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두번째 강의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노출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과연 토이카메라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까 합니다.
자,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초보라면 한글자도 놓치지 말고 정독하세욧!


1. 초보를 위한 사진기초

노출 측정을 비이커에 물을 담는 것과 비교해보자구요

① 노출에 대한 이해

- 흔히들 말하는 적정노출이란 필름에 적정한 빛이 노광되는 값을 말합니다.
- 보통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이용하여 노출을 조절하게 됩니다.
- 비커에 물이 가득 담기는 순간을 적정노출에 비교하자면
-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조리개로 볼 수 있으며
- 얼마동안 수도꼭지를 열어 놓을 것인가를 셔터스피드로 볼 수 있겠지요.
- 이렇듯 조리개 개방 값과 셔터스피드 시간에 따라 노출이 결정됩니다.


② 셔터스피드
- 말 그대로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이며
- 통상적으로 보통의 수동 카메라들은 1초-1/2000초 사이의 셔터스피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셔터 스피드가 짧을 수록 노광되는 빛이 적게 되며
- 셔터스피드에 따라 피사체의 움직임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요.
- 셔터스피드가 느려지면 흐르는 듯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으며
- 셔터스피드가 빨라지면 순간의 이미지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 B셔터는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셔터가 열려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숫자가 작을 수록 조리개는 개방됩니다

③ 조리개

- 조리개 값은 보통 렌즈에 F의 알파벳으로 표기가 되어 있으며
- 통상 적으로 1.x부터 32 정도 사이의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 조리개 수치는 숫자가 작을수록 더 많이 개방하게 되며
- 숫자가 클수록 개방 수치는 줄어들게 됩니다.
- 조리개를 개방하면 심도가 얕아져 초점 맞는 범위가 좁아지며
-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져 초점 맞는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 이처럼 조리개 개방값에 따라 심도를 달리하여 원하는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죠.
- 심도는 같은 조리개 값이라 하여도 광각렌즈에서 더 깊어지며 망원렌즈에서 더 얕아집니다.




④ 필름의 종류

- 필름은 크게 흑백 필름과 컬러 필름을 나뉘며
- 컬러 필름은 네거티브 필름과 포지티브(슬라이드)필름으로 나뉩니다.
- 예외적으로 흑백 슬라이드 필름(scala)이 있으며
- 컬러 현상액으로 현상하는 흑백필름(ILFOD XP2, Kodak BW400CN)도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모든 필름은 각각 감도가 정해져 있으며
- 현재 판매중인 필름의 감도는 ASA 50부터 3200까지 다양합니다.
- 대체로 감도가 낮을수록 입자가 고우며 감고가 높을 수록 입자가 거칠게 표현됩니다.
- 하지만 필름 감도가 높을수록 광량이 적어도 사진을 찍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2. 토이카메라와 노출

토이카메라는 고정노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토이카메라는 고정 조리개, 고정 셔터스피드인 경우가 많습니다.
- 조리개 값은 8~11 사이이며 셔터스피드는 1/100초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 이와 같은 고정 노출값은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감도 ASA 100으로 촬영했을 경우의 적정노출값입니다.
- 일반적으로 토이카메라에서는 네거티블 필름의 관용도를 이용하여
  어느정도의 노출 변동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는 아래로 한스탑, 위로는 두스탑 정도까지 커버가 가능하거든요.
- 따라서 날씨가 흐려지거나 하지 않는 한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 감도 100~200을 사용하면 적정 노출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 홀가 등 B셔터를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의 경우에는 장노출을 이용하여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 토이카메라는 대체로 포커스 프리인 경우가 많으며 1미터 이상에서부터 무한대까지
  모두 초점이 맞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3. 토이카메라 촬영기술

토이카메라는 맑은날 야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① 쨍한 사진을 얻고 싶다면

- 꼭! 맑은 날 야외에서 촬영하세요!
- 필름 사진의 특성상 노출이 부족하게 찍힌 사진보다 과다로 찍힌 사진의 경우가 후보정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 따라서 감도 200정도의 필름으로 야외에서 촬영하세요~!

② 역광이나 그늘에서 인물이나 특정 피사체를 밝게 찍고 싶다면
- 플레쉬가 달린 카메라는 플레쉬를 터트리면 되겠군요.
- 플레쉬가 없는 경우에는, 글쎄요. 반사판 등의 도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겠군요.
- 예, 플레쉬가 없는 토이카메라는 이런 경우 딱히 다른 답이 없답니다.

