 커지고 무거워지는 단점을 껴안을 필요가 없지요.

지금 열심히 이 렌즈를 쓰고 있지만 쓰다보니 1.2의 조리개 값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1.4나 1.2나 셔터스피드가 같은 경우가 많거든요.

정말 우습지 않습니까?

이 렌즈를 물리는 카메라들 대부분이 중간 셔터스피드가 없기에

반스톱밖 정도에 차이가 나지 않는 1.2나 1.4나 거의 같은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화질을 확보하기 위해 1.4에 두고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특히 네거티브 필름을 즐겨쓰는 제겐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이토록 비실용적인 렌즈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실용적인 측면만 따지면 그게 어디 예술이고 그게 어디 사진이냐,

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합니다. 그게 무서운겁니다. 그래서 뽐뿌는 끝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 하는 게 좀 부끄럽지만 1.2를 자주 안쓰는 이유는 초점이 너무 잘 나가서 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초점 맞추는 데 신경쓰게 되고 인물사진을 좀 찍을라치면 사람들이 지루해할 정도입니다.



4. 나는 소프트함과 뒷흐림을 즐긴다

이것도 몇몇 분들에게는 욕들어먹을 법한 취향인데, 저는 뒷흐림을 즐깁니다.

심도가 얕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그걸 즐기고 깊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또 그걸 즐깁니다.

50mm 이상의 렌즈라면 렌즈별 뒷흐림을 즐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되고요.

뭐 여튼 구차한 변명은 이쯤하고, 이 렌즈의 보케를 간략하게 설명할께요.

총 11장의 날로 이뤄진 조리개는 대략 f2.0 정도에서 부터 톱니 모양을 이룹니다.

당연히 보케의 모양도 그런 모습을 뛰게 됩니다.

최대개방 근처에서는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일명 회오리보케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대구경렌즈 특유의 뒷흐림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f2.0 이전의 조리개에서는 현행랜즈들에 비해 소프트한 결과물을 보게 되는 데 사실 그게 또 올드렌즈 쓰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정도 가격에 f1.2렌즈를 쓰는데 까짓 소프트함이 문제겠습니까. 어차피 다 자기만족인데 말이죠. 허허허.



5. 결론은, 그냥 쓰자

무겁고 불편해도 이녀석이 만들어주는 결과물이 그다지 나쁜 게 아니라 꽤나 괜찮았기에

f1.2의 밝기는 둘째 치더라도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에 그냥 이친구를 오래오래 써볼 생각입니다.

f1.2라는 스팩에 혹했지만 그 육중함에 실망했고, 그러나 그 결과물에 이친구의 진가를 알았다고나 할까요.

1년 넘게 이친구가 제 50mm 주력렌즈로 활동하고 있는데, 좀더 오래 갈 것 같네요.

이래놓고 또 언제 갈아치울지 모르지만요.



6. 작례

글을 쓰다가 조금 지쳤습니다. 사진마다 어떤 카메라와 어떤 필름으로 찍었는지 일일이 명기하기가 조금은 귀찮습니다...

성의 없이 마무리지어서 죄송합니다. f1.2렌즈의 사용기인만큼 개방근처의 결과물을 주로하여 작례를 꾸몄습니다.

모자란 사진이지만 끝까지 봐주세요~































































































































































































































































































:: 여기서 부터는 R-d1s로 촬영한 결과물들입니다. 참고하세요.
































































































7. 그외 잡설

케논의 0.95렌즈보다 이 렌즈의 발매가가 더 비쌌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지금은 레어 아이템이 되어버린 19mm f3.5는 이 렌즈의 2/3가격에 출시되었지만 현재 거래가격은...

마찬가지로 35mm f1.5렌즈 또한 지금은 고가에 거래되지만 발매당시 가격은 50mm f1.2의 절반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제조사의 의도와는 별개로 세월이 지나 사용자들에 의해 다시 재평가 되는 렌즈들의 중고가, 이거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여튼, 부족한 사용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사진생활 하세요~


:: 본 사용기의 내용과 사진은 허락없는 펌을 금합니다.

2008.2.23 Eas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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