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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non 50mm f1.2 m39 Screw mount - 최소의 비용으로 f1.2 렌즈를 써보자! 24 200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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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non Camera Museum(http://www.canon.com/camera-museum)



1.만남

M39스크류 마운트 카메라로 제대로된 사진을 시작했던 게 실수였던 걸까요.

처음에는 싸고 쓸만하고 예쁘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러시아 카메라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렌즈를 구비하면서 저는 그 시작부터가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찌그리 많은 종류의 렌즈가 한종류의 마운트로 생산이 되었는지.

M39 스크류 마운트는 정말이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스팩트럼이 넓은 뽐뿌의 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Fed 5c로 시작한 저의 m39스크류 마운트 렌즈 편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문제는 언제나 돈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렌즈는 수도 없이 늘어가건만 저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었죠.

M39 스크류 마운트에는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렌즈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그마저도 좀 무리였달까요.


처음 밝은 렌즈를 가지게 된건 Jupiter 3 50mm f1.5였습니다.

한동안 그 Jupiter 3를 뻔질나게 썼더랬습니다.

하지만, 그게 밝은 렌즈의 저주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 Canon 50mm f1.2를 만나다

뽐뿌에 힘겨워 했던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돈은 없는데 f1.2렌즈를 쓰고 싶다면 답은 요놈 뿐이라고요.

f1.2의 밝기를 가진 렌즈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라 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이친구를 쓰는 건 나쁘지 않겠다고

스스로 끊임없이 최면을 걸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제 손에는 거의 민트급에 가까운 Canon 50mm f1.2렌즈가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영롱한 호박빛 코팅의 이친구를 만난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뛰는군요.

물론 지금은 제손에서 실사용기 수준으로 외모가 변했습니다만....


첫만남을 회고해 보자면, '이놈 참 단단하고 무겁구나'였습니다.

322g에 이르는 엄청난 무게와 필터 구경 55mm에서 오는 중압감은

Bessa 시리즈와 같은 제아무리 가벼운 바디에 마운트시켜도 중세 기사와 같은 위용을 자랑케 했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사실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RF카메라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스냅성을 갉아먹는 렌즈랄까요.



3. 어차피 자기만족!

f1.2렌즈를 쓴다는 것, 그거 어차피 다 자기만족 아니던가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고작 반스톱의 밝기를 얻기 위해 엄청나게 커지고 무거워지는 단점을 껴안을 필요가 없지요.

지금 열심히 이 렌즈를 쓰고 있지만 쓰다보니 1.2의 조리개 값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1.4나 1.2나 셔터스피드가 같은 경우가 많거든요.

정말 우습지 않습니까?

이 렌즈를 물리는 카메라들 대부분이 중간 셔터스피드가 없기에

반스톱밖 정도에 차이가 나지 않는 1.2나 1.4나 거의 같은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화질을 확보하기 위해 1.4에 두고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특히 네거티브 필름을 즐겨쓰는 제겐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이토록 비실용적인 렌즈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실용적인 측면만 따지면 그게 어디 예술이고 그게 어디 사진이냐,

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합니다. 그게 무서운겁니다. 그래서 뽐뿌는 끝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 하는 게 좀 부끄럽지만 1.2를 자주 안쓰는 이유는 초점이 너무 잘 나가서 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초점 맞추는 데 신경쓰게 되고 인물사진을 좀 찍을라치면 사람들이 지루해할 정도입니다.



4. 나는 소프트함과 뒷흐림을 즐긴다

이것도 몇몇 분들에게는 욕들어먹을 법한 취향인데, 저는 뒷흐림을 즐깁니다.

심도가 얕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그걸 즐기고 깊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또 그걸 즐깁니다.

50mm 이상의 렌즈라면 렌즈별 뒷흐림을 즐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되고요.

뭐 여튼 구차한 변명은 이쯤하고, 이 렌즈의 보케를 간략하게 설명할께요.

총 11장의 날로 이뤄진 조리개는 대략 f2.0 정도에서 부터 톱니 모양을 이룹니다.

당연히 보케의 모양도 그런 모습을 뛰게 됩니다.

최대개방 근처에서는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일명 회오리보케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대구경렌즈 특유의 뒷흐림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f2.0 이전의 조리개에서는 현행랜즈들에 비해 소프트한 결과물을 보게 되는 데 사실 그게 또 올드렌즈 쓰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정도 가격에 f1.2렌즈를 쓰는데 까짓 소프트함이 문제겠습니까. 어차피 다 자기만족인데 말이죠. 허허허.



5. 결론은, 그냥 쓰자

무겁고 불편해도 이녀석이 만들어주는 결과물이 그다지 나쁜 게 아니라 꽤나 괜찮았기에

f1.2의 밝기는 둘째 치더라도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에 그냥 이친구를 오래오래 써볼 생각입니다.

f1.2라는 스팩에 혹했지만 그 육중함에 실망했고, 그러나 그 결과물에 이친구의 진가를 알았다고나 할까요.

1년 넘게 이친구가 제 50mm 주력렌즈로 활동하고 있는데, 좀더 오래 갈 것 같네요.

이래놓고 또 언제 갈아치울지 모르지만요.



6. 작례

글을 쓰다가 조금 지쳤습니다. 사진마다 어떤 카메라와 어떤 필름으로 찍었는지 일일이 명기하기가 조금은 귀찮습니다...

성의 없이 마무리지어서 죄송합니다. f1.2렌즈의 사용기인만큼 개방근처의 결과물을 주로하여 작례를 꾸몄습니다.

모자란 사진이지만 끝까지 봐주세요~































































































































































































































































































:: 여기서 부터는 R-d1s로 촬영한 결과물들입니다. 참고하세요.
































































































7. 그외 잡설

케논의 0.95렌즈보다 이 렌즈의 발매가가 더 비쌌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지금은 레어 아이템이 되어버린 19mm f3.5는 이 렌즈의 2/3가격에 출시되었지만 현재 거래가격은...

마찬가지로 35mm f1.5렌즈 또한 지금은 고가에 거래되지만 발매당시 가격은 50mm f1.2의 절반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제조사의 의도와는 별개로 세월이 지나 사용자들에 의해 다시 재평가 되는 렌즈들의 중고가, 이거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여튼, 부족한 사용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사진생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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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3 Eas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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