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추억을 찾아서,


강원도 춘천





김유정역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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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춘천은 기차를 타고 찾아가야 제 맛이다. 가수 김현철을 세상에 알린 그의 데뷔곡이 말해주듯 춘천은 기차를 타고 가는 그 시간동안 추억에 젖을 수도 있고, 일상에 지친 몸을 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춘천을 목적지로 하여 기차를 타면 대성리역, 강촌역 등 대학생 엠티의 성지라 불릴만한 곳들이 줄줄이 스쳐 지나간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역들을 지나쳐가다가 춘천에 도착하기 직전 우리는 조금 생뚱맞은 역을 만나게 된다. 바로 김유정역이다.

경춘선을 타고 가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의아하게 생각하는 그 역, 원래는 역명이 이게 아니었을 텐데 싶은 그 역. 김유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중에 역명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단 한사람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바로 소설가 김유정이다. 이 역은 원래 신남역이었으나 이곳이 고향인 소설가 김유정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 12월 1일 역명을 김유정역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인물의 이름으로 역명을 지은 곳은 이곳 밖에 없다.




김유정 탄생 100주년, 그리고 축제

올해는 한국근대문학을 대표하는 김유정이 탄생하지 꼭 100주년이 된 해다. 김유정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김유정 문학촌에서는 탄생 100주년에 맞추어 각종 문화 행사가 준비되어있다. 이미 올해 3월부터 시작된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은 11월까지 각종 행사들로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10월까지 상설로 준비된 전시 공연행사의 대표격은 '김유정과 30년대 실레마을 - 할아버지 어렸을 적에'다. 목공방 체험, 김유정과 동시대 작가 영상전, 독서 및 글짓기 아카데미, 만화교실 등 고향인 실레마을에 상설 세트장을 갖추고 각종 행사가 펼쳐진다. 7월에 준비된 문화 행사는 ‘제 7회 김유정 문학캠프’, ‘김유정 영상캠프’, ‘봄․봄 영화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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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강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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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이야기 해보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MT이야기를 쏟아낼 것이다. 그리고 그 MT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빠질 수 없는 장소가 바로 강촌이다. 사실 강촌은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는 않다.

구곡폭포까지 이어진 길을 힘차게 달리던 자전거들은 현역에서 물러난 지 오래고 그 자리를 오토바이들이 꿰차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촌의 푸르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촌의 대명사 구곡폭포는 여전히 건재하고 이곳을 찾는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구곡폭포를 찾아가는 길은 유치원생도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완만한 코스. 주말에는 MT를 온 대학생 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다.

김유정역을 찾아 가기 전, 혹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가족들과 함께 강촌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천천히 산책을 즐기며 지난 추억을 꺼내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에는 구곡폭포 가는 길 만큼 적격인 곳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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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도착하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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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삭막한 도시를 떠났으면 춘천까지 찍고 돌아오는 게 인지상정. 춘천의 대명사 소양강 다목적댐도 돌아보고, 공지천에서 한가로이 오리보트를 타는 것도 좋다.어딘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곳의 배경은 함께 춘천을 찾은 사람들에게 젊은 날의 객기어린 추억을 부끄럼 없이 이야기 하게 만든다.

사실 김유정역, 강촌역 주변에는 딱히 유명한 맛집도 없으니 춘천 시내 근처를 둘러보는 건 필수코스다.
춘천에 가면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지 않을 수 없는 데 식상하다는 고정관념을 무색케 할 정도로 맛있는 곳이 널렸기 때문이다. 닭갈비를 먹으면서 음료수를 마실 수는 없는 법.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 기차여행의 최대 장점이 발휘된다. 바로 운전으로부터의 해방 때문이다. 가수 김현철도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던가. ‘그 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 한 잔 마시고 싶어. 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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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잡이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은 언제 어떤 행사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움직이는 게 좋다. 그렇지 않았다간 조금 썰렁한 광경만 보고 돌아올 수 있다. 홈페이지는 www.storyfestival2008.com이고 김유정문학촌(033-261-4650)이나 김유정탄생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033-255-8600)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하면 된다. 소양댐에 들렀으면 청평사 나들이를 빠뜨릴 수 없다. 청평사에서 소양댐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는 17시. 그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면 일행에게 안타까운척(?) 하며 다음날 까지 그곳에 머무를 수 있다.

