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피터잭슨의 데드얼라이브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디스트릭트9은 좀비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잘려나가는 몸뚱이와 뜨끈하게 흐르는 피와 살의 향연은 둘째치고라도
약자, 의 귀환이라는 점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무덤에서 썩어문드러진 손을 싹틔우며 올라오는 좀비들이
당시 사회의 뒷켠, 어두운 곳에서 은둔하고 있던 약자들(예컨데 성적소수자라던가)이 사회 전면으로 귀환하고 있음을
장엄한 화면(?)과 심도깊은 주제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면,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들은 신자유주의 속에서 억압받는 모든 민중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남아공이라는 영화의 배경,
MNU라는 다국적 무기기업,
돈 때문에 사위를 배신하며 산산히 조각나는 가족,
외계인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실험하는 인간,
강제로 디스트릭트9을 떠나야 하는 외계인,
외계인과의 섹스로 감염되었다고 억울한 누명을 쓴 비커스,
그리고 결국 외계인들의 손에 사지가 절단나는 쿠버스.
지금 열거한 한줄 한줄 외에도
영화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대입하여 읽어낼 부분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달이 네개나 뜬다는 그들의 별,
그곳에 외계인 부자는 무사히 도착했을까요.
그냥 하는 말인데,
이 아저씨 센스는 확실히 무시 못할 듯 합니다. ㅋ
오른쪽에 저 친구가 디스트릭트9의 감독인데,
다음 영화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첫 장편이 이정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