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하늘을 날으는 꿈

from FILM/P&S 2008. 6. 9. 00:22




푸른 새벽,

밤새 전등불 아래서 비늘가루 퍼덕이던 날개를 접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사실,

나의 꿈은

어두운 밤 하늘을 힘겹게 퍼덕이며 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고상하게,

밝은 하늘을 훨훨 나는 것.


새벽 공기가 조금 차다.




Natura Black

LUCKY Color 200


,

새벽달

from FILM/TLR 2008. 6. 7. 23:56





그날 우리는 밤새워 이야기를 했고,

새벽녘,

너무 늦었거나 너무 이른 잠을 잘 무렵,

나는 도망치듯 안성을 벗어났다.


2004년 1학기를 끝내고 학교를 졸업하고 안성을 뜰때도 그랬다.

후배의 고물 앨란트라에 4년치 자취집기와 책들을 때려박고,

무작정 서울로 떠났더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건

바로 내가 한없이 부끄럽다는 것.


빌어먹을 안성은 매번 그곳을 찾을 때 마다

유배지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않을 수 없다.



Mamiya C330s + 55mm

Kodak PORTRA 400NC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

언제 부터인가 CS 21mm 렌즈가 조금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욕심이 조금씩 조금씩 제 머리를 갉아먹고 들어왔더랬습니다. 하긴 인간의 욕심이란 게 어디 그렇게 쉽게 내쳐지던가요. 그런데 막상 RF 카메라에 물릴 수 있는 10미리대의 초광각 렌즈를 하나 장만하려고 보니 딱히 고르고 자시고 할 게 없더군요. 신의 눈이라 불리시는 그분과 코시나에서 생산한 Heliar 15mm 둘중에 하나더라구요. 아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제가 돈이 어딨나요. 먹고 죽으려 해도 그럴 돈은 없습.. 아니, 차라리 먹고 죽고 말지요;;;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큰 고민없이 Heliar 15mm를 장만하게 됩니다. 그게 대략 1년하고도 4개월 전쯤이네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Heliar 15mm가 저렴한 렌즈, 라고 딱잘라 말하긴 어렵죠. 신품가 60만원의 렌즈가 싼 렌즈는 아닙니다만, 장터 거래가는 30만원 중반에서 40만원 중반까지 걸쳐 있어 눈 딱 감고 지르기에는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 많은 분들이 살까말까를 수없이 고민하는 렌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RF카메라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10미리대의 광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녀석 말고 딱히 마땅한 대안이 없어요. 그래서 사용기 제목을 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라 붙여 봤습니다. 어딘가 어색하고 어딘가 불안한 제목이긴 합니다만, 그냥 밀어 붙이겠습니다. 이정도 작명 센스는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Super wide Heliar 15mm F4.5는 어떤 렌즈?

약간 거저 먹는 것 같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렌즈의 스팩이나 설명은 코시나 홈페이지의 이미지로 대신할까 합니다. (문제가 된다면 이미지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요점만 살펴본다면 이렇습니다.

● 15mm F4.5, 회각 110˚ 의 초광각 렌즈
● 거리계 연동이 되지 않으며, 목측으로 거리 조절
● L마운트(m39 스크류 마운트)
● 필터 장착 불가능

특징은 대충 이정도가 되겠네요. L마운트라 베사 R, 라이카 바르낙, 러시아카메라 등에도 마운트가 가능하고 LTM어댑터 링을 사용하면 M마운트 카메라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Ultra wide Heliar 12mm 렌즈와 함께 니콘F마운트로도 발매 된바있습니다. 물론 렌즈설계의 특성상 미러업을 하고 외장파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어야만 했지요.

잡다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이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어떨까요?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RF카메라를 사용하고, 큰 부담 없이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싶다면 Super wide Heliar 15mm가 해답이다, 라고요.


Super wide Heliar 15mm F4.5에 대한 단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15mm 초광각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에 왜곡이 없을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수평을 맞추면 비교적 왜곡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카메라를 숙이거나 올리며 여차없이 왜곡이 나타납니다. 사람의 얼굴이 길죽하게 늘어나는 건 다반사고 빌딩이 기우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게 광각렌즈의 매력 아니던가요. 저는 이 렌즈가 보여주는 왜곡이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은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뺄것을 빼는 작업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광각렌즈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한 화면에 너무도 많은 요소들이 네 귀퉁이 안에 비집고 들어와 비틀거리며 자리를 잡아 버리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이 초광각 렌즈의 광활함에 부담이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만, 한롤 두롤 사용을 하면서 느낀 결론은 뺀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말자, 는 것입니다.

오히려 뺀다는 개념으로 구도를 잡기보단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게 처리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죠. 어떻게 보면 그게 또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어요.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요소들을 넓은 파인더 안에서 요령껏 덩어리 짓고 그 속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 말이죠.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4.5에서 부터 조리개 값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에 F값 8이하로 촬영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다름 아닌 목측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초광각 렌즈인만큼 F8만 되어도 0.5m에서 부터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사실 초점 맞추기 귀찮아서 그런 거죠. 조리개 우선모드를 지원하는 카메라에서는 초광각 렌즈를 탑재한 똑딱이 카메라로 변신하게 되니, 이처럼 스냅에 강한 렌즈가 또있을까싶습니다.

F값 11이상에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베일듯 날카롭다는 느낌마저 들고 콘트라스트도 강한 편입니다. 이렇게 작은 렌즈가 그토록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조리개를 개방하면 할 수록 소위 말하는 '쨍한'사진을 얻기는 힘들어집니다. 그렇다고 개방에서 못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말이 너무 많았네요. 이쯤에서 작례사진들을 올려야 지루함이 가시겠죠?
모든 사진은 Bessa R, Zeiss ikon으로 촬영했습니다.


작례사진

























































































































































































● 부족한 사용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사용기는 어떠한 목적의 펌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

daybreak

from FILM/TLR 2008. 6. 4. 21:24




새벽,

안성 고삼저수지




Mamiya C330s + 55mm

Kodak Portra 400N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