③ 심도표현은 불가능한가?
- 거리조절이 지원되지 않는 토이카메라는 포커스 프리이기 때문에 1미터~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 따라서 1미터 이전에는 초점이 맞지 않음을 꼼수처럼 이용할 수 있겠군요.
- 미스터 마크로의 경우 접사렌즈를 이용, 심도 표현이 가능 하구요,
- 목측식 토이카메라의 경우 거리조절을 통해 심도표현이 가능합니다.

④ 목측식 카메라
- 평소에 자신의 팔을 쭉 뻗은 상태의 길이를 알아두고 촬영시 거리를 짐작하여 촬영해보세요.
- 스트랩의 길이를 미리 알아두고 이를 통해 거리를 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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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포맷 HOLGA의 탄생
사실, 누가 뭐래도 토이카메라의 왕은 홀가가 맞습니다. 이렇게 단언하면 로모 LC-A가 왕 아니냐, 라고 테클 거시는 분이 둬분 계시는데 죄송하지만 로모 LC-A는 토이카메라가 아닙니다. 엄연히 코팅 유리렌즈를 탑재하고 전자식 노출계와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고 있는 로모 LC-A는 토이카메라의 범주에 들지 않는답니다.(안끼워주는 게 아니라 못끼워주는 겁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말이죠. 매력적인 비네팅과 보는 이로 하여금 멍때리게 만드는 몽환적인 이미지, 개성적인 색감까지 누가 봐도 홀가 120시리즈는 매력 만점의 토이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필름 포맷이죠. 홀가는 기본적으로 120 중형 필름을 사용하는 토이카메라입니다. 톡 까놓고 말해서 120 중형 필름은 일반적인 취미사진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죠. 그래서 120 필름을 제대로 취급하는 현상소도 드물구요.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편의성'의 문제때문에 홀가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고이 접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유저에게도, 생산자에게도 그다지 달가운 상황이 아니였죠. 2007년 초반, HOLGA사는 135 필름을 사용할 수 있는 시리즈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고 그해 말,  완성 제품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세상에, 135필름을 사용하는 홀가라뇨. 상상도 못할 일이었거든요.


HOLGA 135 시리즈의 종류와 특징
HOLGA 135는 135, 135 BC, 135PC. 이렇게 총 3개의 시리즈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셋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HOLGA 135    : 135 시리즈의 베이스가 되는 기종.
HOLGA 135BC: 135에 비네팅 효과를 더한 기종
HOLGA 135PC: 기본 렌즈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핀홀렌즈를 붙인 기종

표로 설명을 하는 게 좀더 이해하기 편할 것 같네요.

  비네팅 렌즈
 B셔터 일반셔터
조리개 조절
 HOLGA 135
 X
 플라스틱렌즈
47mm f8
 O
 O O
 HOLGA 135 BC
 O  플라스틱렌즈
47mm f8
 O  O
O
 HOLGA 135 PC
 O  핀홀렌즈
f175
 O  X X

일단 자신의 취향이 비네팅이 있는 사진을 선호한다면 BC나  PC를 선택하면 될것 같군요. 물론 PC의 비네팅은 핀홀 카메라 특유의 느낌이라 일반적인 토이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느낌과는 다릅니다. 기존의 다른 핀홀 카메라들이 만들어주는 이미지를 참고하면 될 것 같네요.

세 기종 모두 카메라의 기본적인 외형은 같으며 B셔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두운 곳이나 흐린날에도 장노출로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합니다.(PC는 기본적으로 B셔터로만 촬영이 가능)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바디의 기본 만듦새가 같기 때문에 모두 셔터릴리즈를 사용할 수 있으며 플레쉬 장착도 가능합니다.

135와 135BC는 동일한 렌즈를 사용합니다. 즉 135BC의 렌즈가 비네팅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바디 내부에서 제어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카메라 뒷판을 열어 렌즈부 쪽을 보면 가장자리 부분을 가리고 있는 플라스틱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부품이 비네팅을 만들어주게 됩니다.

