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군가,
내게 물었다
그정도 오랜 시간동안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사진이 질리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나라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나라고 슬럼프 한 번 없었겠나
바득 바득 우기듯이
사진에 참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게 나만의 생각이 되었든 어쨌든간에
일단 의미가 부여된 행위는 쉽게 그만두거나 포기할 수 없었다
2.
빤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속아주는 게
어른이 되었음을 일러주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아가고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러나 적당히 속아줄 것
3.
누군가는 술에 취해 내게 물었다
소설, 다시 써볼 생각 없냐고
나는 그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얼마든지 내 생각을 말해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시를 다시쓸 생각이 없는가, 하는 질문을
술에 취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정신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비겁한 사람에겐 당최 해줄 말이 없다
어쩌라고, 내가 등을 토닥거리면서 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라고 말해주길 기다리는 건가 뭔가
다들 제발 좀 적당히 하자
4.
하여튼,
여름이 끝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다들 지나간 뜨거웠던 날들에 대한 안따까움에 어쩔줄 몰라한다