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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곰소항 수산물 종합시장 2022.04.25
  2. 시장 2014.11.07
  3. 시장 2013.05.28
  4. ㅅ ㅁ ㅅ , 함박웃음 넘치는 시장을 꿈꾸다 2011.10.06
  5. 남문시장속 작은 미술교실 8 2011.07.14

곰소항 수산물 종합시장

from Digital 2022. 4. 25. 09:06




전북 부안군.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 SONY 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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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from Digital 2014. 11. 7. 10:00







교토 니시키 시장




SONY a7 + Carl Zeiss Vario-Tessar T* FE 16-35mm F4 ZA 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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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from FILM/TOY 2013. 5. 28. 10:00








시장



EXIMUS


KODAK PROFOTO X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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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 4구역 한 귀퉁이, 원래 한 가게의 창고로 쓰이던 자투리 공간에 묘한 가게(?)가 문을 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은 가게가 아니다. 딱히 팔만한 물건도 없어 보이고, 주인으로 보이는 안경 낀 여성 또한 장사는 뒷전이니 상점은 아닌 것. 시장과 묘하게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곳은 대체 무얼 하는 공간일까. 한번 자세히 둘러보자. 외관은 이렇다. 녹색 페인트를 칠한 철제문, 그리고 문 위의 벽면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글 초성이 그려져 있다. ㅅ ㅁ ㅅ. 궁금증은 더해만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작은 책상 하나, 의자 두 개, 재봉틀 하나, 마네킹이 놓여 있다. 벽면에는 어느 공장에서 떼어 온 듯한 전광판이 떡하니 붙어있다.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이 공간의 주인장, 최영숙씨를 붙들고 하나하나 물어보는 수밖에.


대체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
안녕하세요. 우선 이 공간이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인지 알고 싶습니다.

최영숙: 남문시장을 북적거리게 만들 아트워크를 진행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남문시장과 독산동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문시장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70~80년대의 주요 고객인 독산동 봉제산업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시장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프로젝트를 구상중인가요?
최영숙: 일단 지금의 남문시장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요. 일단은 고객의 소비력이 급속히 떨어졌다는 거죠. 과거엔 공장의 월급날이 되면 시장이 미어터졌다고 하는데 봉제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지금엔 예전 같지 않아요. 두 번째로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돌리게 됐어요. 이런 문제점들에서 고민이 시작됐고 결국 전통시장의 차별화가 급선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냉정하게 말하면 전통시장의 미덕이라고 하는 ‘덤’은 대형마트의 물량 쏟아 붇기가 훨씬 파급력이 크죠. 예컨대 1+1행사가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정’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데, 이 ‘정’이라는 건 물질로 환산할 수 있는 게 아니더란 말입니다. 그건 상인의 인생철학과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와 고객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상인들 스스로의 긍지, 자부심, 자신만의 철학, 경영 노하우 등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기본이라는 거죠.
그래서 현재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질문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당신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은? 둘째, 힘든 순간순간마다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이런 설문조사가 끝나면 전통의상인 한복의 치마저고리를 형상화한 외형에 설문내용이 적힌 가방을 만들려고해요. 설문결과 하나당 가방 하나만 만들 예정입니다. 즉 120명의 상인이 설문조사에 응하면 120가지의 대답이 적힌 가방이 각각 하나씩 만들어지는 거죠. 따라서 상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프로젝트입니다.


ㅅ ㅁ ㅅ의 의미는?
작업실의 이름이 ㅅ ㅁ ㅅ 인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거죠?

최영숙: ㅅ ㅁ ㅅ은 소량+맞춤+생산을 의미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시장은 시장만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곰곰이 따져보면 그 어떤 거대 자본도 소량+맞춤+생산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아요. 이는 전통시장만이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해요. 특히 시장은 마트와 달리 직접 생산한 제품을 파는 경우가 많잖아요. 상품의 생산 과정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고 자신만의 장인적인 능력, 제품의 특별함을 부각시킬 수 있으니 ‘생산’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맞춤’도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분을 맞춰준다, 라고 말하듯 ‘맞춤 ’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분, 에너지 등의 복합적인 의미가 포함되거든요.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최영숙: 박카스요. 박카스 디자인을 모티브로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남문시장 일대의 봉제공장들을 들렀을 때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보인 물건이 박카스였어요. 몇 백원짜리 박카스로 30년을 버텨오신 건데,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들을 그렇게 박카스, 재봉틀과 함께 하신 거잖아요. 박카스와 아름다운 드레스는 상충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겹쳐지는 부분도 있다고 봐요.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요.

