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확히 어제,
꿈에도 그리던 PENTAX A50mm f1.2가 택배로 날아왔습니다.
상태도 좋고, 그정도 상태에 그정도 가격이면 나름 '쿨'이었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았지요.
아, 물론 지금도 렌즈를 보면 기분이 좋아요. 좋은데, 좋은 데 말이죠...
2.
이놈의 급한 성질이 문제입니다.
받은 렌즈 한번 마운트 해서 사진 찍어보겠답시고 LX를 들고 밤거리를 쏘다닌 게 문제였어요.
어제까지는 몰랐는데,
3.
아침에 눈떠서 카메라 가방을 열어보니
LX의 파인더에 딱봐도 눈에 띄는 덴트가 보이는 겁니다.
이거 원 몇줄의 기스라 생각하면 덜 마음이 아픈데
그정도가 아니라 조금 움푹 들어가버렸어요.
4.
눈이 뒤집혀서
아침 내도록 이베이와 일본 야후 옥션을 찾아봤는데,
그 기본파인더 가격이 만만찮더군요.....
거기다가 환율까지 미쳐버려서 꿈도 못꿀 상황이더라구요.
5.
이 지랄맞기 그지 없는 제 성격에 어찌나 씩씩거렸던지
한때 잠깐 '이놈을 그냥 내다 팔어?!' 라고 생각하지 했는데 말이죠.
6.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지금 벌어진 상황은 그냥 카메라가 아주 아작이 날 때 까지 쓰라는 신의 계시다,
나와 LX가 영원히(?) 함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뭐 그런 생각 말이죠.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조금 마음은 아프지만 어쩌겠어요.
돈도 없는 데 그냥 써야죠.
어디 내다 팔려해도 뭐 똥값이 되어 버릴 판국인데,
팔긴 어딜 팔아요. 그냥 써야죠. 허허허;;;
7.
어찌 되었건 렌즈도 왔겠다,
이제 좀 열심히 찍어봐야겠습니다.
가을이 확 도망가버리기 전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