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아날로그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사용되었던 타임제로 필름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지난 2008년, 폴라로이드사는 전세계 사진애호가들을 당황케하는 발표를 합니다. 기존의 아날로그 즉석카메라에 사용되는 모든 필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소식을 전한 것이지요. 사실 폴라로이드사는 즉석카메라의 대명사라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회사입니다. 후지필름에서 생산ㆍ판매하고 있는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 조차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말하는 사람이 흔합니다. 그만큼 폴라로이드사는 즉석카메라 및 즉석필름 시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폴라로이드사는 무슨 생각으로 기존의 즉석필름과 즉석카메라 시장을 과감히 접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요. 사실 폴라로이드사의 이러한 결정은 이래저래 한 발 늦은 결정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2008년의 카메라 시장은 디지털로 재편된 이후였고 아날로그 기기 및 소모품은 더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는 상태였던 것이죠.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병행하며 뒤쳐진 디지털 부문을 끌어올리기엔 여력이 없었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히 기존의 아날로그 사업을 접는 것 외엔 딱히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즉석인화필름은 시대를 막론하고 매력적인 아이템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존에 만들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상당수가 노후화돼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아날로그 카메라를 만드는 것도 꽤나 큰 모험이었겠지요. 따라서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과는 다른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한 즉석사진카메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폴라로이드사는 아무런 대책 없이 아날로그 사업을 접었던 것일까요? 사실 즉석카메라 시장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상황은 유효합니다. 당연히 폴라로이드사는 나름의 무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ZINK Paper 기술입니다.



ZINK Paper 단면도


더 스마트해진 즉석 필름 ZINK Paper

zink paper는 각고의 노력끝에 폴라로이드가 공식적으로 채택한 즉석 인화지입니다. film이 아니라 paper라는 단어를 쓴데서 알 수 있듯 zink paper는 인화지에 가까운 제품입니다. 기존의 폴라로이드 필름은 한장의 필름 안에 현상액과 인화지가 동시에 들어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당연히 일반 인화지보다 두꺼울 수 밖에 없었고 물리적으로도 약간 불안정했지요. 잘못보관하면 현상액이 굳어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zink paper는 다릅니다. 훨씬 얇아졌고 더욱 안정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컬러인화지는 가열이 되면 분자배열이 바뀌면서 사이언, 마젠타, 옐로우 색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잉크가 인화지에 안에 아주 얇게 포함된 셈입니다. 또한 기존의 폴라로이드 필름과 달리 단순히 빛을 쬔다고 용지가 반응하지도 않기 때문에 취급이 훨씬 용이합니다.



Polaroid Z2300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라미 토끼를 잡았다

Polaroid Z2300은 쉽게 말하자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한데 모은 기기입니다. 일단 기존의 즉석카메라 유저에게 아쉬웠던 점은 한번 셔터를 누르면 단 한 장의 사진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죠. 이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사진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이래저래 아쉬운 게 사실이었습니다. 여러명이 사진을 찍어서 사진을 나눠 가져야 할 때, 혹은 해당 이미지를 디지털 파일로 보관하고 싶을 때는 여러모로 불편한 사항이 많았지요.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불편한 점은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사진을 인화해서 보기 위해선 따로 장비를 구매해 소지하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Polaroid Z2300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각각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카메라입니다. 기본적으로 1천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인 동시에 그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기능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존의 즉석 인화기기와 달리 카메라 자체에서 기본적인 보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Z2300의 장점입니다.

