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일은 120주년 노동절입니다.

때마침 그날에 맞춰 홍대 인디 밴드들이 모여 의미 깊은 공연을 펼치는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세계노 동절120주년맞이전국자립음악가대회
<51+>
20100501
Mayday 12:00 ~ the following day 03:00
@두리반
서울지하철2호선홍대입구역4번출구에서100m직진, 바로오른쪽농성현장
advance price: 5,100won (standard price: 12,000won)
official site: party51.com
designed by
*contact us) 단편선 010 6810 1067
한받 016 503 1675
정동민 010 7723 7920
유병서 010 6707 1982


0412 <51+> 티저 공개
0413 party51.com 오픈, 예매 시작 / <51+> 1차 개방(Line-up)
0416 <51+> 스트리트 티져 1 @홍대앞 곳곳
0420 party51.com에서 <51+> 2차 개방(Motive, Plan)
0423 <51+> 스트리트 티져 1 @홍대앞 곳곳
0424 <포럼51 : 차라리 '인디'를 재개발하라!> 개최
0426 party51.com에서 <51+> 3차 개방(Program)
0501 <51+>!




"그래서 우린 갑작스레 웃으면서 생각했습니다. 5월 1일은 토요일인데 노동절이다, 그런데 어차피 우리도 음악노동자 아닌가? 이것이 <51+>의 시작점입니다."
<그룹51>은 한받, 정동민, 유병서, 단편선, 박다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받과 정동민, 단편선, 박다함은 자립음악가, 혹은 인디뮤지션이며 유병서는 광범위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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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은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100m만 직진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칼국수 집입니다. 물론 지금은 칼국수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구 단위 계획 지역’으로 지정되어 지난 12월 24일에 용역들이 집기를 모두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두리반>의 안종려 사장은 이틀 뒤인 12월 26일, 용역들이 주위에 쳐놓은 철판들을 절단기로 뜯어내고 들어가 지금까지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4월 3일로 농성은 100일을 넘겼습니다. <그룹51>은 지역단위 재개발에 반대하여 농성 중인 동교동 삼거리의 칼국수 집 <두리반>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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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2010년, 3월의 어느 날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느 때처럼 아무 곳에나 앉아 기타를 퉁기며 놀고 있었습니다. 봄바람은 아직 차가왔고, 또 그곳은 바깥이었기에 우리는 조금 추위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다가오는 5월 1일 메이데이에 밴드 51팀을 모아서 공연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고 보니 5월 1일은 토요일이었고, 마침 우리는 한창 농성 중이었던 동교동 삼거리의 칼국수 집 <두리반>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그들을 응원하는 공연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메이데이는 노동절, 그런데 어차피 우리도 인디뮤지션, 또는 자립음악가라고 얘기하곤 하지만 음악으로 노동하여 벌어먹고 사는 음악노동자와 다름없지 않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우리는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로 <두리반>으로 돌아와 친구들을 모아 어쭙잖게나마 그룹을 결성했습니다. <그룹51>입니다.
우리는 기타를 치거나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이기에 사실은 이런 기획을 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일은 스무스하게 진행되지를 못했고, 우리는 종종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처음부터 논의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4월이 되고,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섭외부터 시작해야 되는 입장에 처했습니다. 우리 역시 반신반의 한 채로, 음악가들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연락을 돌렸습니다. 음악가를 선정하는 데 하나 기준이 있었다면, 먼저 우리들이 모두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음악가여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우리 삶의 터전인 홍대 앞의 변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리반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가능한 솔직하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비싸지는 사글세에 점차 홍대앞에서 합정으로, 상수로, 망원으로 밀려나고 있는 우리 음악가들과 예술가들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얘기했습니다. 그 외에는 더 전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열심히 연락을 돌리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의외로, 정말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많은 음악가들이 기꺼이 초대에 응했습니다. 다른 일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하는 뮤지션들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목표했던 51에 거의 근접했습니다. 우리는 애써 담담한 척 했지만, 실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보내는 메일에서 우리는 어떠한 수익도, 어떠한 공연환경도, 어떠한 이익도 약속해주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신은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투기자본이 민초들의 삶의 터전을 적절한 보상 없이 빼앗아가는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그리고 “당신은 홍대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적어도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로서 홍대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었을 뿐입니다. 또한 뒤에 “우리의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음악가가 있다면 5월 1일 두리반에서 같이 공연합시다.”라 덧붙였을 따름입니다. 이런 별 메리트 없는 섭외에도, 수많은 밴드들이 함께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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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이 공연은 명백하게 <두리반>과 함께하는 공연입니다. ‘위한’이 아니라 ‘함께하는’입니다. 서로 다른 높낮이에서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라, 같은 높이에서 연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4가지 기조를 내걸고 <51+>을 진행하려 합니다.


