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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ack Bird, Fly - 가벼운 비행, 홀가분한 사진찍기 33 2008.12.18
  3. 차이나타운 소경 20 2008.12.18
  4. 조종실 8 2008.12.17
  5. meet 4 2008.12.16

규일

from FILM/TLR 2008. 12. 23. 01:23






2008년 12월,

남산.



BBF(Black Bird, Fly)

Lucky Colo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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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문의 구체화

2007년 부터였을 거예요. 135필름(35mm필름)을 쓰는 토이TLR 카메라가 개발중이라는 소문이 슬슬 퍼지기 사작한 게 아마도 그 쯤이었을 겁니다. 토이카메라 유저뿐 아니라 일반 카메라를 사용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단연 손에 꼽히는 기대작이었습니다. 일단 135필름을 쓰는 카메라의 신제품 자체가 흔치 않으니까요.

다들 아시겠지만 메이저 회사에서 필름 카메라 생산을 중지한 건 꽤나 오래전 일입니다. 물론 RF 카메라 쪽에서는 신제품이 간간히 발표되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cosina사가 있었으니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어요. 후지필름의 네츄라 시리즈도 새로 나오고 있긴합니다만 필름회사에서 필름카메라를 만드는 건 좀 당연하다 싶은 부분이 있군요. 어찌되었건 가뭄에 콩나듯 새 필름 카메라가 나오는 상황이었고 토이카메라건 뭐건 일단 135판형의 TLR이 나온다는 사실에 모두들 흥분했습니다.

여튼, 일본의 Superheadz에서는 135 토이 TLR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출시가 계속 미뤄졌습니다. 나름의 소식통이 있어 BBF가 2008년 여름쯤에는 나올것이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토이카메라 유저들이 애태우며 이녀석의 출시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2008년 10월말, 일본에서 BBF가 본격적으로 비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몇번의 출시 연기는 좀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카메라의 모든 구동부와 렌즈를 온전히 새롭게 설계하고 그걸 실제 제품으로 내놓는 다는게 생각만큼 쉬운일은 아니잖아요. 현재 판매중인 대부분의 135 토이카메라는 구동시스템이 거의 동일합니다. 딱히 새롭다거나 한 부분이 없단 말이죠. 그에 반해 BBF는 필름 와인딩 부터 리와인딩까지 그 어떤 카메라도 참고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인 것이죠. 저도 아직 많은 필름을 넣고 촬영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녀석의 뒷판을 열고 필름을 넣고 뺄 때에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 어떤 토이카메라에서도 보지 못한, 심지어는 그 어떤 TLR에서도 보지 못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여튼 소문만 무성했던 135 판형의 토이 TLR은 비행을 시작했고, 지금은 한국에서도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랄맞은 환율만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도 좀더 많은 분들이 이 카메라를 손에 들고 계실텐데, 계속 아쉽다는 생각 뿐입니다.



  2. BBF(Black Bird, Fly)는 어떤 카메라?

일단 BBF의 스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입: 35mm 2안 리플렉스 카메라
사용 필름 : 35mm 필름
렌즈: 뷰렌즈 / f7, 테이킹 렌즈 / f7
셔터 스피드: 1/125
조리개: f7(흐림),f11(맑은날)
렌즈 화각: 33mm
초점 방식: 목측식(0.8/1.5/2/2.5/3/4/5/10/∞)
촬영 사이즈: 24×24,24×36,36×36mm의3종류
무게: 210g(본체만)

차근차근 살펴보죠. BBF는 위아래 도합 2개의 렌즈가 장착된 TLR카메라입니다. 아래의 렌즈는 직접 필름면에 상이 맺히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위의 렌즈는 파인더에 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TLR은 촬영자의 자세를 자연스럽게 좀더 낮추게 만들며 촬영자와 피촬영자가 서로 멀뚱멀뚱히 얼굴을 대면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피사체에게는 확실히 '사진에 찍힌다'는 부담감을 덜어주게 되고 좀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BBF는 파인더를 통해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눈대중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목측식입니다. 간혹 이러한 사실을 두고 TLR 카메라가 맞냐고 따지는 분이 계시는데, BBF는 엄연히 TLR입니다. BBF 이전에도 ARGUS, KODAK 등의 회사에서 목측식, 심지어는 포커스 프리의 TLR을 만든 전례도 있거든요.

필름은 135필름을 사용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맷의 필름입니다.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지요. 사실 바로 그 지점이 BBF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필름이기 때문에 TLR에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분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지요.





