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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는 더이상 새로운 카메라가 아닐 지 모르나,

라이카의 35mm 판형 카메라가 세상에 등장한 그 당시에는

그 자체가 센세이션이었다.


라이카 덕에 새로운 사진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었고,

그 이후에 나온 모든 35mm 판형의 카메라는 Leica에게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 많은 작가들이 라이카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로서는 가장 진보한, 동시에 가장 신속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라이카를 포함한 RF카메라는(AF가 지원이 되는 Contax G1, G2는 제외하자)

더이상 가장 진보한 시스템의 카메라가 아니며,

가장 빠르게 셔터를 눌러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카메라는 더더욱 아니다.


브레송에게, 그리고 지금 우리들에게

왜 RF카메라를 고집하는가,

왜 라이카를 고집하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분명 다른 답이 돌아올 게 뻔하다.


조금만 솔직해지자.

나에게 RF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를 물어온다면

90% 이상은 감성적인 이유 때문이다.

RF 카메라의 파인더가 보여주는 세상이 좋기 때문이다.

브레송, 혹은 그당시의 라이카 혹은 다른 RF 카메라를 쓰던 사람들 처럼

보다 신속하게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다.

오히려 느긋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기 때문에 RF카메라를 쓴다.


가끔 멍청한 이유를 말하며,

브레송을 들먹거리며,

라이카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주 많이 화가 치밀어올라,

그들이 들고 있는 그 멋진 기계로,

그들에게 꿀밤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뭐,

그렇단 말이다.




Zeiss ikon + Canon 50mm F1.2

Kodak Portra 400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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