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가족처럼 보였다.
그러나 주변에 그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들 또한 다른이에게 선뜻 사진을 찍어달란 말을 못하고 있었더랬다.
나는 저 활짝 웃고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짧은 영어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몸짓을 섞어가며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는 웃는 얼굴로 나에게 자신의 똑딱이 디카를 건냈다.
그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길 원했다.
그러나 나의 서투른 영어솜씨로는 그들이 잘못된 위치에 서 있음을 지적하지도 못했고
딱히 다른 곳에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도 못했다.
결국 그들은 파도가 치는 바다를 바로 뒤로 하고 일렬로 늘어섰고,
그 상황은 정확하게 역광, 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검은색에 가까운 그들의 피부를 검게 나오게 할 수 는 없는 노릇.
난 노출 보정을 통해 그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올 수 있도록 사진을 찍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바다는 하얗게 날아가 버렸다.
그들의 여행이 어떻게 막을 내렸을지 모르나,
어느 친절한 외국인이 찍어준 사진을 보며 그들은 낄낄거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찌되었건, 내게도 당신네들의 이 웃는 모습이 추억이다.
이국의 겨울바다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신들의 모습.
Zeiss ikon + Heliar 15mm
Fuji fortia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