단만 카메라 자체 성능과 기능이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카메라 자체 보정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일단 카메라 후면의 기능들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일단 - + 버튼은 줌버튼입니다. Z2300의 줌기능은 소프트웨어 방식이라 화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합니다. 줌 버튼 아래는 카메라 촬영모드 선택 스위치입니다. 좌측부터 차례로 사진 재생, 동영상, 스틸컷 모드입니다. 그 아래는 메뉴버튼이 위치하고 있는데 각각의 촬영모드에 따라 다른 메뉴가 뜹니다. 위의 세장은 사진은 스틸컷 모드에서 메뉴버튼을 눌렀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입니다. 기본적으로 노출보정, 사진 크기, ISO, 화질, 화이트 벨런스, 선예도, 색상, 채도, 측광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이는 세부 메뉴 중 일부(ISO, 화이트 벨런스, 선예도, 색상, 채도, 측광)는 프로그램 AE모드에서만 활성화됩니다. 카메라의 촬영모드 선택법은 아래 메뉴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에 나열된 촬영모드 선택은 십자버튼 가운데 OK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이 중 프로그램 AE모드를 선택해야 세부 촬영 옵션이 활성화 됩니다. 가각의 촬영모드는 사용자의 촬영환경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나뉘어있습니다. 이렇게 비교적 친절하게 메뉴를 나눈 이유는 이 카메라가 단순한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촬영한 결과물을 그대로 인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편하냐, 라고 물어보신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상황에 맞춰 촬영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즉석인화기능을 고려한 친점함으로 보이네요.

아, 그리고 중요한 기능을 빼먹을 뻔 했네요. Z2300은 초점 방식이 AF가 아닙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두가지 거리모드 중에 하나를 선택해 촬영해야 하는 것이지요. 좌측에 보이는 사진은 카메라의 좌측면에 있는 선택버튼입니다. 꽃모양으로 스위치를 올리면 0.19m~0.24m에 위치한 피사체에 초점이 맞으며 산모양쪽으로 스위치를 내리면 1m~무한대까지 초점이 맞게 됩니다. 일반 모드에서 촬영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딱히 초점을 맞추거나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다만 마크로모드는 초점을 맞추기 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대략 20cm정도에 있는 피사체에 초점이 맞게 되는데 그 거리감을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나열된 네장의 사진은 재생모드에서 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Z2300은 특이하게도 재생모드에서도 몇가지 보정이 가능합니다.  이 보정 기능들 또한 인화를 배려한 기능으로 보입니다. 일단 적목현상 수정은 플레시를 터트렸을 때 사람의 눈이 붉게 찍히는 적목현상을 수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그 아래 동적 조명 메뉴는 꽤나 쓸만한 기능입니다. 설명서 상에는 어두운 부분을 밝게 끌어올리고 밝은 부분을 톤 다운시키는 기능이라고 하는 데 직접 써보면 그보다는 오토 콘트라스트와 비슷한 기능으로 느껴집니다.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하기전에 한 번쯤 선택해서 해당 기능을 설정해주면 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메뉴들은 카메라 우측 가장 하단에 있는 인쇄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메뉴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화면입니다. 일종의 최종 보정화면인 셈입니다. 여권인쇄 메뉴는 여권사이즈에 맞춰 사진을 인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며 자르기 메뉴를 선택하면 사진을 트리밍할 수 있습니다. 

폴라로이드 색 메뉴를 선택하면 우측의 세부 선택화면이 나타납니다. 개인적으로 꼭 알려드리고 싶은 팁인데, Z2300은 인화 결과물이 유독 푸른끼가 많이 끼는 편입니다. 따라서 인화하기 전에 빨간색 색상강조를 한 번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원래 찍은 사진에 그나마 가까운 색감의 인화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결과물은?







인화물은 어떻게 나올까?



상단의 인화물은 Polaroid Z2300으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한 결과물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라빛과 푸른빛이 도는 느낌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진을 촬영할 당시의 상황이 눈밭이거나 약간 흐린날씨였습니다. 

맑은 날 야외에서라면 또다른 느낌의 인화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본 jpg 이미지와는 살짝 색감이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감안해야 겠습니다.

참고로 Zink Paper 인화물의 뒷면을 벗기면 스티커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단의 인화물은 SONY a7으로 촬영한 결과물을 인화한 것입니다. 

Polaroid Z2300 카메라 본체에 a7에 물렸던 메모리 카드를 끼우면 그 안에 있는 jpg 파일이 인식이 되고 인화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이와 같은 외부 카메라 이미의 경우에는 보정기능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아쉬운대로 즉석인화 기기로 사용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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