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고, Lensbaby 3G

from 기타 등등 2008. 10. 25. 23:11



렌즈를 하나 질렀습니다. 사진의 바로 저 녀석으로요. 이름은 Lensbaby 3G입니다.

제 주변 분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최근에 미친척 하고 PENTAX LX를 지르기 전까지는
변변한 SLR바디 하나 없습니다.
RF와 토이카메라 등등으로 사진생활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뭐 사실 지금도 그 생각이 크게 변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역시 RF바디에서는 무리인 사진들이 있습니다.
바로 틸트, 쉬프트 사진인데요.
그건 RF바디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어찌 되었건 SLR바디도 하나 들였겠다, 저도 쉬프트 효과를 먹인 사진에 눈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쉬프트 효과에 대한 동경은 아주 오래전 부터 계속 되어왔는데 말이죠,
쉬프트 사진이 어떤거냐, 궁금하신 분들은 http://photolog.blog.so-net.ne.jp/ 이곳을 들러보시면
'아, 이런 사진!' 하고 말씀하실겁니다.

사진 몇장을 보여 드리자면 이런겁니다.







출처:http://photolog.blog.so-net.ne.jp/



원래 일반적인 사진에서 무한대로 가면 갈 수록 같은 조리개 수치에서도 심도는 깊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무한대에서 심도표현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쉬프트 기능이 있는 렌즈를 쓰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아주 멀리 떨어진, 원거리에 있는 풍경을 찍는데도 불구하고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위에 보여드린 사진처럼 말이죠. 절대 미니어처를 촬영한 사진이 아닙니다.
실제 풍경을 쉬프트 렌즈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간혹 어떤 분들은 포토샵으로 사진 위아래에 블러를 먹여 쉬프트 렌즈로 촬영한 것 처럼 속이곤 합니다만,
사실 정말 조악한 훼이크에 불과합니다.
쉬프트 렌즈로 촬영하게 되면 포토샵에서 블러 효과를 준 흐릿함만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들 말하는 보케까지 표현이 되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사진입니다.

출처: http://photolog.blog.so-net.ne.jp/


자, 보세요. 이 사진은 좌우가 흐려지는 동시에 광원으로 부터 발생되는 동글동글한 보케가 맺혀있습니다.
이런 사진은 결코 포토샵의 블러 효과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지요.

여튼,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말이죠,
사실 오늘의 본론은 제가 지른 Lensbaby 3G입니다.
Lensbaby는 아주 간단한 동시에 약간은 조악한 형태의 저가형 쉬프트 렌즈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초기의 오리지널 Lensbaby와 Lensbaby 2.0은 이래저래 단점이 많았습니다.
화질이 좋지 못했고, 사용상에 불편한 점이 많았지요.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출시된 녀석이 바로 Lensbaby 3G입니다.

Lensbaby는 뭐랄까, 단순히 쉬프트 효과의 사진을 찍어주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렌즈의 특성상 주밍이 된 듯한 효과도 같이 보여주는 것 같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과도한 효과보다는 적당히, 약간씩만 효과를 주는 게 더 느낌이 좋은 것같구요.
Lensbaby 3G의 결과물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찍어도 저렇게 나와줄지는 의문입니다만,
그래도 Lensbaby 3G와 함께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혹자는 디지털 바디도 없는 놈이 얼마나 삽질을 하려고 그러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Lensbaby는 렌즈의 특성상 디지털 바디에서 색수차 등이 눈에 띄게 거슬리게 표현되고
질감이 너무도 미끌미끌하게 표현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름이라면 그런 부분들이 상쇄되는 것 같네요. 여튼.
간만에 재밌는 장난감을 가지게 되니 이거 원 너무 흥분했나보네요.
지름 신고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허허허.
내일 간단하게 출사 나가서 테스트해볼 요량입니다.
주중에 이녀석으로 찍은 사진들 포스팅할 예정이니 기대하세요~ :)

아, 참고로 Lensbaby에 관심이 있으신분은 지금이 지름의 최적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저가 지름 루트를 알고 싶은 분은 아래의 더보기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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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는 미니홈피 서비스만 있는 게 아닙니다. 페이퍼라는 꽤 쓸만하고 호응도 좋았던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2007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싸이월드 메인 상단의 주요 메뉴에서 페이퍼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죠.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페이퍼 유저들은 좀더 강하게 의사를 표명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싸이월드는 당시의 유저말에 귀 기울이고 페이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만 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그곳의 페이퍼 사용자들은 이제 난민이 될 위기에 처했고,
그나마 싸이월드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던 유저들이 사라짐으로써 싸이월드는 막장을 달리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용자에게도, 서비스 제공업체에게도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 것이지요.

톡까놓고 말해서 지금 싸이월드는 각종 루머의 생산지이자 저질 찌라시 정보만 유통되는 저급한 곳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나마 페이퍼 서비스가 활발히 진행될 시절에는 각종 정보들이 다양하게 생산되었고
이는 싸이월드 생태계 전체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SK컴즈는 한참 잘나가던 페이퍼 서비스를 뒷전으로 미루고 조금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바로 이글루스 인수와 C2 서비스 개발이었지요.
결론은 여러분들이 아시는대로입니다.
이글루스는 정체되었고, 싸이월드 사용자들의 C2 사용률은 최악에 가깝습니다.
개인미디어 역사상 최대의 삽질로 기록될 대실패인 것이지요.
이는 결국 싸이월드의 침체로 이어지게 됩니다.
싸이월드 생태계의 다양성을 담보하던 페이퍼라는 한 축이 무너진 결과입니다.