1. 우리는 <두리반>과 GS건설의 정당한 재협상을 원한다.
2. 우리는 인간 없는 건설자본, 사람 없는 투기자본, 영혼 없는 탐욕자본이 홍대 앞을 잠식해 오는 것에 반대하고, 저항한다.
3. 우리가 힘을 합쳐(연대하여) <두리반>을 응원함으로서 이 땅의 자립음악가들(그리고 자립예술가들)과 지역공동체들이 하나로 뭉쳤을 때 사회적 의미를 생산해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
4. 우리는 궁극적으로 <두리반>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자립음악가들이 직접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승리의 조건들은 만들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기타와 북과 목소리와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두리반>을 시끄럽고 재미있게 만들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자. 이러한 우리의 공연이 작게나마 승리의 조건들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한계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철거깡패들이 두리반을 덮친다면, 그때 우리 음악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기타보다는, 아마 주먹이나 짱돌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크게 노래하고 기타를 치고 북을 두드려야합니다. 직접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할지도 모르지만, 승리의 조건들을 만드는 데는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우리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두리반>을 알게 되고 놀러오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막’이 되어버린 '폐허'가 되어버린 철거지역에서 <두리반>이 소중한 ‘우물’이자 '인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마 그랬을 때, <두리반>은 정말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음악가들의 측면에서는, 95~96년 홍대앞 인디씬이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음악가들이 자발적으로 철거의 현장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낸다는 의미 또한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몇몇 훌륭한 연대들이 있었음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콜트콜텍>과의 연대가 있었고, 개별적으로 많은 사회적인 이슈들에 음악가들이 연대해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콜트콜텍>의 경우에는 음악가들이 주체가 되었다기보다는 <클럽 빵>이라는 라이브클럽의 매개가 있었고, 그 외의 사례에서는 음악가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의도하진 않았으나 특정의 기획자나, 라이브 공간의 매개 없이 음악가들과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힘만으로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창작자가 곧 기획자가 된 것이고, 모든 것을 계획해두고 움직인다기 보다는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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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이미 <51+>는 시작되었다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동료들이 함께해주기로 약속했고, 그렇기에 우리는 끝까지 이 공연을 재미있게, 멋지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그 책임을 기꺼이 떠안기로 했습니다. 말했듯, 우리는 작은 사람들이고 작은 음악가들, 작은 예술가들입니다. 이렇게 큰 기획을 해본 적도 없었고, 더욱이 너무나 급하게 준비한 나머지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적잖이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아직도 어떻게 공연을 진행할지 방식도 정하지 않았고, 스태프도 제대로 모으지 못했습니다. 즉 부족한 점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남은 몇 주간,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노래를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게 노력, 또 노력할 것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두리반>의 싸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러올 수 있도록 이곳저곳에 알릴 것입니다.
<그룹51>의 페이스북 프로필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51공연을 위해 모인 그룹51은 51을 넘어서기 위함이다.”
<그룹 51>에게, 2010년의 120번째 메이데이는 시작입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넘어설 것입니다.
우리는 기꺼이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연하기로 확정된 음악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동참하는 밴드는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3호선 버터플라이 3rdline Butterfly
404
49몰핀스 49morphines
계수정 sOo's Collage
강건너 비행소녀 Bihanggirl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Goonamguayeoridingstella
길바닥평화 행동 Street Peace-act
노컨트롤 No Control
레나타 수이사이드 Renata Suicide
룩앤리슨 Look & Listen
머머스룸 Murmur's Loom
멍구밴드 Meonggoo Band
모임 별 Byul.org
밤섬해적단 Bamseom Pirates
백현진 (from 어어부 프로젝트) Baik, Hyun Jhin
부나비 Bunabi
불길한 저음 Master Musik
빛과 소음 Light & Noise
비닐 Vinyl
소히 Sorri
손병휘 Son, Byung Hui
쏭의 앞밴드 SSong
아이 앤 아이 장단 I and I Djangdan
아나킨 프로젝트 Annakin Project
야먀가타 트윅스터(a.k.a 한받) Yamagata Tweakster
얄개들 The Freaks
엘루이즈 Eloise
연영석 Lazy Blood
유승재(from 데이드림) Yu, Seung Jae
이미지 Image
이랑 E, lang
있다 Itta
적적해서 그런지 Juck Juck Grunge
정문식 (from 더 문) Jung, Moon Sik
정영근 Jung, Young Geun
캐비넷 싱얼롱즈 Cabinet Singalongs
커튼콜즈 Curtain Calls
쿼크팝 Quarkpop
코코어 Cocore
타바코 쥬스 Tobacco Juice
텐터라인 Tenderign
트램폴린 Trampauline
파렴치악단 Paryeomchiakdan
푼돈들 Pundons
폰부스 Phone Booth
하이미스터메 모리 Hi, Mr.memory
한음파 Hanumpa
회기동 단편선 Hoegidong Danpyunsun
휘루 Whiru
Dydsu
L'ange
Oil Company


