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엑시무스는 22mm의 꽤나 넓은 광각렌즈를 탑재한 토이카메라입니다. 10mm대의 초광각렌즈나 어안렌즈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22mm 렌즈면 충분히 광각의 맛을 즐길 수 있죠.
더불어 더욱 넓어진 화각 덕분에 최단 촬영거리 또한 짧아졌습니다. 기존의 토이카메라들은 보통 1미터에서 부터 초점이 맞지만 엑시무스는 약 0.5미터 부터 초점이 맞습니다.
비네팅 현상과 독특한 플레어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이죠. 비네팅 현상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타나며 독특한 플레어는 렌즈로 빛이 들어오는 각도나 빛의 양에 따라 조금씩 모양이 달라집니다.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역광에서는 거의 모든 사진에 플레어가 발견됩니다.
4. 엑시무스 100배 즐기기
① 엑시무스는 작고 슬림하다!
- 즉 어디를 가건 부담 없이 들고 나갈 수 있다는 말. 가끔 홀가분하게 나서고 싶을 때 엑시무스 하나면 충분!
② 맑은 날 야외라면 그냥 셔터만 누르자!
- 엑시무스의 조리개 값은 F8, 셔터스피드는 1/100초. 맑은 날 야외에서 필름 감도 ASA 100을 넣었을 때의 노출값과 딱 맞아 떨어진다.
노출, 초점 모두 신경 끄고 찍고 싶은 순간만 놓치지 말자. 이제 당신도 '결정적 순간'을 담을 수 있다! :D
③ 광각에 익숙하지 않다면 모든 걸 다 담으려는 건 금물
- 파인더 안에 들어오는 22mm의 광활한 경치를 무턱대고 모두 담으려 한다면 당신은 '아마추어'
- 주제가 될 수 있는 피사체, 넓은 화면안에서 선명하게 부각 시킬 수 있는 피사체를 함께 담아내도록 하자.
④ 광각은 풍경에 최적화? NO!
- 엑시무스의 최단 촬영거리는 0.5m. 풍경만 찍으라고 있는 스팩이 아니다.
- 좀 더 생생하고 살아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기'를 열심히 연습하자.
- 광각렌즈로 촬영한 인물사진으로 '낮설게 하기'에 도전해보자!
⑤ 독특한 플레어를 만나고 싶다면 태양과 당당히 맞서라!
- 사진의 기본중에 기본이 역광 피하기, 즉 태양 피하기다. 그러나, 엑시무스라면 다르다.
- 모두 '태양을 피하는 법'을 외칠 때 당당히 태양과 맞서라.
개성 넘치는 독특한 플레어가 당신의 사진에 생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⑥ 언제 손가락이 등장할 줄 모르니 방심하지 말것!
- 22mm 광각렌즈가 탑재된 카메라인만큼 카메라를 파지한 손가락이 사진에 나올 수 있으니 셔터를 누를 때는 언제나 조심!
- 조심 조심해도 손가락이 나온다면 파지법을 달리 해보자.
⑦ 흐린날에는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 엑시무스는 조리개 값 F8, 셔터 스피드 1/100초 고정. 당연히 흐리거나 비오는 날, 어두운 실내에서는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 정 흐린날 사진을 찍고 싶다면 감도 400 이상의 필름을 사용하자.
- 빛이 잘 드는, 채광이 잘되는 실내라면 엑시무스가 쉬지 않아도 좋습니다. :D
5. 작례사진
6. 엑시무스와 관련된 수많은 소문, 진실을 밝혀주마
좌측에 보이는 저 카메라는 무엇일까요? 엑시무스와 상당히 닮아 보입니다. 예, 저 카메라가 바로 엑시무스의 기원입니다. 엑시무스라고 해서 우리가 익히 보아온 여타 토이카메라와 다른 기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토이카메라의 기원을 알고 싶으시면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toycamerablog.com/3)
무슨 말인고 하니, 엑시무스는 최초에 증정용 상품에 불과했습니다. 즉 홍보용이나 끼워팔기 용으로 생산된 카메라였던 것이죠. 그러나 이 카메라의 비범함을 알아본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서드파티 회사로 익히 알려진 Vivitar사였습니다.