저도 한때는 활발히 페이퍼를 발행하던 페이퍼 작가였습니다.
그러나 2007년초 싸이월드에서 페이퍼 사용자들을 모아 진행했던 간담회 이후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퇴보하는 그들의 서비스를 보며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분명 페이퍼 사용자들을 모아 페이퍼 3.0이라는 서비스 런칭을 이야기했었고
페이퍼 서비스의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약속은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지요.


사실 페이퍼는 변화해야 할 시기를 놓쳐 더이상 웹2.0 시대에 살아남지 못할 시스템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페이퍼를 다시 살리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일을 통해 SK컴즈건 페이퍼 사용자건 큰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페이퍼는 그간 나타났다 사라져간 수많은 서비스 중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공업체의 오판으로 생명을 다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페이퍼 유저들과 SK컴즈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네이버건 다음이건 파란이건 어디건 개인미디어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교훈이며,
네이버건 다음이건 파란이간 어디건 개인미디어를 사용하는 모든 개인게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교훈입니다.

서비스 업체는 좀더 사용자의 말에 귀기울여 서비스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할 것이며,
사용자는 서비스 업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방향타를 틀면 아주 확고히 의사를 표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비스 업체와 사용자가 동시에 윈윈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의 향방을 결정짓는 방향타는 결코 서비스업체가 독선적으로 쥐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균등히 그 권리를 같이 이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퍼 서비스 종료 사태는 결코 강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언제 당신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블로거들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분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권리를 크게 소리 높여 이야기 하십니까?
여러분들은 사용자의 목소리에 허리숙여 귀기울이십니까?





페이퍼 서비스 종료를 가슴깊이 애도하며,

2008년10월19일, Eas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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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기타 등등 2008. 10. 17. 17:02


1.
이 세계가 돌아가는 꼴마냥
내 안의 세계도 조금 번잡스럽다.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심히 불안타.
외부의 불안함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와 동화되어
같이 춤춘다, 오래된 마룻바닥처럼 아주 신나게 삐걱거린다.
현실이란 그런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가는 거고 어떻게든 죽어가는 거다.


2.
나와 첫 연애를 했던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부터 나를 벌레인양 보던 선배도 결혼을 한다,
그 둘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길 빈다.
조금의 조소도, 1그램의 거짓도 없이,
정말. 행복을 빈다.


3.
나이를 먹긴 먹었는지 최근들어 별 쓰잘데 없는 생각을 한다, 종종
내가 그동안 너무 막되게 살진 않았나, 너무
생각없이 살진 않았나, 빌어먹을
왜 그렇게 순종적으로 살지 못하고 무슨
동네 양아치마냥 세상 모두에게 시비걸듯이 산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내가 새로산 카메라의 파인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찌그러지고,
내가 시켜먹는 음식마다 벌레가 들어가고,
내 방 화장실에 끊임없이 곰팡이가 피고,
매일밤 하루걸러 좌우 종아리에 쥐가나 소리치며 잠에서 깨고,
내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지고, 그런 게

다 내 마음이 못돼먹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종종


4.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어떤 선배가 그랬더랬다
내 기질이 그따위로 생겨먹었다면 이것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다른 누군가처럼 아부할 줄 알고,
쌩긋거리면서 항상 웃을 줄 알고,
그랬다면 뭔가 좀 달라졌을까.


5.
좀 달라져 볼까.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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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곳은 EastRain.co.kr입니다.

1년도 더 전에 저 도메인을 사놓고 엄한 곳에다가 가져다 썼더랬습니다.

그리고 이제 EastRain.co.kr 도메인이 제자리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제 r-d1.tistory.com처럼 긴 주소로 들어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아. 이곳은 EastRai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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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확히 어제,

꿈에도 그리던 PENTAX A50mm f1.2가 택배로 날아왔습니다.

상태도 좋고, 그정도 상태에 그정도 가격이면 나름 '쿨'이었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았지요.

아, 물론 지금도 렌즈를 보면 기분이 좋아요. 좋은데, 좋은 데 말이죠...


2.
이놈의 급한 성질이 문제입니다.

받은 렌즈 한번 마운트 해서 사진 찍어보겠답시고 LX를 들고 밤거리를 쏘다닌 게 문제였어요.

어제까지는 몰랐는데,


3.
아침에 눈떠서 카메라 가방을 열어보니

LX의 파인더에 딱봐도 눈에 띄는 덴트가 보이는 겁니다.

이거 원 몇줄의 기스라 생각하면 덜 마음이 아픈데

그정도가 아니라 조금 움푹 들어가버렸어요.


4.
눈이 뒤집혀서

아침 내도록 이베이와 일본 야후 옥션을 찾아봤는데,

그 기본파인더 가격이 만만찮더군요.....

거기다가 환율까지 미쳐버려서 꿈도 못꿀 상황이더라구요.


5.
이 지랄맞기 그지 없는 제 성격에 어찌나 씩씩거렸던지

한때 잠깐 '이놈을 그냥 내다 팔어?!' 라고 생각하지 했는데 말이죠.


6.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지금 벌어진 상황은 그냥 카메라가 아주 아작이 날 때 까지 쓰라는 신의 계시다,

나와 LX가 영원히(?) 함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뭐 그런 생각 말이죠.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조금 마음은 아프지만 어쩌겠어요.

돈도 없는 데 그냥 써야죠.

어디 내다 팔려해도 뭐 똥값이 되어 버릴 판국인데,

팔긴 어딜 팔아요. 그냥 써야죠. 허허허;;;


7.
어찌 되었건 렌즈도 왔겠다,

이제 좀 열심히 찍어봐야겠습니다.

가을이 확 도망가버리기 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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