세가지의 촬영 포맷또한 BBF의 빠뜨릴 수 없는 매력입니다. 좌측의 사진에 확인할 수 있듯이 BBF는 파인더 내에 세가지 촬영 포맷이 라인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외각의 가장큰 정사각형이 36X36, 안쪽의 정사각형이 24X24, 그리고 큰사각형과 작은 사각형 사이의 표시라인이 24X36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포맷으로 촬영을 하는가에 따라 내부의 홀더를 바꿔서 장착해야합니다. 즉 촬영중에는 교환이 불가능 하단 말이지요.

파인더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확실히 120 필름을 사용하는 TLR에 비해 파인더가 작고 좁은 느낌이 있습니다만, 예상외로 밝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느 TLR과 마찬가지로 상의 좌우가 반대로 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구도잡기가 힘들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질 수 있구요.

그 외에 카메라의 필름을 넣는 방법 촬영법 등은 레드카메라 상품 설명 페이지에 아주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에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상품설명페이지 바로가기



3. BBF는 언제 가장 아름답게 비행하는가

여느 토이카메라처럼 BBF는 확실히 스냅에 강합니다. 목측식이라는 시스템을 확실히 몸에 익히면 이보다 더 좋은 스냅머신을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더불어 BBF는 기존의 토이카메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B셔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손쉽게 다중노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홀가 시리즈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기능인데 BBF는 홀가보다 좀더 가벼운 셔터감으로 이러한 기능들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두운 곳에서도 장노출로 촬영이 가능하며 조금더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사실 2단계의 조리개 설정을 제외하면 딱히 별다른 노출 제어 시스템이 없는 관계로 BBF의 B셔터와 다중노출은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BBF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비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목측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한다.
- 거리감이 익숙치않으면 다른 카메라를 이용해 거리를 알아본다.

2. B셔터와 다중노출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 대략적인 노출값을 계산할 수 있도록 평소에 노출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두자.

3. 되도록이면 관용도가 넓은 네거티브 필름을 사용한다.

- 다중노출, B셔터 등으로 촬영시에 칼같은 노출을 잡아내기란 어려운법.
관용도가 넓은 네거티브 필름으로 승부로 보자.






  4. BBF의 결과물











































































제가 찍은 결과물에는 필름퍼포레이션까지 촬영이 되는 36X36의 사진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들 이용하는 FDI 등의 필름스캔 서비스는 퍼포레이션을 스캔해주지 않거든요.
자가스캔을 하시는 분이라면 BBF의 36X36 포맷을 직접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24X24포맷으로 찍은 사진은 FDI등의 현상소에서 쉽게 스캔이 가능합니다.
정방형 사진을 찍고 싶으나 자가스캔을 할 여력이 안되시는 분은 24x24 포맷으로 촬영을 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BBF가 만들어주는 사진의 느낌을 대충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36X36으로 찍지 않는 한 비네팅도 그리 강하지 않고, 최단촬영거리(0.8m)즈음에서는 뒷흐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해와 맞짱을 뜨면 보도블록 모양의 플레어가 생기기도 합니다.
- 전체적으로 이미지의 질은 지금껏 나온 토이카메라 중에 단연 최상위급입니다.


5. 맺으며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BBF가 상당히 자유로운 카메라라는 겁니다.
물론 일반 TLR에 비해 스팩상 뒤떨어지는 부분이 많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BBF의 모자람이  BBF를 좀더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인고 하니.

앞서 말씀드린 최소한의 제어장치, 즉 손쉬운 다중노출과 B셔터가 바로 BBF의 좌우 날개가 아닐까 싶어요. 이는 홀가 시리즈에서 먼저 만나본 기능이긴 하지만 BBF의 셔터감은 홀가 보단는 덜 묵직해요. B셔터에서 셔터가 닫히는 감도 확실합니다. 어느선까지 셔터를 내리고 있어야 하는지 쉽게 감을 익힐 수 있구요. 이러한 기능은 한없이 모자란 토이카메라의 스팩에 최소한인 동시에 최대한의 자유도를 부여해줍니다. 그 누가  되었건 BBF를 손에 들면 좀더 실험적이게 되고 좀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BBF에 집중하면 그런 느낌도 쉽게 극복이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가끔 제가 쓰고 있는 중형 TLR인 Mamiya C330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아, 원래 무거운 카메라이긴 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쓰던 롤라이플렉스도 무겁다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사실 그때마다 느끼는 카메라의 무게는 물리적인 무게+ 심리적인 무게입니다. 결정으로 카메라를 밖에 데리고 나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물리적인 무게가 아닌 심리적인 무게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BBF는 참 홀가분한 카메라임이 분명합니다. BBF가 근래 나온 카메라들중에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이유가 있는 카메라라고 생각하는 건 저만의 착각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135필름이라는 기록매체의 홀가분함 + 토이카메라 만의 자유로움  + BBF 특유의 결과물이 보여주는 매력까지.
무거운 카메라 가방은 집에 놔두고, 주머니에 필름 서너롤만 넣고서 BBF와 함께 가벼운 비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동안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에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다면 이번 비행에서 훌훌 털어버리면 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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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소경

from FILM/P&S 2008. 12. 18. 00:46




이제 볼링장이 남아 있는 동네가 흔치 않다.