왼쪽이 f8, 오른쪽이 f11

둘의 조리개 설정 기능도 동일합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PC를 제외한 홀가 135 시리즈는 2단계로 조리개 조절이 가능합니다. 좌측이 f8의 상태이며 우측이 f11의 상태입니다. 기존의 홀가 120에서는 조리개 조절 버튼이 있어도 실제로는 작동을 하지 않았지만 135 시리즈는 눈으로 보기에도 분명히 빛의 양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외로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토이카메라의 특성상 감도 200 이상의 필름을 종종 사용하게 되는데 아주 맑은 날에는 f8로 노출이 오버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한 단계만 노출을 줄여줘도 좀더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셔터릴리즈는  확연히 기존의 홀가 120 시리즈보다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홀가 120 시리즈는 카메라 자체에 셔터릴리즈를 장착할 수 없었습니다. 개조를 하거나, 홀가 전용 부품을 따로 구매하여 렌즈부에 장착을 해야만 셔터릴리즈를 사용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모든 135 시리즈들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셔터부에 바로 릴리즈를 꽂아서 쓸 수 있습니다. B셔터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매 부품 없이는 불안한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홀가 120 시리즈 보다 확실히 개선된 부분입니다. 장노출 사진을 찍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릴리즈를 사용한 사진과 사용하지 않은 사진은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아주 약간의 움직임이라 하더라고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노출 사진은 안정성이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릴리즈는 그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이처럼 홀가 135 시리즈들은 기존 120 시리즈의 단순 축소판이 아니라 각종 기능과 편의성에 있어서 한단계 더 나아간 카메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 카메라인 것이지요.




HOLGA 135 시리즈도 King of toycamera가 될 수 있을까
사실 120 필름을 쓰는 토이카메라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메라는 그 종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홀가 120 시리즈와 재생산되는 다이아나 정도가 다일겁니다. 하지만 135 판형으로 눈을 돌리면 춘추 전국시대라 불러도 될만큼 다양한 토이카메라가 존재합니다.

과연 그 속에서 홀가 135 시리즈들은 '왕'의 칭호를 물려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그런 칭호를 들을 만큼 신경쓴 135 토이카메라 같습니다. 일단 만듦새가 좋은 편입니다. 다른 토이카메라에 비해 고장률도 낮은 편이구요. 목측식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며 손쉬운 다중노출과 B셔터 기능까지 토이카메라들 중에서는 꽤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카메라를 고를 수 있도록 3종으로 소개되기도 했구요. 잘만들어진 토이카메라임이 확실합니다.


작례사진
HOLGA 135

























HOLGA 135BC




























:: HOLGA 135BC의 작례 사진은 초기 프로토 타입으로 촬영하여 비네팅이 과도한 편입니다.
   현재 판매중인 HOLGA 135BC는 이보다 비네팅이 덜하며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 HOLGA 135PC는 사용해보지 않아 작례 사진이 없어요. ㅠ_ㅠ
   그러나 보통의 핀홀 카메라가 보여주듯 몽환적인 느낌의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핀홀카메라와 차이점이라 한다면 사용이 훨씬 편리하고 플레쉬 핫슈가 달려있어 플레쉬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쉽다
1. 47mm 렌즈의 화각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건 좀 아쉽습니다. 47mm는 분명 표준렌즈에 가깝고 이는 다른 토이카메라에서는 보기 힘든 스팩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예요. 표준 화각에 가깝다보니 목측으로 촬영하는 것이 조금 불편할 때가 있어요. 물론 f8의 밝기이기 때문에 아주 까다로운 건 아니지만 35mm 정도 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홀가 120 시리즈의 렌즈는 60mm 인데, 이를 135 필름 카메라의 경우로 환산하면 37mm 정도가 됩니다. 앞서 말했듯 HOLGA 135 시리즈는 47mm렌즈를 탑재하고 있어 결과물이 조금 좁아보이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35mm 정도였다면 목측촬영에도 큰 부담감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광각으로 갈 수록 심도가 깊어져 대충 찍어도 초점이 맞거든요.

2. 셔터잠금
여성 유저들 중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가방속에 대충 넣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 홀가 135시리즈는 그런 환경에서 조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방 속에서 셔터가 마구 눌러지는 상황 말이죠. 홀가 135 시리즈는 필름 장전을 하지 않아도 셔텨를 원하는 만큼 계속 누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쉽게 다중노출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분명 편한 매커니즘이긴 한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셔터가 눌러지면 조금 엉뚱한 사진이 나와버릴 수 있죠. 예컨데 가방 속에서 셔터가 눌러지거나 했을 경우 원치 않는 다중노출 촬영이 될 수 있잖아요. 셔터 잠금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단점은 평소 촬영시 아주 크게 문제가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47mm의 렌즈 덕에 기존의 토이 카메라보다 심토 표현이 더 자유로울 수 있고 홀가 135 시리즈의 셔터는 생각만큼 그렇게 쉽게 눌러지지도 않거든요. 그래도 조금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않겠어요? 목측촬영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카메라를 취급할 때 셔터부 위에 아무 것도 올려지지 않은 상태로 보관한다면 원치 않는 다중노출 사진을 찍을 염려도 없구요.


