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생각해보면 정말 그 때 같이 일했던 주유소는 정말 최악의 환경이었지.
기억나?
소장은 틈 날 때 마다 카운터에 다리를 꼬고 앉아
신발을 벗고는 뿌리는 무좀약을 '칙-칙-' 뿌려댔고
경리는 우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었지.
어디 그 뿐이었나.
고참이랍시고 부려먹을 건 다 부려먹는 선배에,
사장은 직원 잘 챙겨주지도 않고 말이야.
아. 정말 끔찍했어.
지금 생각해도 참 미안한 건
참지 못하고 아무 연락 없이 주유소를 그만두는 바람에
자네랑 다른 동료들이 내 몫까지 일하느라 힘들었다는 거지.
미안해.
내 몫 땜빵 할 때 혼유사고 내고 그러진 않았지? 큭큭.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참 사람들이 좋았다는 건데
하긴 그러니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지.
아.
생각해보니 꽤 오래전 일이구나.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를.
Zeiss ikon + Canon 50mm F1.2
Kodak BW400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