Vivitar사는 좌측의 저 기본모델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 OEM을 넣어 대량으로 생산하게 됐고 전세계에 판매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가 쏟아지면서 당연하다는듯 생산중지에 이르르게 됐고 저 카메라는 서서히 잊혀져가게 됩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한국의 레드카메라에서 저 카메라의 생산 공장을 힘겹게 찾아내게 됩니다. 거의 발굴의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조금 더 세련된 도장을 하고 패키징도 새롭게 하여 엑시무스라는 이름으로 발매가 시작됩니다. 복각판의 탄생이랄까요. 공장의 생산라인이 재가동 된 것이지요. 때마침 Vivitar사는 세계적인 토이카메라 붐에 발맞춰 다시 OEM 발주를 넣게 됐구요. 결국 두 회사의 카메라 판매시기는 얼추 비슷하게 됩니다.
이쯤에서 약간의 오해가 생기게 됩니다. 레드카메라에서 판매하는 엑시무스가 비비타 울트라 와이드 앤 슬림의 카피라는 그럴듯한 오해가 말이죠. 그러나 실상은 위에서 설명한 그대로입니다. 엑시무스, 비비타 울트라 와이드 앤 슬림은 모두 한공장에서 생산되는 같은 카메라입니다. 다만 색상 패키지 등의 소소한 디자인만 다를 뿐이지요. 최근에 일본에서 소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하늘색의 뽀빠이 카메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7. 이런 건 좀 아쉽지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엑시무스가 장점만 가득한 카메라는 아닙니다. 이래저래 아쉬운 점이 있어요.
그중에 몇개만 추려보자면 이런 겁니다.
① 리와인드레버가 약합니다.
- 상식적인 수준에서 조금만 더 힘을 주게 되어도 리와인드 레버가 부러지곤 합니다.
- 그래도 다행인건 이 부품의 A/S가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랄까요.
- 골든하프의 리와인드 레버정도로 야무지게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②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 렌즈가 어둡다 보니 실내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플레쉬가 들어간다면 엑시무스의 장점인 슬림함이 상쇄되어 버리니 플레쉬 핫슈를 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③ 운신의 폭이 조금만 넓었으면 좋겠네요.
- 단일 셔터스피드, 단일 조리개는 운신의 폭이 조금 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B셔터와 다중노출이 가능하다면 훨씬 실험적이고 다양한 촬영이 가능해질 것 같네요.
최근에 생산된 홀가 135시리즈와 BBF가 기존의 토이카메라와 차별점을 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열거된 사항들이 개선된 차기 모델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8. 당신에게 토이 카메라는 어떤 존재인가요
엑시무스를 쓰면서 종종 들었던 생각입니다. 과연 엑시무스는 그저 세컨드, 서드 바디일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사진이 만족스럽게 나와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단순히 토이카메라라는 이유만으로 메인바디가 되지 못한다면 이건 뭐 카메라계의 홍길동전, 카메라계의 연좌제, 카메라계의 카스트제도 뭐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카메라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사진이 그걸 증명해주죠. 간혹 운이 따르는 경우도 있고 운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정말 말그대로 '운'일 뿐이지요. 토이카메라가 됐건 수백만원짜리 DSLR이 됐건 사진이 좋고 나쁨은 결국 찍는 사람의 몫이라는 겁니다.
예, 그래서 이쯤에서 여러분들께 묻겠습니다. 당신에게 토이 카메라는 어떤 존재인가요? 그저 싸구려 플라스틱 렌즈가 달린, 재미 삼아 한번 쓰고 처박아두는 카메라는 설마 아니겠죠?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