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한가득입니다. 참고하세요.


이 영화는 결코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한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과,

닳을 대로 닳은 한 여인의 몇번째일지 모르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영화의 마지막, 기차간에서 상자위로 톡톡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저 연인의 말로는

이미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지요.

오스칼도 결국 어떤이의 피를 구해오다가 자신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며 죽어가겠지요.

오스칼이 혐오했던, 훔쳤으리라 생각했던 돈과 보석은

이엘리가 그간 만나왔던 수많은 연인들이 선물로 준 것들이겠지요.


불쌍한 오스칼.

이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걸,

모든 상황에서 이엘리가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니 이엘리가 지켜줄 수 있는 상황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요.


영화를 보고난 후,

제 머릿속에서 강하게 남아있는 장면들은 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흉측해진 얼굴로 이엘리를 맞이하던,

그 중년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예, 그의 얼굴은 나이를 먹어 늙어가고 있었지만,

심지어 염산을 얼굴에 부어 흉측하게 변했지만,

마음만은 변치 않았다구요.

하지만 이엘리는 피를 구해오지 못하는 그에게 어떻게 대했던가요.

나이를 먹지 않고 외모는 열두살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떻게 변해버렸나요.


오스칼과 이엘리,

비극으로 끝맺을 그들의 사랑의 도피는 화사한 햇살속에서 시작되고 있더군요.

그래요. 그렇게 시작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그래야 제대로 비극을 맞이하죠.


간만에 연애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영화한편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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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카메라.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써보고 싶은 카메라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장비의 가격도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고

무엇보다 결과물을 받아보는 가격도 만만치않은 게 현실이죠.


보통 이런 파노라마 카메라의 결과물을 받아보기 위해서는 드럼스캔이나 자가스캔을 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는데 말이죠.

사실 자가스캔의 경우에는 평판스케너로 스캔해야 하기에 결과물의 퀄러티를 확실히 보장받기도 어렵고,

135 전용 스캐너로 스캔 할 경우에는 포토샵 이어 붙이기 신공을 발휘해야 했죠.

뭐 드럼스캔은 아시다시피 컷당 스캔 가격이 너무 고가이고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제가 단골로 가는 현상소에서 135 파노라마 스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FDI기계로 스캔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퀄러티는 보장을 받을 수 있고,

가격은 드럼스캔에 비해 훨씬 싼게 장점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미놀타 프리덤 비스타 등의 간이파노라마 카메라로 감질나게 즐겨왔던

파노라마 사진을 좀 제대로 찍어볼까 하는 생각에 결국 Horizon 202를 빌렸습니다;;;

이녀석의 스팩은 대략 이렇습니다.

Horizon 202 Panoramic camera Specifications:

Lens: MC Arsat 2.8/28
Picture format, mm: 24x58
Focusing sacle: from 0.5 m to infinity
Aperture scale: f2.8 to f16
Shutter speeds, s: 1/2, 1/4, 1/8, 1/60, 1/125, 1/250
Finder: Wide-angle viewfinder with viewable bubble level
Tripod screw mount: 1/4-inch
Number of frames: 22
Panning angle, degree: 120
Film used: 35mm perforated
Film length in a cassette, m: 1.65
Dimensions, mm: 117.5x146x73
Weight, kg: 0.82

결과물은 플리커를 참고하시면 될것 같구요. (http://www.flickr.com/search/?q=Horizon+202)



참고로 현재 로모그라피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지금 이 카메라의 개량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렌즈나 구동방식등은 같지만 셔터스피드의 조작 범위가 좀 더 다양하고 넓어졌지요.

결정적으로 가격도 좀 많이 비싸졌습니다.

Horizon 202 신품은 현재 이베이에서 대략 350달러 정도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

환율이 이정도로 망가지기 전에는 꽤나 저렴한 가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튼,

이녀석과 주말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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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앨범 1집이 나왔습니다.

그들의 싱글앨범 '싸구려 커피'를 들으면서 산울림과 송골매가 떠올랐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신중현까지 떠오르더군요.

한국 락의 3대 레젼드가 한꺼번에 느껴진다,

라고 말하면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적어도 제게는 그랬어요.

실제로 그는 수많은 인터뷰에서 조금의 멈칫거림도 없이 신중현, 산울림, 송골매를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꼽더군요.

간만에 만난 언행이 일치하는 음악하는 친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단박에 알 수 있잖아요.


장기하씨는 소위 말하는 '한국적인 락'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그의 선배들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었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죠.

곡뿐만 아니라 가사, 노래 부를 때의 발음과 액센트 까지도 어떻게 구사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정돕니다.

지금 올린 이 곡만 해도 그래요.

누가 되었어도 전주를 듣는 순간 '아, 이건 신중현 스타일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도 신중현을 떠올리게 만들죠.)


어디 그뿐인가요.

그는 한국인의 정서까지도 계산해두고 곡을 쓰고 있어요.

보편적이고, 전통적이기까지한 한국인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정서를 알고 있단 말입니다.

이를테면 이번 앨범의 '멱살 한번 잡힙시다' '나를 받아주오'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 등이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이번 앨범의 전 곡을 관통하는 정서지 싶고, 앞으로 장기하씨는 이런 정서를 꾸준히 밀고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해학이 뭔지도 아는 친구죠.

정규앨범이 발표되기 전부터 방송이나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인 '아무거도 없잖아'가 그런 노래가 아닐까 싶네요.

이건 뭐 누가 들어도 지금 정부의 헛지랄을 노래했다고 생각할겁니다.
(설마 저만 그렇게 곡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일단 저는 이번 장기하와 얼굴들 1집이 너무 좋아요.

한동안 끊기다 시피했던 전통적인 한국락의 화법을 제대로 구사하는 친구가 나타났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들의 이번 앨범이 얼마나 독창적이냐 라고 물어보면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어요...

어떤분들은 그저 옛것을 그리워 하는 정서를 잘 포착한 얄팍한 친구들이라 평가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제 정규앨범 1집을 낸 젊은 친구들입니다.

저는 그들에게서 가능성을 읽고, 희망을 읽고 있어요.

주변부로 밀려났던 한국락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말이죠.





:: 어떻게 필터링을 피해서 한 곡을 올리긴 했습니다만, 문제가 된다면 즉시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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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친절하신 분께서 제 블로그를 후보로 추천해주셔서

지금 최종심까지 올라갔어요.

아, 보기만해도 가슴떨리는 유명 블로그가 많네요.

이외수님 블로그, 허지웅님 블로그,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 도아의 세상사는 이야기.....

일단 제가 최종심에까지 오른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하하.


현제 이 포스팅에서 투표를 진행하셔도 되구요,

올블 어워드에 대해 좀더 궁금하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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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참 쉽죠?

from 기타 등등 2009. 2. 15. 00:25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블로그에 와서 익명으로 생각 없이 쉽게 싸지를 수 있고.

세상 살기 참 쉬워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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