사진찍는 즐거움, HOLGA 135 Series
홀가 135 시리즈는 홀가 120 시리즈가 보여주는 특유의 결과물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20 중형 필름을 쓰는 홀가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충분히 그 대용으로 쓸만한 카메라입니다. 취미로 사진을 찍으면서 편의성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어디서 현상을 해야 하나 고민해야 하고 필름 구매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압박으로 다가온다면 굳이 홀가 120 시리즈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즐겁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 아니던가요? 홀가 135 시리즈는 그 즐거움을 배가 시켜줄 수 있는 카메라라고 생각해요. 꽤나 즐거운 카메라죠. 장난치듯 셔터를 계속 눌러가며 다중노출을 즐길 수 있고, 조금이라도 빛이 모자란 상황에서는 B셔터 촬영이 필수기도 하구요. 카메라를 손에 쥔 사람이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도 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분명한 건 홀가 135 시리즈는 '홀가' 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녀석이라는 거죠. HOLGA HOLIC은 꼭 중형 필름을 쓰란 법이 있나요? 이젠 135 필름을 쓰더라도 충분히 홀가 홀릭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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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이 어떻게 밥만먹고 사니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삽니까. 가끔 빵도먹고 면도 먹고 해야죠. 어린시절 특별한 날에나 먹었던, 그당시 모든 소년 소녀의 로망 그 자체였던 자장면처럼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죠. 그러나, 철지난 유행가 가사처럼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는,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그저 포기하는 수 밖에 없지요. 무리하면서까지 외식이나 특식을 강행할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렇듯 밥만 먹고 사는 반복된 일상을 과감히 탈출하는 일은 그저 요원하기만 할까요. 아니죠. 쉽게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지만 아마 짜파게티를 끓여달라 하면 흔쾌히 OK싸인을 날리실겁니다. 기분이 좋다면 그 위에 계란 후라이 하나를 올려주실지도 모르구요. 참기름도 몇방울 떨어뜨려주실지도 모릅니다.

짜파게티가 자장면으로 둔갑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짜파게티를 먹으며 어느정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엄밀히 따지자면 짜파게티, 짜짜로니 등의 자장라면은 자장면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음식입니다. 당연히 그들만의 개성이 있기 마련이죠. 자장라면이 자장면과 똑같은 맛일 수 없듯 자장면 또한 자장라면과 같은 맛일 수 없는 노릇입니다. 즉 각자의 개성이 있고 취향과 상황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것이죠.


엑시무스라는 카메라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썰이 길었습니다만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런겁니다.

50mm 표준렌즈는 슬슬 지겨워지고, 광각렌즈를 사용하고는 싶지만 금전적인 압박덕분에 카드 12개월 할부 신공을 펼칠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장 저렴한 대안.

토이 카메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감성을 이왕이면 광각으로 느껴보고픈 분들을 위한 카메라
요 두가지가 바로 요점입니다. 엑시무스는 광각렌즈를 탑재한 가장 저렴한 카메라인 동시에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 만점의 사진을 찍어주는 토이카메라인 것이죠.




2. 토이카메라와 광각렌즈

현재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토이카메라는 기본적으로 광각렌즈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광각렌즈일수록 심도가 깊어지게 되고 이는 곧 좀 더 쉽게 포커스 프리(Focus free)[각주:1] 카메라를 설계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사실 광각렌즈의 설계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광각렌즈가 붕어빵 찍어내듯 뚝딱뚝딱 쉽게 만들어지는 렌즈라면, 표준렌즈보다 고가에 발배 되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토이카메라에 장착되는 렌즈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복잡할 필요가 없거든요. 사진 주변부의 화질이 조금 떨어져도 상관 없고, 상이 조금 왜곡 되어도 됩니다.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비네팅현성)이 생겨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구요.

원자재 절감과 동시에 설계의 단순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포커스 프리 시스템을 획득하기 위해서 내친 것이 바로 화질과 밝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이죠.

당연한 이야기 겠지만 주변부 화질 저하현상[각주:2]과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각주:3]은 그 자체로 보면 광학적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이 토이카메라의 매력이고 많은 사람들이 토이카메라를 찾는 이유입니다.