20세기 소년에 나왔던 신령님이 한창 주가를 날리던 시절과 비슷한 때가 한국에도 있었다.

사진의 저 볼링장도 한때는 온가족의, 온동네 사람들의 그라운드였다.

물론 지금은 조금 시들하지만.


차이나타운은 어느쯤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기운을 풍긴다,

한해에 둬번씩은 찾는데,

사실 그다지 변하는 게 없다.

신포시장 닭강정도 그때 그 맛이고.




자유공원에서 차이나타운쪽으로 내려오면 보이는 모텔 뒷편의 주차장도 그대로다.

물은 항상 고여있고,

'주차'라고 빨간 글씨로 적어놓은, 반쯤 부서진 플라스틱 수조도 그대로다.

사실 이 모텔에서 잘 일도 없는데 출사를 나서면 꼭 이 주차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무슨 드라마를 찍었다는 집, 혹은 그 집의 옆집인데

폐가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집이 저렇게 흉해진다.

사람이 살지않고,

사람이 찾지 않고,

더이상 의미를 두지 않는 곳은 쉽게 잊혀진다.

사실, 집이건 사람이건 다 똑같다.

항상 누군가가 들락날락 거릴 수 있도록 열려있어야 한다.




아, 변한게 하나 있긴하다.

자유공원 아래에 제물포구락부를 복원해놨는데 글쎄, 내가 보기엔 영 아니더라.

뭐 말로는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멋드러진 사교클럽이었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 거길 안가봤으니 알 수도 없고

설사 그 시절에 살았다 하더라도 조선인으로 그곳에 들락날락 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테고.

지금 봐도 저걸 왜 복원해서 저렇게 혈세를 낭비하나 싶고.

당시 한국에 들락날락 거리던 러시아, 일본, 중국 등 열강의 놈팽이 들이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했을

그런 치욕적인 공간을 왜 다시 복원했나 싶을 뿐.

인천문화원으로 잘 쓰다가 왜 저런 뻘짓을 했나몰라.

차라리 아주그냥 을사늑약, 러일협약 기념비를 세우시지 그래. -_-

꼴비기 싫어서 밖에서 제물포 구락부로 올라가는 계단만 찍었, 던 건 아니고 마땅히 올릴 사진이 없어서 이거라도...




차이나타운을 찾으면 항상 찍는 이 붉은 문.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자리한 문인데,

언제봐도 강렬하다.

난 언제나 차이나타운의 입구에 위치한 붉은 패루보다 이 문을 보고서야 차이나타운에 온 걸 실감하곤 한다.




차이나 타운을 찾는 또다른 재미는 바로 돌아오는 전철.

이렇게 사람이 없는 한산한 1호선 객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서너 정거장 더 가면 사람들이 들어차긴 하지만, 그래도 출발전의 묘한 느낌은 다른 역과 또 다르다.
(당연히 목적지까지 앉아서 갈 수 있다.)



차이나 타운에 가서 자장면 먹는 건 좀 식상하고,
(최초의 자장면을 만들었다는 그 음식점, 난 별로더라.)

차라리 동인천역에 내려서 신포시장 닭강정을 뜯고난 후

배를 두드리며 자유공원으로 올라가서 차이나 타운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낫다.

봄에는 자유공원 벚꽃이 만발하니 그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자유공원에서 동인천역으로 내려오는 길가에 있는 야구배팅 연습장의 어이없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찬호가 왜 투구 자세를 하고서 손에 배트를 들고 있냐고요...)

겨울에는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꽤 춥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겨울에 차이나 타운을 찾아야 그곳의 오래된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으니

제대로 추위가 깔리는 1월에 이곳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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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실

from FILM/P&S 2008. 12. 17. 18:46



인천역.

나는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전철의 조종실을 찍는다.



아주 오래전 부터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생긴 소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저 조종실에 승무원과 같이 타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합정역과 당산역 사이 한강위를 달릴 때에도,

사당역과 교대역 사이의 지옥같은 구간을 달릴 때에도,

셔터를 연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묵묵히 전철을 운행하는 승무원의 손과,

주의깊은 눈도 찍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Minolta Freedom Vista

Lucky Colo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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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from FILM/SLR 2008. 12. 16. 18:48




2호선, 사당역



PENTAX LX + A50mm F1.2

Fuji X-TRA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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