특별히 당부하거나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최영숙: 앞서 말씀드린 설문조사가 아직은 조금 미진한 편이예요. 설문조사에 참여한 상인분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니 꼭 설문지에 멋지게 답변해주세요!
아, 그리고 ㅅ ㅁ ㅅ 공방은 상점이 아니랍니다. 재봉틀이 보여서 수선집이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곳은 다양한 예술활동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서 거부감을 느끼거나 하실 필요는 없어요. 독산동의 오랜 역사와 이곳 주민들이 모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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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진짜 엄마가 만든거야?




화요일 오후 한시가 되면 남문시장 한켠에 마련된 시장발전소에 미술교실 수업이 열린다. 자바르떼에서 실시하고 있는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문화학교 수업중에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교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수업 내용의 영향인지 가장 조용하고 나긋나긋 하게 진행된다.
“처음부터 본격적인 미술을 진행하기 보단 실제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고 그려내는 수업들을 진행했어요. 실용적인 것들을 만들어 내면서 나에게 이런 소질이 있구나, 라는 걸 자각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더 깊이 있는 작업들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술교실을 담당하는 김묵원 강사의 말이다. 실제로 여섯 번의 수업동안 참가 상인들은 천연화장품과 천연비누, 가방 등을 직접 만들면서 일상 속에서의 미술을 경험했다.







“오늘은 작은 간판을 만들건데요, 이 합판은 샌딩기로 골고루 갈아줘야 해요. 대충하지 마시고 골고루 전체적으로 다 해주셔야 나중에 물감이 잘 먹어요.” 미술교실 김묵원 강사의 지시에 따라 각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술교실 수업을 듣기 전에 따로 교육을 받을 적도 없는 분들이라는데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미술교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강사는 전반적인 과정과 대략적인 방법만 조언할 뿐 대부분의 과정은 상인의 몫이다. 그런데도 한 시간 남짓의 수업시간 동안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간판이 만들어졌다.

“저번에 만들어 놓은 에센스가 촉촉허니 참 좋은 거 같어. 사서 쓰는 화장품 안좋다고들 하잖아. 그러면 뭐해. 내가 언제 화장품을 만들어봤어야지. 배워보니 직접 만드는 게 어렵지도 않고 재료비도 비싸지 않아서 지금 쓰고 있는 게 다 떨어지면 또 만들어서 쓰려고.” 짱구네 아줌마는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인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게 된 수업이 꽤나 마음에 드신듯했다.


다른 수업과 달리 미술교실은 수업이 끝나면 손에 쥐고 돌아갈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생기게 마련이다. 미술교실 참가자들은 결과물을 구경한 주변인의 부러워하는 눈길에 어깨를 으슥하게 된다고.

“다들 자기도 미술교실 수업을 신청할 걸 그랬다면서 후회해요. 곧 2기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하니까 그때 같이 수업을 들으면 되겠죠?”

동진과일 아줌마는 가방을 만들어서 집에 들고 간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염색물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가방을 집에 들고 갔더니 딸애가 그러는 거예요. 이거 진짜 엄마가 만든 거 맞아? 그렇다 그랬더니 글쎄 다음날 그 가방을 메고 학원을 가서는 친구들한테 자랑한 거 있죠.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김묵원 강사의 말에 의하면 수업에 참가하신 분들의 열정뿐 아니라 재능도 대단하다고.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수강하시는 분들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기대치가 있잖아요. 미술에 대한 배움이 전혀 없었던 분들이라 그 기대치를 낮게 잡고 있었는데 수업을 진행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다들 감각이 있으셔서 어떤 수업이든 훌륭한 결과를 보여주세요. 항상 기대치를 뛰어넘으시죠.”
미술수업을 듣는 상인들도 스스로 잠재되어 있던 재능이 발휘되는 것에 놀라긴 마찬가지다. 무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인데 스스로 알지 못했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하지만 그녀들은 아직 배가 고프다.
“1기 수업이 끝나면 다음엔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되면 좋겠어요.”
미술교실을 수강하고 있는 그녀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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