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요일 낮에 라면을 끓여먹다가 문득 든 생각.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백인을 보면 그냥 다 '미국사람'이었다.
분명 주말의 명화 같은 프로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흑인이 나왔어도,
그는 '미국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그들은 '아프리카사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아직은 그런 일이 가끔은 있었더랬다.
외국인 부부(추측컨데 미국인이 아니었을까 싶다만.)가
싸구려 저질 장난감을 커다란 투명 비닐 봉투에 가득 담아와서는
애들한테 하나씩 나눠주는 거다.
기억나는 것은 또 그런 것이다.
담임선생은 큰 액션으로 그 상황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쨌거나, 막는 시늉이라도 했던거.
오묘한 기억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그 장남감을 받으러 뛰어가지도 못했던 소심한 나는
선생님의 어정쩡한 손사래질에 수긍하면서,
그렇게 엉뚱한 자존심을 키워갔던 것일지도.
2.
5월1일 노동절을 홍대앞 두리반에서 보냈다.
그 행사를 기획한 양반들의 의도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던듯 싶다.
'두리반'에 대한 진지한 참여와 연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 회의적이다.
그래도 한음파가 부른 '불나비'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3.
날씨 참 화창한 일요일이다.
산책이나 다녀와야겠다.
라고 생각하지만 귀찮기도 하고 연락해도 다들 전화도 안받는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