3. 엑시무스만의 매력! 

엑시무스의 간단한 스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필름: 135필름(35mm필름)
렌즈: 22mm F8(2군2매)
셔터 스피드: 약 1/100초
사이즈: 98x59x23mm
최단촬영거리: 약 0.5m


스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엑시무스는 22mm의 꽤나 넓은 광각렌즈를 탑재한 토이카메라입니다. 10mm대의 초광각렌즈나 어안렌즈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22mm 렌즈면 충분히 광각의 맛을 즐길 수 있죠.

더불어 더욱 넓어진 화각 덕분에 최단 촬영거리 또한 짧아졌습니다. 기존의 토이카메라들은 보통 1미터에서 부터 초점이 맞지만 엑시무스는 약 0.5미터 부터 초점이 맞습니다.

비네팅 현상과 독특한 플레어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이죠. 비네팅 현상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타나며 독특한 플레어는 렌즈로 빛이 들어오는 각도나 빛의 양에 따라 조금씩 모양이 달라집니다.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역광에서는 거의 모든 사진에 플레어가 발견됩니다.

 


 
4. 엑시무스 100배 즐기기

① 엑시무스는 작고 슬림하다!
- 즉 어디를 가건 부담 없이 들고 나갈 수 있다는 말. 가끔 홀가분하게 나서고 싶을 때 엑시무스 하나면 충분!

② 맑은 날 야외라면 그냥 셔터만 누르자!
-  엑시무스의 조리개 값은 F8, 셔터스피드는 1/100초.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 감도 ASA 100을 넣었을 때의 노출값과 딱 맞아 떨어진다.
   노출, 초점 모두 신경 끄고 찍고 싶은 순간만 놓치지 말자. 이제 당신도 '결정적 순간'을 담을 수 있다! :D

③ 광각에 익숙하지 않다면 모든 걸 다 담으려는 건 금물
- 파인더 안에 들어오는 22mm의 광활한 경치를 무턱대고 모두 담으려 한다면 당신은 '아마추어'
- 주제가 될 수 있는 피사체, 넓은 화면안에서 선명하게 부각 시킬 수 있는 피사체를 함께 담아내도록 하자.

④ 광각은 풍경에 최적화? NO!
- 엑시무스의 최단 촬영거리는 0.5m. 풍경만 찍으라고 있는 스팩이 아니다.
- 좀 더 생생하고 살아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기'를 열심히 연습하자.
- 광각렌즈로 촬영한 인물사진으로 '낮설게 하기'에 도전해보자!

⑤ 독특한 플레어를 만나고 싶다면 태양과 당당히 맞서라!
- 사진의 기본중에 기본이 역광 피하기, 즉 태양 피하기다. 그러나, 엑시무스라면 다르다.
- 모두 '태양을 피하는 법'을 외칠 때 당당히 태양과 맞서라.
  개성 넘치는 독특한 플레어가 당신의 사진에 생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⑥ 언제 손가락이 등장할 줄 모르니 방심하지 말것!
- 22mm 광각렌즈가 탑재된 카메라인만큼 카메라를 파지한 손가락이 사진에 나올 수 있으니 셔터를 누를 때는 언제나 조심!
- 조심 조심해도 손가락이 나온다면 파지법을 달리 해보자.

⑦ 흐린날에는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 엑시무스는 조리개 값 F8, 셔터 스피드 1/100초 고정. 당연히 흐리거나 비오는 날, 어두운 실내에서는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 정 흐린날 사진을 찍고 싶다면 감도 400 이상의 필름을 사용하자.
- 빛이 잘 드는, 채광이 잘되는 실내라면 엑시무스가 쉬지 않아도 좋습니다. :D



5. 작례사진


































































































 


6. 엑시무스와 관련된 수많은 소문, 진실을 밝혀주마

좌측에 보이는 저 카메라는 무엇일까요? 엑시무스와 상당히 닮아 보입니다. 예, 저 카메라가 바로 엑시무스의 기원입니다. 엑시무스라고 해서 우리가 익히 보아온 여타 토이카메라와 다른 기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토이카메라의 기원을 알고 싶으시면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toycamerablog.com/3)

무슨 말인고 하니, 엑시무스는 최초에 증정용 상품에 불과했습니다. 즉 홍보용이나 끼워팔기 용으로 생산된 카메라였던 것이죠. 그러나 이 카메라의 비범함을 알아본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서드파티 회사로 익히 알려진 Vivitar사였습니다.

