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그리고 잡설

from 기타 등등 2010. 11. 30. 10:18



1.
뭔가 제대로 된 첫눈이다 싶은 게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 주셨고,
애저녁에 낙엽은 다 떨어졌지만 어찌된 노릇인지 사는 건 변한게 없다.

우연찮은 기회에 참 좋은 사람과 포트레잇 작업을 하게 됐지만,
나의 실수로 더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

언제나 그딴식이었다. 사는 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내가 기대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희망은 엉뚱한 곳에서 갑작스레 터졌지만
그 화사하고 따스한 곳으로 손을 뻗으면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는 두더지처럼 쏙,
다시 가라 앉아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같은 곳에서 머리를 내밀지 않았다.




2.
날이 춥다.
A, 당신의 문신은 건재하신지,
B, 그대의 부모는 건강하신지,
C, 어떻게, 소설은 잘 쓰고 계신지,
D, 그대의 아이는 잘 크고 있는지,
E, 당신은 또 무슨 실수를 하고 있는지,
F, 그대가 살고있는 그곳의 바다는 여전히 푸른지,
G, 단골 손님은 좀 늘었는지
H, 나와의 모든 관계가 정리된 당신은 여전히 잘 살고 있는지



3.
허전하고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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