먹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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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대표 음식은 막국수와 닭갈비다. 두 음식의 본고장인 만큼 어딜 가도 수준급이다. 그래도 대표적인 곳을 꼽으라 한다면 ‘샘밭막국수(033-242-1702)’와 ‘상오네닭갈비(033-263-1753)’를 추천한다. ‘샘밭막국수’의 메뉴는 막국수(7000원), 녹두전·감자전(8000원씩), 편육(1만6000원), 모두부(6000원)인데 모두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래의 맛이 살아있다. 참고로 샘밭막국수는 서초동 교대역 근처에 서울 분점이 있다. 춘천에서 모든 재료를 직접 공수해서 음식을 만든다 하니 본고장의 막국수가 그리운 사람은 분점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겠다.

애막골에 위치한 ‘상오네닭갈비’는 춘천에서도 몇 군데 남지 않은 정통 숯불 닭갈비집. 닭 가슴살 부위를 석쇠위에 올려 놓고 숯불에 구워 먹는데 기름기도 적고 숯불향이 베어 그 맛이 일품이다. 1인분 가격은 철판에 볶아 먹는 닭갈비보다 조금 비싼 8,000원이다. 식사메뉴인 된장소면(2,000원)은 배가 불러도 반드시 먹어보자. 집에서 직접 담근 구수한 된장에 소면을 말아먹으면 기름진 입안이 깔끔해진다.



기차시간표
김유정역 기차 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김유정역에서 1번, 67번 버스를 타면 남춘천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승용차로 이동을 할 때는 경춘로를 타고 쭉 가다가 강촌을 지나 팔미삼거리 방향으로 가면 김유정역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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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히 반짝이는 반딧불의 축제,

싱그러운 초여름의 무주



당신의 군생활은 힘들었습니까
환경의 청결함, 오염도 등을 나눌 때 가장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은 지표생물이다. 지표생물은 특정한 환경조건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에 BOD 등의 수치를 측정하지 않아도 쉽게 환경의 오염도를 알 수 있다. 예컨대 다슬기는 깨끗한 물을 구분 짓는 지표생물 중에 하나다. 그리고 그 다슬기를 먹이 삼아 살아가는 대표 적인 생물이 다름 아닌 반딧불이 유충이며 그 유충이 껍질을 벗고 빛을 발하며 밤하늘을 수놓으면 우리는 그곳을 청정지역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 대한민국은 이미 환경오염으로 찌들어 반딧불이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어지간해서는 반딧불이의 꼬랑지에서 빛나는 은은한 형광 빛을 구경하기 힘들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남아로 태어나 군생활 제대로 해봤다는 사람들 치고 반딧불이를 보지 않았다는 사람도 없다. 유격훈련의 꽃이라 불리는 야간 복귀 행군. 무거운 군장을 매고 밤새워 하염없이 행군을 하는 중간 주어진 10분간 휴식. 그리고 땀에 전 담배를 꺼내 물고 고향집을 생각하며 담배연기를 내뿜으면 깜빡이는 담뱃불에 답례라도 하듯 저 멀리서 반딧불이가 할랑할랑 춤을 추고 있었다, 고 누군가 이야기 한다면 그의 군생활은 정말 제대로 힘들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렇다. 반딧불이는 군생활의 널널함, 혹은 고됨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생물이기도 한 것이다.


반딧불 축제가 열리는 무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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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고단했던 행군중의 꿀맛 같았던 휴식시간을 백날 이야기 해봐야 들은 척도  않고, 고향이 도시라 삭막한 아스팔트만 보고 자랐는데도 반딧불이를 보니 고향이 생각나더라고 이야기를 해도 당최 믿어주지를 않는다면 직접 그 장관을 보여주면 될 터이다.
매년 6월이 되면 무주 남대천 일대에서는 반딧불 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6월 7일부터 15일까지 총 9일동안 축제가 계속되는 데 2007년도에 문화관광부 우수 축제로 선정되었던  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남대천 송어잡기, 반딧골 영화제, 반딧불 가요제, 문화가 흐르는 무주의 밤, B-boy 댄스공연 등 연령대를 넘나드는 일정이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가족단위로 행사장을 찾기에도 부담이 없다. 반딧불 축제 홈페이지인 http://www.firefly.or.kr 에 축제 관련 자료들이 꼼꼼하게 잘 정리되어 있으니 날짜별 행사 정보를 미리 알아두고 움직이는 게 좋다.
반딧불이의 생태부터 각종 곤충의 박제와 화석, 유리온실 등을 꾸며 놓은 무주 반디랜드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둘러보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아닌 ‘랜드’라는 이름으로 개장한 곳인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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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랜드 중앙홀에 있는 반딧불이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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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랜드의 유리온실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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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알차게 꾸며진 유리온실