Vivitar사는 좌측의 저 기본모델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 OEM을 넣어 대량으로 생산하게 됐고 전세계에 판매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가 쏟아지면서 당연하다는듯 생산중지에 이르르게 됐고 저 카메라는 서서히 잊혀져가게 됩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한국의 레드카메라에서 저 카메라의 생산 공장을 힘겹게 찾아내게 됩니다. 거의 발굴의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조금 더 세련된 도장을 하고 패키징도 새롭게 하여 엑시무스라는 이름으로 발매가 시작됩니다. 복각판의 탄생이랄까요. 공장의 생산라인이 재가동 된 것이지요. 때마침 Vivitar사는 세계적인 토이카메라 붐에 발맞춰 다시 OEM 발주를 넣게 됐구요. 결국 두 회사의 카메라 판매시기는 얼추 비슷하게 됩니다.

이쯤에서 약간의 오해가 생기게 됩니다. 레드카메라에서 판매하는 엑시무스가 비비타 울트라 와이드 앤 슬림의 카피라는 그럴듯한 오해가 말이죠. 그러나 실상은 위에서 설명한 그대로입니다. 엑시무스, 비비타 울트라 와이드 앤 슬림은 모두 한공장에서 생산되는 같은 카메라입니다. 다만 색상 패키지 등의 소소한 디자인만 다를 뿐이지요. 최근에 일본에서 소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하늘색의 뽀빠이 카메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7. 이런 건 좀 아쉽지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엑시무스가 장점만 가득한 카메라는 아닙니다. 이래저래 아쉬운 점이 있어요.
그중에 몇개만 추려보자면 이런 겁니다.

① 리와인드레버가 약합니다.
- 상식적인 수준에서 조금만 더 힘을 주게 되어도 리와인드 레버가 부러지곤 합니다.
- 그래도 다행인건 이 부품의 A/S가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랄까요.
- 골든하프의 리와인드 레버정도로 야무지게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②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 렌즈가 어둡다 보니 실내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플레쉬가 들어간다면 엑시무스의 장점인 슬림함이 상쇄되어 버리니 플레쉬 핫슈를 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③ 운신의 폭이 조금만 넓었으면 좋겠네요.
- 단일 셔터스피드, 단일 조리개는 운신의 폭이 조금 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B셔터와 다중노출이 가능하다면 훨씬 실험적이고 다양한 촬영이 가능해질 것 같네요.
  최근에 생산된 홀가 135시리즈와 BBF가 기존의 토이카메라와 차별점을 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열거된 사항들이 개선된 차기 모델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8. 당신에게 토이 카메라는 어떤 존재인가요

엑시무스를 쓰면서 종종 들었던 생각입니다. 과연 엑시무스는 그저 세컨드, 서드 바디일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사진이 만족스럽게 나와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단순히 토이카메라라는 이유만으로 메인바디가 되지 못한다면 이건 뭐 카메라계의 홍길동전, 카메라계의 연좌제, 카메라계의 카스트제도 뭐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카메라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사진이 그걸 증명해주죠. 간혹 운이 따르는 경우도 있고 운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정말 말그대로 '운'일 뿐이지요.  토이카메라가 됐건 수백만원짜리 DSLR이 됐건 사진이 좋고 나쁨은 결국 찍는 사람의 몫이라는 겁니다.

예, 그래서 이쯤에서 여러분들께 묻겠습니다. 당신에게 토이 카메라는 어떤 존재인가요? 그저 싸구려 플라스틱 렌즈가 달린, 재미 삼아 한번 쓰고 처박아두는 카메라는 설마 아니겠죠? :D







  1. 포커스 프리(Focus free)카메라: 별다른 조작 없이 1m 내외~무한대까지 초점이 맞도록 설계된 카메라. 렌즈가 광각일 수록, 조리개 수치가 어두울 수록 심도가 깊어져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어지는 현상을 이용한 포커스 시스템이다. [본문으로]
  2. 다음의 링크에 주변부 화질저하 현상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총 3편이며 작례사진 등을 이용하여 쉽게 설명되어 있다. http://toycamerablog.com/5 [본문으로]
  3. 주변부 광량저하 현상: 비네팅 현상이라고도 한다. 사진의 주변부로 갈 수록 사진이 어두워지는 현상이며 대체로 저급한 렌즈에서 나타난다. 간혹 '터널이팩트'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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