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사실 고민투성이의 삶을 산다
뻥뻥
구멍이 뚫린 삶을 살아간다
2.
나라고 다르지 않다
뭔가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렸다
부산의 고향집은 풍비박산이 났고,
절름발이 아버지는 C1 소주와 함께 일상을 보낸다
두돌된 조카는 말이 늦고
어머니는 놀기 바쁘다
3.
몇년을 질질 끌던 연애가 끝나고
직장을 새로 옮기고
뭔가 꼬인 실타래가 풀리기 바랐다
그러나 그건 허황된 꿈이었다.
나는 그냥 계속 이모양 이꼴로 살아갈 팔자인가 보다
4.
힘들다고 말해봐야
병신짓인 거 안다.
내가 부산의 가족을 신경쓸 여력이 없는 호로자식인 것 처럼
내 주변의 누구도 나를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내 주변의 누구를 욕하는 건 아니다)
5.
철없던 시절에
파도가 없으면 바다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격한 삶을 주문注文하기도 했지만
치기어린 헛소리였다
그런 주문呪文따윈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미안, 나의 꼬여버린 인생아.
이미 늦어버렸네. 돌이킬 수 없네. 씨발.
6.
좀,
쉬고 싶다
좀,
비빌 언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좀
나를 안아줄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