<51공연 동참요청서>


홍대입구역 4번출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두리반',
당신이 홍대앞을 많이 돌아다녔다면 어쩌면 그 간판을 보았을지도 모르고
식당에 들어가 칼국수 한그릇 먹어보았을지도 모르는 그 식당.
그 '두리반' 식당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당신은 아직 잘 모르실 겁니다.
홍대앞에 공항철도가 들어서면서 이곳에도 재개발의 광풍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쩌면 아실 지도 모르겠군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2009년 12월 24일) 용역들이 '두리반' 식당을 들이닥쳐
식 당안 집기들을 다 빼내가 버렸습니다. 삶의 터전인 식당을 운영하시던 부부는 이대로라면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길거리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권리금과 보증금은 받지도 못하고 고작 이사비용 300만원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들이 그때부터 빈 식당에서 진을 치고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승리의 기약이 없는 이 투쟁은 재개발에 희생될지도 모를
앞으로의 무수한 세입자들의 최전방에서 벌어지는 셈입니다.


그 분들에 대한 소식을 우연히 듣고 그 분들과 함께 하고자
우리는 올해 2월 27일부터 매주 토요일 '두리반'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5월 1일 노동절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노동절은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8시간 노동쟁취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노동절을 제정한 지 120주년 되는 해입니다.
하필이면 그때가 또 토요일입니다.
그래서 우린 갑작스레 웃으면서 생각했습니다.
5월 1일은 토요일인데 노동절이다, 그런데 어차피 우리도 음악노동자 아닌가?
그리고 두리반에서 공연할 거, 날짜에 맞게 51밴드의 공연으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51공연'의 시작점입니다.


당신은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투기자본이 민초들의 삶의 터전을 적절한 보상없이 빼앗아가는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홍대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적어도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로서 홍대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우리는 선배 음악가들이 신촌에서 연주하다 점차적으로 홍대앞으로 밀려난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역사는 어쩌면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또한 홍대앞에서 상수로, 망원으로, 문래동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1996년 홍대앞 젊은이들은 노상에서 스트리트펑크쇼를 했습니다.
그때는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그들을 뭉치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우리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은 커녕, 점점 더 '자본'에 의존하거나 점점 더 '자본'에 의해 밀려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음악가 여러분들께 외칩니다.
다같이 힘을 합쳐서 두리반을 응원하자고.
우리의 이러한 공연으로 홍대앞을 잠식해가는 투기자본에 저항하자고.
다시는 홍대앞에 투기자본이 발 붙일 수 없도록 만들자고.


우리의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음악가가 있다면  5월 1일 두리반에서 같이 공연합시다.
51밴드가 모인다면 좋겠지만, 굳이  51밴드가 안 되어도 좋습니다.
우리는 이 공연이 우선은 즐겁고 재미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만약 우리와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감동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벌써부터 그런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립예술가들과 지역공동체들의 연대도 적극 환영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지의 여러분의 적극적인 봉사도 환영합니다.)




저는 가보려구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두리반 카페: http://cafe.daum.net/duriban

51+ 공식 홈페이지(예매처): http://www.party5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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