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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기타 등등 2008. 10. 17. 17:02


1.
이 세계가 돌아가는 꼴마냥
내 안의 세계도 조금 번잡스럽다.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심히 불안타.
외부의 불안함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와 동화되어
같이 춤춘다, 오래된 마룻바닥처럼 아주 신나게 삐걱거린다.
현실이란 그런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가는 거고 어떻게든 죽어가는 거다.


2.
나와 첫 연애를 했던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부터 나를 벌레인양 보던 선배도 결혼을 한다,
그 둘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길 빈다.
조금의 조소도, 1그램의 거짓도 없이,
정말. 행복을 빈다.


3.
나이를 먹긴 먹었는지 최근들어 별 쓰잘데 없는 생각을 한다, 종종
내가 그동안 너무 막되게 살진 않았나, 너무
생각없이 살진 않았나, 빌어먹을
왜 그렇게 순종적으로 살지 못하고 무슨
동네 양아치마냥 세상 모두에게 시비걸듯이 산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내가 새로산 카메라의 파인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찌그러지고,
내가 시켜먹는 음식마다 벌레가 들어가고,
내 방 화장실에 끊임없이 곰팡이가 피고,
매일밤 하루걸러 좌우 종아리에 쥐가나 소리치며 잠에서 깨고,
내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지고, 그런 게

다 내 마음이 못돼먹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종종


4.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어떤 선배가 그랬더랬다
내 기질이 그따위로 생겨먹었다면 이것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다른 누군가처럼 아부할 줄 알고,
쌩긋거리면서 항상 웃을 줄 알고,
그랬다면 뭔가 좀 달라졌을까.


5.
좀 달라져 볼까.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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