역사가 흐르는 덕유산 계곡에 발 담그고

구천동 계곡

구천동 계곡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무주에 들러서 구천동 계곡을 둘러보지 않았다 한다면 시쳇말로 팥소가 빠진 찐방을 먹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설천면 소천리에 있는 라제통문(羅濟通門), 즉 신라와 백제의 경계관문이었던 석굴문에서부터 시작되는 구천동 33경은 깨끗한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으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산타는 것은 딱 질색이라는 분들을 위해(?) 12경까지는 드라이브코스로 즐길 수 있으니 너무 낙담하지 말자. 하지만 아무리 산행이 싫다해도 12경까지 구경하고 난 후라면 나머지 11개 광경을 보고 싶어 덕유산 자락으로 발길을 옮기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장대한 덕유산이 구천동 계곡만으로 유명할리는 없다. 곳곳에 자동차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명소들이 널렸다. 칠연계곡과 칠연폭포도 그중 한 곳. 칠연계곡은 구천동계곡과는 다르게 쭉쭉 뻗은 적송이 잘 발달되어 있어 발길을 땔 때 마다 소나무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온다. 칠연계곡 갈림길에서 칠연폭포 방향으로 오르면 한 도사의 신선이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전설로 내려오는 7단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 그럴 듯하면서 식상한 전설만이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는 안타까운 역사도 서려 있다. 칠연폭포로 향하는 칠연계곡의 초입에는 한말(韓末)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한 의병들의 무덤인 칠연의총이 있다. 1907년 한일신협약(韓日新協約)이 체결되어 우리나라 군대가 해산되자 시위대 출신 군인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의병대를 조직하게 된다. 무주 지방에서는 신명선(申明善)이 덕유산을 거점으로 의병을 모집하여 무주·장수·순창·용담(龍潭)·거창 등지에서 활약했는데, 1908년 4월 칠연계곡 송정골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일본군의 기습으로 150여 명의 의병들이 전사하고 만다. 시간이 흘러 1969년, 계곡 근처에 묻혀 있던 유해를 주민들이 수습하고 묘역을 만들어 칠연의총(七淵義塚)이라 이름을 붙였고 지금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었다.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과 무구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무주, 초여름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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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의 주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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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훤히 보이는 칠연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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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연계곡가에 핀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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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백제의 경계관문, 라제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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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연계곡 초입에 위치한 칠연의총



여행 길잡이
볼거리
무주는 곳곳에 아름다운 비경을 숨겨두고 있다. 덕유산 외에도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 모습이 여인의 치마같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적상산이 있으며 봄이면 진달래 능선으로 붉게 물드는 민주지산도 유명하다. 문의/ 무주군 문화관광과 063-320-2546

먹을거리

칠연계곡의 진입로 중간에 위치한 용추폭포가든(063-322-0838)을 찾으면 정성이 가득담긴 토속의 맛을 만날 수 있다. 2만원대의 버섯전골과 불낙전골은 저렴한 가격으로 4인이 즐겨도 넉넉하다. 밑반찬만으로 식사를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음식이 맛깔나다. 무주의 토속음식은 어죽.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는 제거되고 맛이 담박하다. 내도리입구의 섬마을식당(063-322-2799), 무주읍의 금강식당(063-322-0979), 큰손식당(063-322-3605) 등이 유명하다.

가는 길
반디랜드: 무주IC에서 무주방향으로 달리다가 무주군청이 나오면 무주군청 앞 다리에서 태권도 공원쪽으로 13km 이동하면 반디랜드가 나온다.
구천동계곡:무주IC에서 무주읍내를 거쳐 37번 국도를 따라 설천방향으로 이동하여 설천면을 지나 구천동 방면으로 가면 바로 구천동계곡 1경인 라제통문이 보인다.
칠연계곡: 덕유산IC를 빠져나와 우회전한 다음 죽천삼거리에서 좌회전(칠연계곡방향)직진 한 후 용추교가 보이는 곳에서 칠연계곡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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