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나는 사무실에서 잠시 나와 처마 밑에서 담배를 폈다.
비가 바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었음에도 빗물이 튀고 튀어 온 몸이 젖었다.
빗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처마에서 튀는 소리,
담벼락에,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
모여서 흐르는 소리,
그 소리를 찍는 셔터 소리.
맞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실,
여름의 매력은 비다.
2008년 7월 신당동
Zeiss ikon + Canon 50mm F1.2
Lucky Color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